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실력도 기술도 사람 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손웅정의 삶의 철학
손웅정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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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아버지는 어떻게 흥민이를 키운거야?” 궁금했다.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라는 쉬운 답이 있지만, 재능만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란 쉽지 않으니까. 자연스레 손선수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왔을지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그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만날 수 있는데, 자신의 교육철학에 대해 길게 이야기한 적이 없어 그 궁금증이 더욱 커져만 갔다.

손흥민 선수의 축구 스승이자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은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 모두가 궁금해했던 “손흥민을 길러낸 교육 철학”을 전한다. 여느 축구선수와 다른 교육과정을 거친 손선수. (아버지는 인정하지 않지만) 월드클라스가 된 아들에게 강조해 말한 것, 자신의 행동으로 증명했던 그의 생각이 담박하게 일관되게 그렇게 곧고 강직한 언어로 담겨있었다. (매우 조심스러운 서문에서 아들을 향한 조심스런 마음이 전해져 책이 더 진정성있게 다가왔다)

누군가는 손흥민이 대단한 것이지, 그의 아버지가 대단한 것이냐고 물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왜 그의 아버지가 대단한지 이해할 수 있기에 아버지의 삶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서 알았다. 아들 손흥민이 “저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입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축구선수 생활을 일찍이 포기해야 했고, 좋아했던 길이지만 그만큼 어렵고 힘겨웠던 길을 가고 싶다는 아들에게 가장 좋은 선배이자 스승이 되어준 그의 삶에는 오로지 축구 (그리고 하나 더 말하자면 독서)가 있었다. 그리고 자신처럼 축구를 사랑하는 아들들이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손흥민이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볼보이라고.
내가 아들과 축구를 한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라고. _ 133쪽

‘나처럼 하면 안 된다’, ‘나처럼 살지 말아라’라는 말은 쉽지만, 그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부모는 많지 않다. 축구선수가 되기까지 자신이 해온 방식과 정반대의 시스템을 만들어 아들의 모든 훈련을 하나하나 완성해나갔다. 겸손하게 자신이 밟아온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랬고, 자신과 다른 길을 아들에게 열어주고 싶었고, 그 마음으로 연구하고 골몰했다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아름답고 행복한 진짜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생각하고 고민하며 여전히 부족하다는 겸손함을 전한다.

손웅정 선생님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이루고 싶은 마음도 없고 이룰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삶의 순간마다 놓치지 않았던 그 기치를 마음에 담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손웅정 선생님과 같은 삶이 아닌, 그의 철학이 마음에 스며든 나의 기본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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