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어서 오세요 _ 파스텔 톤의 초대장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17
세바스티엥 조아니에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최성웅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3월

어서 오세요~!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그 마음을 색연필 일러스트로 표현한 동화. 《어서 오세요》.
화자는 한 아이다. 동화 속 아이는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특별하지 않아 보이지만 한 장 한 장 넘겨볼수록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신비로운 그림책이었다.

《어서 오세요》는 '환영'의 메시지가 담긴 동화다. 왜 환영하고 누구를 환영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하며 읽다 보면, 동화 속 따뜻한 세계에 들어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군가 집에 오면, 누군가 자신의 공동체에 들어오면 자연스레 하는 말. "어서 오세요" 그림책 속에서도 유효하다. 그림 속 세계에 들어온 독자를 환영하는 듯한 동화는 표지에서 느껴지듯 색연필로 만든 풍성한 세계를 품고 있었다. 색연필 일러스트로 많은 사랑을 받는 요안나 콘세이요의 그림으로 포근해진 마음을 작가 세바스티엥 조아니에의 글로 콕콕 마음에 밀어 넣는 이야기는 점층적으로 왜 환영하는지 말하고, 동시에 책을 읽는 나까지 환영하는 대상으로 이끄는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어 인상 깊었다.

처음에는 어두운 그림에 놀라기도 했다.
포근한 감성이 담겨 있을 것 같았는데.
마치 스크래치를 한 듯 어둠 속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그린 듯해서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수채화, 유화 그림에선 좀처럼 느끼기 힘든
색연필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이
가득한 그림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가족이 둥글게 모야 앉아 따뜻한 차를 나눠마시는 순간
'붉은 나비'가 가족을 둘러싸고 있는 듯한 그림은
마치 행복과 사랑이 가득 피어난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듯해
인상적이었다.

때로는 유머러스한 그림에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페이지 한가득 채워진
재미있는 일러스트도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을 한껏 살려주었다.

온 가족이 따뜻하게 환영해주는
이 세계로 나도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드는 그림책이었다.

<해리 포터>에서 시리우스 블랙 가문 가계도를 떠올리게 하는 나무 가계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가계도가 상징하는 바와 의미는 전혀 달랐지만. 《어서 오세요》는 초대장이다. 따뜻하고 포근하고 사랑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세계로 어서 들어오라는 초대이며 동시에, 그 세계로 들어선 사람에 대한 환영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따뜻한 초대장이다. 그 세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페이지가 위 페이지였다.

어른도 아이도 어르신도 동물도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따뜻한 세계를 말하고 있었다. 경계 져있어서 누군가에게는 허용되고 누군가에게 배제된 세계가 아니라. 모두에게 열린 따뜻한 세계를 말하고 있었다. 저마다 자신이 바라보고 싶은 곳을 향해 있지만 그들의 마음에 공동으로 피어난 마음은 타인에 대한 관대한 마음가짐과 자신의 세계로 들어온 사람들을 향한 환대 그리고 서로와 자신을 깊이 사랑하는 태도일 것이다.

햇살이 점점 따뜻해지는 봄날과 잘 어울리는 동화, 《어서 오세요》. 따뜻해진 공기처럼 새로운 만남과 관계가 시작되는 봄을 기분 좋게 맞이하게 돕는 메시지가 담긴 그림책이었다.

동화를 다 읽고 나면,
자연스레 "이제 여기에 너만 오면 돼. 너도 올 거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