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 오답노트 같았던 삶에 그림이 알려준 것들
이유리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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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인 누구에게나 찾아올 인생의 의문과 혼란 앞에서 좋은 가이드북이 되어 준다. 이유리 작가만의 인사이트 넘치는 생각이 그림과 만나 경험이 묻어난 따듯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유리 작가가 발견한 그림과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나는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른이 된 누군가가 읽어도, 또 어른이 되고 있는 이가 읽어도 참 좋은 책이다.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작가가 하나하나 고민하여 꺼낸 이야기는 개인적이면서 대중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하나하나의 그림과 그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시간에 나의 선택에 힘을 함께 싣는 느낌이 들었다.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무뎌지지 않아야 함을, 친절과 배려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장애인과 아동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 등. 당연하지만 때론 당연해지지 않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조지아 오키프와 애니타 폴리처가 보여준 우정을 보고 놀랐고, 제임스 휘슬러의 불꽃놀이 그림이 주는 낯섦에 감탄하기도 하고, 그림에서 처음 발견한 지적 장애인 이야기에 놀랐다. 앤디워홀이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이야기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완성된 그림에서 발견한 메시지는 그림이 그려진 시간에 더해져 더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이유리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으며, 작가가 나에게 건네는 질문과 이야기에 고개글 끄덕일 때마다 더 좋은 내가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다 덮고 나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꽤 괜찮은 모습의 어른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세상에는 내 실수를 타박하고, 나에게 갑질하는 어른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그림을 통해 나에게 넌지시 너그럽게 길을 알려주는 어른들도 많다. 어른이란 단어에 힘에 부친 사람이 있다면, 그림과 책에서 도움을 구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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