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가르쳐준 것들 - 자유롭고 유쾌한 삶을 위한 17가지 과학적 태도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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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관장님의 글은 재미있다. 재미있는데 유익하기까지 하다. 어렸을 때 나는 과학을 좋아했다. 과학의 달을 기다렸다. 고무동력기 만드는 데 재능을 발견한 뒤로, 교육청 대회까지 준비했었다. 과학의 달, 과학의 날이 수업 대신 (매년 반복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가 떨어지는) 과학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유도 있다. 하지만 과학은 늘 신기했고, 내가 모르는 세계를 열어주는 창이었다. 안타깝게도 주기율표와 화학식과 함께 과학과 결별을 고했지만. 이정모 관장님의 글을 읽을 때면, 과학이 다시 재미있어진다. 물론 여전히 어렵지만.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은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에서 과학과 친해지길 권하던 털보 관장님이 과학적 태도 취해보기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물론,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과학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뭔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세상에서 발견하는 이야기가 다르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 달랐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그 다름을 만든 요소 17개를 설명한 책이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17가지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좋은 걸 알지만 놓치는 태도가 담겨 있었다.

틀려도 괜찮고, 달라도 괜찮으니 다시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용기, 한 번 더 해볼 때 아주 작은 것이라도 달라진 것을 발견하는 섬세한 관찰력, 낯선 것을 밀어내지 않고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열린 마음, 그런데도 나의 중심과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잊지 않는 것, 느낌이 아닌 숫자를 믿으며 검증에 검증을 반복하는 것, 내가 하는 연구가 우리 모두에게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자세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내가 틀릴 수가 있음을 항상 인정하는 자세까지.

저는 과학을 공부하면 인간은 더욱 겸손해질 수 있다고 말하고는 합니다. 스웨덴의 보건학자이자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은 겸손은 자신의 지식과 본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모른다고 말하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 것,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기존의 의견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은 겸손이 바로 과학적 사고가 만들어주는 자세입니다. 과학 지식은 계속 쌓이고 변하기에 훌륭한 과학자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합니다. 아울러 새로운 사실을 접하면 기존의 연구방법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합니다. 이처럼 과학자와 같은 사고를 내재한다면 인간은 조금 더 겸손하게 세상과 사물, 그리고 사람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_ <겸손; 할 수 없는 것을 아는 것> 중에..

과학자의 태도, 쉬운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잊지 말아야 할 태도가 아닐까. 겸손이란 태도가 난 가장 좋았다. <알쓸신잡> 시리즈를 볼 때 나왔던 과학자분들이 한 번씩 이야기했던 태도인데, 이 책에서도 이 태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이유는 나에게 가장 없는 태도여서 그런 것이 아닐까.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과학을 행복하기 위해서 배운다고 했는데, 시험 부담 없이 잘해야 한다는 압박 없이 과학 이야기를 읽으니 정말 좋다. 집콕도 길어지는데, 5년 만에 고무동력기를 만들어봐야겠다 싶어 가격을 알아보았는데. 아,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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