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코노히 2 - 시무룩 고양이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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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올라오면 수많은 리트윗과 좋아요를 받는 일본의 핫한 뚱냥이 네코노히 두 번째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네 컷 만화 속에 담긴 소소한 일상과 그 일상 속에 마주하는 실패가 남일 같지 않아 피식피식 웃으며 읽었다. 기차 안에서. 여행을 갈 때면 제법 두꺼운 책을 들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네코노히를 혼자 간 여행에 동행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 결정은 역시 탁월한 결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동하는 기차 안 풍경이 지루할 때, 집어 들었는데 그 지루함을 즐거움으로 바꾸어 꽉 채워주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동행이 어디에 있을까?


뚱뚱하고 소심하지만 긍정적인 '네코노히'는 표정이 없지만, 그 마음이 보여서 'success!' 대신 나는 '공감'을 누르고픈 충동을 느꼈다. 마치 인스타그램 피드 보듯이 정사각형 삽화 속에 펼쳐진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보듯 즐겁게 내려 읽기 좋은 만화다.





《네코노히 2》는 전작과 다른 캐릭터가 하나 등장한다. 바로 귀여운 토끼인데. 귀엽기만 할 뿐만 아니라 네코노히와 전혀 다른 라이프를 즐기는 '그사세 토끼'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일어나 직접 밥을 만들어 먹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네코노히와 달리 자신만을 위한 공간에서 만들어준 음식과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는 토끼의 모습에, 네코노히가 이 럭셔리한 토끼를 만나면 안 되는데 생각하던 찰나. 역시! 네코노히와 만난다.


눈썰미 좋은 사람이라면 이 토끼가 바로 《네코노히 1》에 살짝 등장한 친구였다. 1권에는 조연에 머물렀는데, 어느새 네코노히의 일상을 극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주조연으로 승격을 했다. 주인공은 네코노히지만 간간이 등장해 네코노히에게 웃픈 상황을 만들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치명적이다, 너란 고양이





시무룩한 고양이 네코노히의 스토리는
네코노히가 겪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우리도 일상 속에 겪는 소소한 실패들이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탄수화물을 피하려고 했는데..
탄수화물을 피하려다가 메뉴판을 치워야 하는 불상사를 겪어본 사람들라면
네코노히의 뺨 옆으로 흐르는 눈물에 웃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앉은키가 꽤 큰 나지만, 키 큰 사람이 앉아서 영화관에서 당황했던 순간이나,
배고파서 빨리 먹으려고 나온 음식 후루룩 먹다가
입천장이 다 까진 경험을 안 해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운동하려고 마음먹으면 비가 쏟아지는 네코노히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뚱냥이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휘청휘청 걷는 네코노히의 걸음에 안쓰러워하다가
토끼가 꼬리를 잡고 이어서 나오는 이야기에 피식 웃었다.


토끼와 함께한 에피소드는 네코노히만 단독으로 나오는 이야기와
다른 즐거움을 주는데, 두 관계가 어떤지 만화를 끝까지 지켜보길 추천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부터 '네코노히'만 할 수 있는 이야기까지
더 치명적이고 강력한 네코노히가 돌아왔다. 《네코노히 2》로!





그런데 작가님 내 일상을 보고 그린 게 아닐까 의문이 든다.
요즘 열심히 러닝을 하고 있는데..
달리기를 하는 네코노히의 모습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다이어트를 하는 네코노히도.
네코노히를 보고 있으면,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정말 계속 놀라고 또 놀랐다.





참가상에 행복해하는 네코노히의 모습을 보니
마라톤에 참여한 내가 지을 표정이 저렇지 않을까.
평소에 표정 변화가 별로 없는 네코노히가 환하게 웃는 걸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씨익- 지었다.



네코노히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나는 네코노히를 보고 있으면,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지만
그럼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떠올라서 좋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도
나 맘 같지 않은 상황에 화를 내거나 섭섭해하는 것이 아니라

SUCCESS!
네코노히 曰

라고 외치는 네코노히를 보고 있으면 힘이 난다.
"그래, 나도 한번 다시 해보자!"이런 기운을 얻게 된다고나 할까.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맘 같지 않은 상황이 펼쳐지는 게 인생이라는데.
그럼에도 괜찮다며 네코노히가 말해주는 위로에 힘을 얻고,
나에게 온 맘 다해 "성공하자!" 다짐해본다.





여행이 딱 그랬다. 내 맘 같지 않은 일들과 때때로 마주하지만,
그 내 맘 같지 않은 일에 연연하며 여행을 망치지 않고,
힘내보자며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힘을 주는 만화, 《네코노히 2》였다.





네 컷 만화라고 우습게 보지 말라!
네 컷 안에 압축된 이야기에 중독되면
어느새 나처럼, 《네코노히 3》 출간일이

언제일지 생각하게 될 테니.
시무룩한 네코노히! 3권에서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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