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기술 -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7가지 무기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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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에서 걱정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HOW TO에 집중한 책이 아니다. 그런 책을 침대에서 읽으면 걱정만 늘어날 뿐이다.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라는 걱정을 추가하지 않고, 침대 위에서 읽다 보면 등이 간질간질하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그러다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게 만드는 자기 계발서는 없을까. 그런 자기 계발서를 읽었다. 바로, 『시작의 기술』이다.


자기 계발서를 굳이 찾지 않지만, 문득 읽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마음이 불안할 때, 어디에든 기대어 나를 단련해야 할 것 같을 때, 나는 자기 계발서 앞에 서곤 한다. 불안해서 나쁜 생각이 사슬처럼 이어져 힘들 때.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 그런 때 자기 계발서만큼 그 생각의 고리를 끊게 만드는 책이 없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이때 중요한 건, 들춰봤는데 뻔한 말이 가득한 책을 고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기 자랑이 한가득 담겨 있어 읽고 있는 나를 힘들게 만드는 책도 안된다.


아마 일상생활을 하면 책을 늘 들여다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아무 문제는 없다). 하지만 탈출구를 찾지 못했거나 활력이 다시 필요할 때는 여기의 아이디어들이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_ 『시작의 기술』 34쪽 중에..


『시작의 기술』은 다른 자기 계발서와 조금 다르다.
읽다 보면, '에이, 별거 없는데'라는 볼멘소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별거 아닌 걸 믿지 않아 삶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때때로 내일을 두려워한다. "인생에서 무엇에 맞닥뜨렸는지, 어떤 장애물을 넘겨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저런(의지가 크면 어려움이 크지 않다) 상태의 의지를 만들어낼 마음만 있다면, 그게 바로 출구가 되어 노력을 기울이고, 조치를 취하고, 차질을 감당하고, 궁극적으로는 당신이 바라는 인생의 변화와 진전을 가져오게 해줄 것"이란 말을 읽고 생각했다. "맞아, 그래." 긍정적인 난, 의지를 만들어낼 마음을 가지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때때로 의지를 잃기도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나의 경우, 그건 내가 노력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과 내가 노력을 해서 얻을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의지를 가지고 인생에서 바라는 것'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을 때 난, 피곤함도 느끼지 않고 엄청난 회복탄력성을 보였다. 반대로 내가 원한다고 생각했던 (사실은 원하지 않았던) 것은 그 과정도 힘겨웠고 때때로 이루지 못하는 내가 싫어지기도 했다. 이런 나에게 저자는 냉정하게 말했다. "현실을 직시하라."라고. 그걸 달성할 의지가 없다면 포기하는 것도 답이라고. 그리고 다시 달성하고 싶을 때부터 계획을 짜면 된다고. 포기에 죄책감을 느끼는 나에게 힘이 되는 부분이었다.


생각이라는 것은 너무나 강력해서 우리를 계속 목표를 향해 밀어붙인다. 심지어 그 목표가 실제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때조차 말이다. 이처럼 당신의 두뇌는 늘 이기도록 만들어져 있다.

_ 『시작의 기술』 69쪽


"코끼리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하면 머릿속에 코끼리가 떠오르듯, 저자는 우리가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유쾌하게 말하며 달라지길 권한다. 강요하지 않는다. 연애에 매번 실패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자신이 사랑스러운 연애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꼼꼼하게 그걸 증명할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성공했다. 축하한다."라고 말하는 어조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또 책에서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에 뜨끔했다. 『시작의 기술』은 실패를 만든 것도 내 생각이며, 그 생각만 바꾸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기왕이면 실패를 믿지 말고, 스스로를 믿고, 한발 내딛기를 추천한다. 승리할 수 있는 당신의 능력에 자신을 온전히 던지라고.


『시작의 기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을 가이드 하지 않는다. 생각을 바꾸길 권한다. "누구나 저마다의 문제가 있고, 삶은 늘 완벽할 수 없다"라는 걸 인정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여유로 지니,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나를 생각하며 책을 읽으면 된다. '나는 의지가 있어.',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생각이 아니라 행동(실천)이 나를 규정해.',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라는 각 장에 담긴 문장 속에는 불안한 생각을 끊고 다른 생각을 열어주는 다른 말들이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장의 다른 문장 중에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박힌 문장들은 시작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 책을 읽은 자신에게 필요한 글귀일 것이다.


당신이 갖게 될 거라고 기대했던 삶이 아니라, 지금 당신이 가진 삶을 사랑하라.
_ 『시작의 기술』 202쪽


'역경 극복'이나 '인생역전'이란 극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면 책을 덮었을 것이다. 대단한 감격에 차오르게 하는 인생 이야기에 두근거리기엔 내가 직면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구체적인 이야기 대신 추상적인 표현으로 이야기를 반복한다. 철학자의 글을 인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이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책을 읽어내길 바랐기 때문이다. 각자가 처한 현실과 위치에 따라 자신이 잡을 수 있는 변화부터 잡길 저자는 바란듯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위대한 일을 해보고, 때때로 실패하면 실패했다고 우울해하기보다 내가 가진 기대를 살짝 놓아주면 된다고, 그러니 스스로를 믿고 작은 것이라도 시작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해낼 수 있는 퀘스트를 하나 둘해보면 어떨까? 『시작의 기술』 속에서 인상 깊게 읽은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도 분명 조금이나마 변하게 될 것이다. 끝으로 『시작의 기술』을 읽을 사람들에게 저자와 같이 한마디를 해주고 싶다.


(당신의 인생이) '즐거운 시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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