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속생활 교과서 - 터 잡기.오두막 짓기.취수와 정수.난방과 화로.도구 사용과 관리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오우치 마사노부 지음, 김정환 옮김 / 보누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도시의 생활에 질려 시골로 귀농 혹은 귀촌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나고, 깊은 산 속에서 스스로 집을 지어 자급 자족을하며 사는 "자연인"으로 불리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티비 프로에도 이런 분들만 찾아가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가 있는데 그 분들을 보면 직접 집을 짓고, 전기가 없이도 생활하시는 모습에 나는 저렇게 지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저런 생활도 한번 쯤은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집을 지어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집짓는 것을 검색해보면 셀프로 집을 지으신 분들이 계시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내가 목수가 아닌 이상, 건축가가 아닌 이상 집을 지을 수 없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게된 이후로는 나 혼자서 천천히 집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뿐이랴, 이 책을 통해서 혼자 집을 지을 수도 있겠지만 전원 주택에 사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만한 책이였다.
우리집의 경우 집 수리도 직접해야하는 주택이라 산속 생활 교과서라는 책을 보았을 때 바로 " 우리집에 필요한 책이야!!!"라고 외쳤었다. 택배로 도서를 받고나서 주르륵~ 넘기면서 이책을 보니 사진과 그림을 통한 설명으로 처음 보는 사람도 쉽게 배울 수 있게 집필되어 있어서 따라서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책인 것 같다.

차례를 보면 산 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내용도 있지만, 우리집과 같은 주택에도 꼭 필요한 내용도 있다.
우리집의 경우 산 중턱에 있는 집이라 집의 마당에는 다른 집들과는 다르게 흙으로 되어있고, 풀들이 다른 곳과는 다르게 흙이 좋아서 그런지 엄마가 많이 바쁘셔서 한 두달 정리를 안하면 내 키만큼 자라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그리고 집 앞에 있는 화단에는 관리를 자주 안해서 그런지 풀이 잘 자라서 심각해지면 줄기가 나무같이 굵게 자라는게 있는데 나는 풀을 베는 요령을 몰라 호미 혹은 미니 삽으로 뿌리째 뽑아서 버렸다. 뿌리째 뽑아버리면 흙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고, 하나하고 지쳐서 헥헥거리고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서 체력적인 한계에 금방 접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림으로 낫의 사용방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보여주며, 풀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벨 수 있는 좋은 기간과 시간 등, 상세하게 설명을 적어두어 이번 장마기간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주택을 살게되면 겨울에 뉴스로 '동파되었다'라는 말을 간혹 들었을 것이다. 날씨가 너무 추우면 주택의 배관이 얼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동결이라고 하고 배관이 터졌을 때 동파되었다라고 말한다.

우리집의 경우 동결되거나 동파되는 경우가 매년 겨울에 1번쯤은 겪게 되는데 출근할 때 그러면 정말 난감하기 짝이없다.
그래서 동결되지 않게 하기위해 위의 사진처럼 물을 틀어놓고 자는데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날 깜빡 까먹고 자버리면 그 다음날은 100% 동결이되는 날이다. 주택에 처음 살게되는 사람들은 잘 모를텐데 알아두면 정말 좋은 팁이다.

매년 동결되거나 배관이 터지는 일이 발생하면 엄마와 내가 둘이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 배운게 있다면 동결되었을 때 배관에다가 따뜻한 물을 부으면 동결된 부분이 녹아 물이 나온다. 그리고 겨울에는 정말 배관 근처 따뜻하게 보온이 될만한 스티로폼으로 저기 오른쪽 사진처럼 꼼꼼하게 테이핑도 하고 최대한 찬바람이 안들어가도록 해두기도 한다. 책에는 배관이 터져서 물이 셀 경우 급하게 연결하는 것 등 상세한 설명이 들어 있어서 옛날 처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혼자서도 책을 보고 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올해 겨울은 걱정없다.
이 것 외에도 나무 가지치기 하는 방법도 있어서 우리집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의 가지치기도 엄두가 안났었는데 이제는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고, 우리집의 무너진 화단도 돌담 만드는 방법을 보면서 차근차근 엄마와 함께 도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의 나라면 모르니까 안할 것 같은데 이 책에는 돌을 고르는 방법부터 담을 쌓는 방법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서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보면서 '이 작가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아파트의 경우 관리실에서 모든걸 관리해주다보니 신경 쓸만한 일이 거의 없었지만 아파트를 떠나 주택에 살다보니 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방치한 적이 많았던 것들을 이제는 이 책을 통해서 관리가 가능하게 되어 너무 뿌듯하다. 아끼고 사랑해주지 못했던 우리집을 좀 더 아낄 수 있게 되고, 사랑해줄 수 있게 되어서 우리집에게 사랑과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1등공신이 바로 이 책인 것 같다. :)
자연인을 꿈꾸는 분들 혹은 처음 주택에서 살게되어 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는 분들이 보면 쉽게 따라할 수 있게 그림과 사진이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배우기에 쉬운 책인 것 같으니 꼭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고, 아마 읽게되면 나처럼 소장해야하는 도서 베스트3 안에 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