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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 - 나서는 게 죽기보다 싫은 사람들의 심리 수업
오카다 다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김병수 감수 / 샘터사 / 2019년 9월
평점 :
"나는 왜 사람들 앞에서 어쩔 줄 모를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힘들고 말이 안 나올 때가 있거나, 낯선 사람에게 말을 해야 할 일이 갑자기 생기면 불안하고 두려워지거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회식이나 파티 자리를 피하고 싶거나, 냉정해 보이는 사람 앞에서 더 위축된다면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사교불안장애'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11 chapter로 사교불안장애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사람들이 왜 사교불안장애를 앓는 이유를 말한다. 이후 사교불안장애가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거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의사로 사교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이며, 자신도 울렁증을 겪었음을 고백하는 저자의 글에는 조금 더 애정이 담겨 있는 듯싶었다. 딱딱한 가이드북과 닮아 있는 책의 맺은 말에 저자가 자신의 고백을 담담히 쓴 글을 읽으면 조금은 책이 다르게 보인다.
저자는 사교불안장애에 대한 많은 책이 어렵게 씌어 있어 대중들이 읽기 어려워하는 점을 고려해 쉽게 쓰려고 노력하였다. 책에서는 약간의 전문용어들이 나오긴 하지만 대부분 어렵지 않은 말로 풀이했기 때문에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스스로 사교불안장애 정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표가 있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간단하게 정리해 소개한다. 직접해보지 않아 효과적이라 말하는 것은 무리지만, 사교불안장애인지 여부와 그 원인을 짚어내는 부분은 좋았다.
나서는 데 서툴기보다, 오히려 즐기는 편이라 사실 책 속에서 말하는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다만, 책을 일기 전 진학과 사회에 나온 후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며 조금 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더 나은 관계를 맺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원하는 사람하고만 지낼 수 없는 것이 사회이며, 그 사회에서 조금 더 유연하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건 좋은 장점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책을 읽으며 알게된 사실은 나 역시 사교불안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교불안장애는 "원래 부끄럼을 잘 타거나 사람들 앞에서 쉽게 긴장해 무엇을 하든 불안해하는 사람"만이 가지는 것이라 오해할 수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원래 적극적이고 조금도 불안해하지 않았던 사람도, 압박감이 강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대처하지 못하고 실패"를 경험함에 따라 생길 수도 있다. 또 때로는 명확한 계기도 없이 찾아오기도 한다. 사고처럼 찾아올 수 있다.
"인생이 자신의 것이라고 해도 90퍼센트 이상은 외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부모를 가지는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는가와 같은 문제는 물론, 어떤 일을 선택하는가, 어떤 사람과 만나는가 등도 자신의 의사만으로 정할 수는 없다. 대부분 우연한 만남이나 계기에 의해 생긴다."
나도 모르게 외부환경이 나에게 갑자기 찾아온 사고 같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사고를 이겨낼 힘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외부에서 온 사고를 이겨낼 수 있는 내적인 힘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는걸. "이제 도망치고 싶지 않아"라고 결심한 순간부터 달라진다고 말이다.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과제나 직면한 문제에서 도망치지 말고 맞서면서, 새로운 가능성에 마음을 열고 밖에서 들려오는 운명의 목소리에 답해야 한다."
운명의 목소리까지 나아갈 것은 없다. 힘들겠지만, 결심을 하면 된다. 사람들 앞에서 지금보다 조금은 편안해지고 싶다고. 조금만 용기를 내면 된다. 사교불안장애를 겪는 분들이 책을 통해 조금은 행복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