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의학은 어렵습니다만 - 개인의 일상과 세계의 역사를 바꾼 의학계의 발견들 저도 어렵습니다만 3
예병일 지음 / 바틀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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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틀비 출판사의 베스트셀러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에 이은 새 시리즈가 나온 걸까? 《저도 의학은 어렵습니다만》을 읽었다. 의학은 생로병사와 뗄 수 없는 영역이지만, 참 낯선 분야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삶 가까이에 있는 의학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 같은 저자는 책 제목을 재미있게 지었다. "저도 의학은 어렵습니다만". 처음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지만, 책을 읽으며 알았다. 의학을 잘 모르기도 했지만 의학을 오해하고 있었구나.

의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건강에 대한 기준은 엄격해지고, 이를 충족시킬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게 된다. _ 24쪽

1장부터 5장까지 일상에서 발견한 의학부터 의과대학에서 의학교육학 교수로 일하며 떠올린 것,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의학사, 병원과 제도 그리고 의학의 미래까지 고루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2장이 다른 장들보다 저자의 개성이 드러난 듯싶어 재미있었고, 흥미로운 건 1장과 3장 부분이었다. 최근 코로나 19 사태로 의학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진 사람들을 위한 교양을 꽉꽉 채운 책이다. 개인적으로 의대에 진학을 희망하거나, 의학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첫 글부터 임팩트가 남달랐다. "의사들은 두통도 해결 못 하잖아"라니. 책을 읽다 보면 비틀어서 의학을 바라본 저자의 시선이 담긴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왜 의과대학을 졸업해야만 할까?", "인문학을 가미한 의학", "백신으로 암을 정복할 수 있을까" 등. 의학이란 영역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관찰해 들어간 글이 인상에 많이 남았다. 의학에 관해서 이야기한다고 해서, 교양서라고 해서 딱딱할 것이라는 오해는 넣어두고 우선 읽어보면 좋겠다.

약을 쓸 때는 적절한 양을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분들에게만 사용하는 것이 내성균주의 출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을 상대로 인류가 숨바꼭질하듯 물고 물리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자연의 섭리이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_ 189쪽

모두가 의사인 듯 쉽게 진단을 내리고, 정보를 알려주고, 처방까지 내린다. 때로는 아픈 몸을 고치지 못한다고 돌팔이란 말도 서슴없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르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만큼 무의미하고 위험한 것은 없다. 이 책은 그 무의미함과 위험성을 상기시켜준 책이었다. 의학에 대해 잘 모르면서 "그렇다더라"는 카더라 통신에 휘둘리지 않을 상식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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