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bonpon 지음, 이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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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에게 참고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부부처럼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어쩌다 세컨드 라이프를 결심하고,
어떻게 실행에 옮겼는지를 솔직히 써보았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생활, 즉 새로운 환경 속에서
더욱 자유로워진 의식주에 대해,
또한 그동안은 일에 쫓기느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었던 부부가
어떻게 둘만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 부부가
걸어온 여정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중에






자녀를 독립시키고, 시부모님을 하늘로 보낸 후
부부가 시작한 세컨트 라이프!


노부부의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보낸다. 왜 그럴까? 왜 두 사람의 일상에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걸까? 그 이유를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에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bonpon511을 팔로우하고 있었다.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는 시밀러룩을 입고서 손을 꼭 잡은 채 어색한 듯 카메를 응시하는 이색 취미를 가진 노부부의 일상을 담은 책이다. 이렇게 설명하니 굉장히 이상한 보인다. 꼿꼿한 자세로 나란히 선 부부의 사진과 일상을 기록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80만을 넘어섰다고 하면 어떨까? 수많은 사람들은 왜 이 노부부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는 걸까? 이들의 하루하루에서 어떤 특별함을 발견했기에 좋아하는 걸까?


두 사람도 여느 평범한 부부와 같았다. 결혼이 지금보다 당연했던 시대에, 좋아하고 같이 있고 싶고 평생 함께 있고 싶어 결혼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병행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 속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집중할 시간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딸들이 독립하고,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남편인 bon이 퇴직을 한 후에 곁에 남은 사람이 서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난 뒤에 서로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오로지 두 사람에게만 집중한 채 살고 있다.





아내가 이것저것  잔소리를 하면 싫어해도 딸이 나서면 따르는 것이 아빠의 마음일까요. 늘 캐주얼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살짝 어색하겠지만, 멀리 놀러 가면 주위에 아는 사람도 없으니 괜찮지 않으냐며 설득하더군요.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중에


노부부란 단어가 먼 일 같은 난, bon과 pon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부모님을 떠올렸다. 각자의 옷 취향이 확고하신 터라 시밀러 룩은 월드컵 때 붉은 티셔츠 외에는 없었지만. 이 부분을 읽으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우리 아빠 이야기 같아서 말이다. 엄마는 아빠의 옷 스타일을 존중(?) 해주시고, 딸인 나는 참견 아닌 참견을 하게 된다. 최근 들어 아빠 넥타이를 선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데, 중요한 자리에 내가 선물한 넥타이를 하시는 아빠의 선택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엄마가 서운함을 토로하신 것이 떠올라, 이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다. 딸 가진 아빠의 마음은 나이나 나라를 떠나서 다 동일한가 보다.





멋에 대해 특별한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 '귀여운 할머니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중에


노부부의 이야기는 어떻게 나이 들면 좋을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면 점점 패션에 둔감해지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는 것이 망설여지는 때가 온다. pon은 그런 상황보다, 자신의 멋을 어떻게 가꾸면 좋을지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는 점이 참 멋있었다.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에 정말 귀여우셔서 피식- 웃음이 나왔고, 옷 사진을 다시 살펴보니 더 귀여워 보여서 (실례인 줄 알지만) 미소를 싱긋 짓고 말았다. 자신이 잡을 수 있는 소박한 꿈을 잡고, 실천하는 모습에 문득 나는 어떤 사람인 것을 보이려고 옷을 입나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두려움은 늘 따라다녀요. 두 사람 모두 한쪽 부모님을 일찍 여의었기에 실감하는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어쨌거나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어요. 그래서 항상 오늘을 소중히 하자고 생각합니다.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중에


커다란 집을 정리하고 두 사람에게 딱 맞는 아파트로 이사하며, 공간을 줄이고 물건을 줄이는 일을 보며 의외로 두 사람 사이의 밀도는 더욱 깊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건 하나하나에 쏟았던 에너지를 이제 서로에게 쓸 수 있다는 말처럼. 하루하루를 꽉 붙잡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참 좋았다. 긴 시간을 함께 했고 그만큼 서로를 많이 알고 있지만 또 모르는 상대방의 모습마저 끌어안고 살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렇게 살 수 있는 이유는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다'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글 곳곳에는 맞이한 시간을 함께 행복하게 보내는 것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둘이 함께 의논하며 즐길 생각입니다.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중에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세컨드라이프를 함께 보낼 수 있는 관계라면, 결혼도 해볼 만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서 서서히 다정해지고 소소한 행복을 함께 붙잡을 수 있게 된 것은 아닐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를 처음 만나 결혼에 이르고, 갈등을 넘기는 과정을 인터뷰에서 읽었을 때 느꼈다. 나는 두 부부가 이렇게 나이 들 수 있는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주고 이해해주는 마음이 많아서가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보기보다 내 곁에 있는 상대의 시선을 먼저 바라봐 주고, 같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부부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재미있게 누군가와 함께 살 수 있다면, 결혼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두 사람의 소소한 일상을 읽는 것만으로도 꽤 큰 힐링이 되었다. 별것 없지만 그 별것의 소중함을 별처럼 간직할 줄 아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난 좋았다. 나다움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 그것이 bon과 pon 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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