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나로 살 뿐 1 - 원제 스님의 정면승부 세계 일주 다만 나로 살 뿐 1
원제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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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로 살 뿐 1》은 한국불교 최초로 세계 일주를 떠난 원제 스님의 만행기의 첫 번째 편이다. 티베트의 수미산에서 시작한 여행을 글로 따라가는 과정은 익숙한 듯 낯설었다.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을 때와 비슷한 경험들이 겹쳐지는 순간은 스님이 말하는 순간과 그 순간의 감정을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았다. 편안함이 아닌 고행을 자처하듯 떠난 여정을 읽을 때는 나라면 하지 않을 수행이라 생각하며 내 여행에서 넓힐 수 없었던 세계를 한 뼘 더 알게 된 것만 같아 뿌듯했다.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모여있는 것이 여행이다. 예상보다 좋거나, 예상보다 실망스럽거나,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인 것이 바로 여행이다. 특히 해외여행이 그렇다. 세계 일주를 떠난 스님이 마주한 모든 일이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예상치 못한 외부의 자극을 만남과 소통으로 받아들이며 그 순간의 깨달음을 깊이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만남을 기록한 이 책을 읽으며 티벳, 청두, 라오스, 인도네시아, 인도, 유럽 등지를 따라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살고픈 스님의 삶의 방향처럼 자연스러웠다.

어여쁜 아이와의 만남, 뜻밖의 행운들, 소매치기라는 불운 그리고 소중한 인연의 암 소식은 인생을 응축해놓은 듯 다채로웠다. 개인적으로 여행의 에피소드와 더불어, 세상 속을 여행하며 스님에게 자꾸만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듯한 짧은 글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인생이란 더 긴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는 글인 듯싶어 인상적이었다. 글과 함께 스님이 직접 찍은 사진을 보는 즐거움도 컸다. 코로나 시대에 어디로도 갈 수 없을 때, 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으니까.

가장 가보고 싶은 순간을 꼽자면 "그러면 왜 마음이란, 마음처럼 되지를 않는 것일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마인드풀 농장에서 어느 저녁 대화의 자리다. 그때 나눈 대화가 책을 읽으며 가장 궁금했다. 스님을 만나 뵙게 된다면, 이날의 대화에서 얻은 깨달은 고견을 귀하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마음을 어찌하면 부여잡으며 끌려다닐 수 있지 않은지가 궁금한 세속 한가운데 있는 마케터의 고민에 닿을 깨달음을 기대하며, 다음 만행기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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