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르네 놀트 그림,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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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소설 『시녀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긴 책 『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 21세기 중반쯤, 전쟁과 환경 오염 그리고 성병까지, 엎친 대 덮친 미국은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이때 가부장제와 성경을 건국 이념으로 세운 전체주의 국가가 세워진다. 많은 전체주의 국가들이 그러하듯,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민을 억압하며 반항할 시 폭력도 불사한다.


이 폭력은 여성을 여러 계급으로 나누어 임신을 할 수 있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 그리고 일에 따라 집을 나설 수 있는 공간적 범위에 따라 또 계급이 나누어진다. 그래픽 노블은 텍스트에서와 달리 시각적으로 계급 구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읽기 쉬웠다. 주인공 '오프 브레드'는 평화롭게 그리고 평범하게 살았다. 하지만 가족을 빼앗기고 한 사령관의 '시녀'로 사령관 부부의 아이를 임신하도록 강요받는다.


사실 시각적으로 눈앞에서 그 과정을 보기란 쉽지 않다. 책 속 그림의 오묘한 분위기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녀 이야기』의 전체주의 국가 '길리아드'의 세계로 집중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오프브레드의 생각을 따라 어느새 그녀가 맞을 내일, 그 다음날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책장을 빠르게 넘기고 있었다.


2019년 부커 상을 수상한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 미드 <시녀 이야기>도 있으나 그래픽 노블로 느낄 수 있는 시녀 이야기는 사뭇 다른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소설은 작가의 글을 내가 머릿속 상상으로 구현하며 느끼는 감동이 있고, 드라마는 실제 사람들의 연기와 그리고 극적 연출에서 전해지는 파장이 있다. 그래픽 노블은 이 두 가지와 달리 책 속 그림으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그림은 '오프브레드'가 살아가는 현실과 이제는 그녀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세계 두 가지로 나뉜다. 현실을 그릴 때는 검은색 펜 선 안에 색을 칠했다면, 상상 속 세계에서 색과 색을 나누는 검은색 펜 선은 흐릿하거나 보이지 않는다. 마치 전체주의 세계라는 틀을 작화 방법 자체로 보여주는 듯싶었다. 소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옮기지 않았으나, 『시녀 이야기』를 짧은 시간 내에 몰입하여 읽을 수 있어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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