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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조언 - 그럴듯한 헛소리 차단하고 인생 꿀팁 건지는 법
비너스 니콜리노 지음, 솝희 옮김 / 샘터사 / 2019년 9월
평점 :
조언에는 꽤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일반적으로 "말로 거들거나 깨우쳐 주어서 도움 또는 그 말"을 뜻하고, "말을 되풀이함 또는 그 말"이란 뜻도 있다. 그리고 흥미로운 건 "근거 없는 사실을 꾸며서 하는 말"이란 뜻도 있다는 점이다. 『나쁜 조언』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조언의 뜻을 가진 말들을 비틀어 생각하길 권하는 책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좋은 조언이라 생각했던 조언이 "되풀이하며 근거 없는 사실을 꾸며서 하는 말"이라는 또 다른 뜻을 의미하는 또 다른 조언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제부터 심상치 않은 책이었다. "그럴듯한 헛소리 차단하고 인생 꿀팁 건지는 법"이란 부제는 조금 촌스러운 느낌이지만 동시에 강한 문장에서 책의 이야기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졌다. 각종 SNS 특히 Youtube만 보아도 성공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말로 넘쳐난다. 그리고 성공과 행복을 공유한다는 이름으로, 수많은 조언을 쏟아낸다. 모두 나를 위한 것이라 말하는 조언이지만, 과연 그럴까?
"그냥 당신 자신을 보여라", "나를 먼저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기대하면 실망하게 된다", "주는 대로 받고 속상해하지 마라", "아무도 허락 없이 당신을 기분 나쁘게 할 수 없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 "기쁨을 주는 일을 좇아라", "매일을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
언뜻 보기에 괜찮은 조언 같다. 아니, 좋은 조언처럼 보인다. 몇몇 조언은 내가 믿고 있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위 조언은 나쁜 조언이라고. 그럴듯해 보이는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실천하기 힘든 혹은 불가능한 조언이며, 이 좋은 조언처럼 보이는 말은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나에게 죄책감을 안겨줄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믿고 있는 나쁜 조언을 진짜 좋은 조언으로 바꾸어 생각할 것을 권한다. 구어체 책은 미국의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몰입감을 준다. 마치 저자가 나에게 속삭이는 듯하다. 잘못된 조언을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기보다, 나만의 정답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기 안에서 이해와 자신감, 지식을 발견하라", "자신을 왕엄마처럼 돌보는 법을 알 때 다른 사람을 현명하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는 내가 원하는 방향을 알려주는 GPS이고 위대한 잠재 자아로 이끈다", "필요한 것을 얻지 못했다면 젠장, 차라리 속상한 게 낫다", "당신은 타고난 자기 운명의 보스다", "자신에게 자비로워져라", "그릿을 붙잡아라"
나에겐 저자가 말하는 조언도 왠지 그녀가 말한 나쁜 조언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좋은 조언처럼 보이는 나쁜 조언이 진짜 좋은 조언으로 바뀌는 과정에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그건 누군가의 조언을 있는 그대로 듣지 않고, 듣고 싶은 것만 취사선택해 메모하고 기억하는 내 습관 때문이다. 모든 조언을 수용할 수도 없고, 많은 조언을 자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에, 저자의 생각도 나도 모르게 걸러서 읽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가 바라는 바가 바로 이것이었다. 자신의 말도 하나의 참고 자료일 뿐 맹신하거나, 반드시 따라야 할 좋은 조언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가 말하고 싶은 건 세상에 조언을 나쁜 조언과 좋은 조언 두 가지로 구분하기 보다, 나의 기준에서 받아들이고 실천 가능한 조언과 불가능을 말하는 조언이 있음을 전하고자 했다. 결국 조언이란 말이며, 조언을 따를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나라는 존재이며, 그 선택의 결과가 나의 삶에서 나타난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