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울음소리 (타계 10주기 특별판)
박완서 지음 / 민음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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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울음소리》에 많은 소설이 있었지만,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했던 <나목>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박완서 선생님의 첫 작품이었지만, 왜 그렇게나 미뤄두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번에서야 읽었다. 이 책을 사면서 <나목>을 드디어 읽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서도 한참 뒤인 지금에서야 읽었다.


등단 이후 그녀의 삶에 일어난 일을 알기 때문도 있지만, 슬픔이 덮치기 전에 쓴 그리고 숨어가며 몰래 쓴 <나목>을 두고 많은 사람이 싱그럽다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자신의 숨기고 싶었던 과거까지도 소설에 녹여내 표현하고 싶은 어느 작가의 순수한 열망이 보이는 듯싶었기 때문이다.

어긋난 마음의 갈래는 마음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메말랐던 이경을 보며 나도 소설 《모순》과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도 생각났다. 마음에 다른 이가 있음을 알지만 별수 없어서이든 저마다의 이유로 그 삶을 바꾸지 않고 이어나가는 이의 삶이 주는 미묘함이 있었다.

겨울나무라고도 할 수 있는 나목은 잠시 쉬어가며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나무라고 한다. (대체로 꽃은 봄에 피니까) 그래서인지 모든 것이 움트는 봄의 초입과 닮은 소설이었다. 내가 읽었던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과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 좋았고, 그 이유를 가늠하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그 외에도 다른 작품이 있었지만, 역시 처음 읽는 긴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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