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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대니얼 코일 지음, 박지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 사람들은 높은 성과를 내는 집단이라면 구성원의 역량과 자질이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탁월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꼽힌 것들은
하나같이 사소하다 못해 원시적인 행동뿐이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33쪽
흥미로웠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 요인이 '사소하다 못해 원시적인 행동뿐'이라니! 처음에는 동의할 수 없었던 이 말을 두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조별 과제, 대외활동, 해외봉사 활동 등 내가 속했던 다양한 팀을 떠올려보면 개인의 능력치가 우수한 팀원들이 모였던 팀이 꼭 최고의 성과를 거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는 것뿐만 아니라, 팀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그 과정에서 내가 경험한 것으로 확대해도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모두가 우수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 효율적인 방법으로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한 저자의 말이 맞다, 최고의 사람들이 모였을 때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이 되는 건 아니었다. 어떤 팀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일까? 저자의 분석이 궁금해졌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저널리스트인 대니얼 코일이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밝히는 세 가지 조건은 "팀에 대한 긴밀한 소속감", "취약성을 공유하는 유대감", "구성원이 공감하는 팀의 방향성"이었다. 개인이 팀에서 어떤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느냐가 팀의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흔히 '분위기'라는 말로 뭉뚱그려 이야기했던 것에 대해 대니얼 코일은 3가지로 나누어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그는 흥미로운 결론에 이른다. 리더십이나, 개인의 능력치보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적인 부분이 팀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니얼 코일은 미국 내 기업, 군부대, 프로농구 선수 심지어 국제적인 도둑단까지 분석해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읽는 독자인 날 설득하고 있었다.
슈타츠는 이렇게 말했다.
"애초에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이 잘못되었습니다.
집단의 일원이 되어 기쁨을 느끼고
그 안에서 더욱 나다워지는 건실한 구조를 만들 때,
비로소 사람들이 소속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거죠.
이처럼 모든 유익한 것들은 첫 소통에서 비롯됩니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56쪽
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우선 팀에 대한 소속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자신의 말과 아이디어를 팀에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작은 팀에 대한 강한 소속감이 함께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특히 미국 NBA 역사에서 최고의 감독이라 꼽히는 샘안토니오 스퍼스의 사례를 통해서 팀원이 팀에 긴밀한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사례를 든다. 팀 내에서 문제아 혹은 겉도는 선수가 없도록 모든 선수에게 관심을 쏟고 그가 팀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도록 '비언어적 행동'을 적극 활용한다. 자신의 팀원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을 달라지게 하는지 보여준다. "집단 지성이 작동하는 방식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놓치기 마련이죠. 단순히 사람의 말을 듣는 것만으로 행동을 변화시키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말은 그저 말일뿐입니다. 하지만 동료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우리의 행동은 변합니다. 이것이 집단 지성이 형성되는 과정이며, 나아가 문화가 창조되는 순간인 것이죠." 단지 팀장과 팀원 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팀원들 사이에서도 유효하다. 즉 팀 내의 소속감은 리더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팀원도 충분히 만들 수 있으며, 그 분위기가 만드는 시너지는 팀 전체의 자산임을 강조한다.
"집단의 입장에서 진정한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폴저의 질문이다.
"우리가 힘을 결합할 수 있고,
우리의 기술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죠.
서로의 약점을 공유하면
오히려 걱정이나 망설임 없이 함께 일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단위가 되어 일하게 되는 거죠."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130쪽
소속감을 가졌다면 그다음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해낼 수 있고, 무엇을 해낼 수 없는지 공유해야 한다. 개인의 능력치가 아무리 뛰어나도 뛰어난 개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그렇기에 팀은 존재한다. 흥미로운 점은 잘할 수 있는 강점을 공유할 때보다 약점을 공유할 때 팀에는 큰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약점을 드러냈을 때 사람은 불안과 초조함을 일시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그 뒤에 편안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저자는 독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질문들을 통해 질문을 받았을 때 감정과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 말한다. 개인의 약점을 드러내는 질문을 받았을 때 불안하고 초조함을 느끼지만 그 뒤로는 느슨해지고 조금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다. "현재의 상황이나 앞으로의 방향성을 두고 충돌하면서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고 진솔한 피드백이 수시로 오간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 난관을 돌파할 대안과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있다. 즉, 자신의 한계가 무엇인지 동료에게 알리고 그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할 때 어려움은 한계에서 극복 가능한 문제로 바뀐다.
"결국 근본적 질문은 '지속 가능한 집단을 어떻게 만드는가'라는 겁니다. 실패한 회사에서 일했던 사람들, 실리콘밸리에서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모두 영리하고, 창조적이고, 성실했어요. 무엇이 그들을 추락시킨 것인지 알아내기 정말 어려웠죠. 돌이켜보면, 어떤 힘이 작동했든 픽사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었어요. 그래서 흥미로운 질문이 대두되는 거죠. '보이지 않는 동력이 작동되기 전에 미리 발견할 수는 없을까' 그해 연말쯤 이를 새로운 목표로 삼았어요. 이렇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환경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 말이에요. 영화는 순위에서 밀린 거죠."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233-234쪽
그리고 끝으로 팀은 공동으로 나아가려는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 팀이 달성해야 할 목표가 무엇이며, 이를 팀원들이 이해하고 자신의 목표로 삼았을 때 팀은 더 나은 팀으로 성장할 수 있다. 즉 조직의 목표에 대해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이 공감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모두가 나아가야 한다. 즉 사람들을 한마음으로 모을 수 있는 분명한 목표가 있을 때 팀은 다른 이탈하는 사람 없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 목표는 팀 자체의 지속가능성과 성과를 꾸준히 낼 수 있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존슨 앤 존스는 체감할 수 없는 기업 목표란 도그마를 과감하게 무너뜨렸고, 함께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함께 모색했다. 팀원이 체감하지 못하는 목표는 아무리 좋은 명제여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목적 환경은 이렇게 작동한다. 커다란 신호 하나를 보내지 않고 공동의 목표와 조율된 작은 신호 수백 개를 내보낸다. 대놓고 동기를 고취하기보다 얼마나 확실하고 꾸준한 지가 관건이다. 거창한 연설보다 리더가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들에서 이러한 신호들이 발견된다. '이것이 우리가 일하는 이유, 이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입니다.'"라고 분명한 팀이 바로 최고의 팀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는 팀이 될 수 있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는 리더가 읽으면 좋은 책이다. 하지만 동시에 리더뿐만 아니라 팀원 역시 우리의 팀이 더 나은 팀으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무엇이 부족한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신호를 보내는 책이다. 모든 팀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하는 건 아니다. 팀의 성격에 따라 어떤 요소를 더 강화하고 어떤 요소는 덜 신경 쓰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세 가지 요소 중 어떤 하나가 없더라도 최고의 팀이 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팀이다, 팀원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로 문제를 흐릿하게 둘 것이 아니라, 어디에 문제가 있고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신호등의 노란 불이 '주의'표시이듯이, 이 책은 최고의 팀과 그저 그런 팀 사이에 놓인 수많은 팀에게 무엇에 주의해야 할지 알려주는 신호를 보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팀에 필요한 신호를 알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