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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언어 - 삶과 죽음의 사회사, 2024 아우구스트 상 수상작
크리스티안 뤼크 지음, 김아영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11월
평점 :
자살의 언어는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이자 카롤린스카 대학 교수인 크리스티안 뤼크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그가 근무하는 대학은 노벨 생리의학상을 선정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기관이자 세계 의학 연구의 흐름을 주도하는 연구소 이기도 하다.
책은 자살이란 무엇인지 이해하고자 시도하며, 이를 통해 삶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삶의 아름다움과 슬픔이란 무엇인지 탐구한다. 자살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잘못일까? 자살에는 전적으로 반대하면서도 조력사에는 찬성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나도 삶을 마감할지, 계속할지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한 적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사실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안을 뿐이다. 자살은 흔히 나쁜 죽음으로 많이 생각하는데, 실제로 인도에서는 최근까지 자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사람에게 1년의 징역형을 벌했다고 하며, 영국에서도 자살시도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범죄자로 낙인 찍었다가 이 모든 법이 지금은 사라진 상태다.
누구든 삶의 선택권이 있기에 언제든 삶을 마감할 수 있는 것이 옳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조력자라는 직업이 있어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조력자의 도움으로 삶을 마감한 사람의 사례에서 주변인들은 죽음을 안타깝게 바라보지 않았다. 단, 그 사람은 100세가 넘도록 오래 산 사람이기는 했다.
자살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자주 논하는 것이 삶의 의미이다. 의미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정답은 삶이 바로 의미다. 그래서 대체로 삶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히틀러의 삶도, 윈스턴 처칠의 삶도 그렇듯이 말이다. 내게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 내 삶이란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삶이다. 때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좋든 나쁘든 말이다.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 행위예술가 아브라모비치의 불타 버린 캔버스가 그에게 알려주었듯, 과정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있다. 삶이 바로 의미다.
삶을 마무리하는 것은 누구나 결정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하며 존중받는 일이어야 한다. 다만,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죽음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 역시 힘들거나 뜻대로 인생이 되지 않을 때 죽음을 생각한 적이 있기에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라는 것이다. 나만 힘든것이 아니라 모두가 힘든일을 겪기도 또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내고 또는 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가는 것 자체로 의미가 충분하다.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우리 오늘도 인생을 잘 살아내보자.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