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노멀 - 역경을 인생의 기회로 바꾼 우리 이웃의 슈퍼맨들
멕 제이 지음, 김진주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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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노멀』은 "시련과 회복탄력성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다. 또한 어린 시절의 시련과 상처를 딛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곳까지 날아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나아가 자신의 과거와 맞서 싸우는 행위가 슈퍼노멀의 내면처럼 용감하면서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 준 인생의 숨은 진리를 품고 있다. 이 설명을 읽으면 자칫 딱딱하고 성공 스토리로 전해져, 독자들은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진부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인생 경험을 가르치는 투로 말하지 않고, 어린 시절 견디기 힘들었던 인생의 고비를 넘긴 경험을 진솔하게 담은 책이다.


제목 『슈퍼노멀』에서 normal은 보통. 평범 그리고 정상적인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의미가 책에서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실제 우리 가까이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이 이웃들이 어린 시절에 간절히 바랬던 것이 노멀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들은 노멀이 아닌, 슈퍼노멀이 되었다.


슈퍼노멀이 된 인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과 달랐다. 연약한 유년 시절 정신적·물리적 트라우마를 겪었다. 그로 인해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했고, 불안감을 호소했으며,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인정욕구와 타인의 시선에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 그런 어린 시절을 과거로 두고, 현재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었던 것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거나 돌아가셨을 때, 형제자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을 때, 장애를 가진 가족과 함께 살 때,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등등 자신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책의 저자는 개인 인터뷰와 선행 연구 자료를 통해 분석한다.



성인이 된 여러 슈퍼노멀은 자기가 시련을 견뎌 내고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삶과 운명을 조절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제하고 절제하는 능력이 큰 역할을 한다.



슈퍼노멀이 어떤 행동을 취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황별로 나누어져 있다. 하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은 달랐지만, 그 상황에서 슈퍼노멀이 취한 방법은 비슷했다.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게 말하기 보다 숨기며 홀로 끌어안았다. 혹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일에 몰두하거나, 공상에 빠지기도 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제대로 살펴볼 수 없어 스스로 죄책감을 부여하며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인터뷰 대상자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고, 유사 연구를 통해 객관성을 담고 있다. 변할 수 없는 상황 탓을 하며 낙망하기보다, 용기 내서 자신의 생각과 시선을 바꾸는 과정은 희망적이었다.


『슈퍼노멀』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건 그들이 겪은 상황을 홀로 넘기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개인의 능력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흥미로웠다. "우리는 진정으로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모든 걸 헤쳐 나가리라고 여기지만 생각보다 주변 사람의 도움은 무척 중요"하며, 삶을 뒤흔들 사건과 마주했을 때 더더욱 그렇다. 덧붙여 저자는 "행복한 사람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 사이에 나타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는가 여부"에 달렸을 만큼, 슈퍼노멀의 회복탄력성의 큰 비밀은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많은 슈퍼노멀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상과 자기가 안고 있는 문제 사이의 괴리감이 주는 압박에 힘겨워한다. 그리고 그 괴리감은 '자신의 의지'와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다. 나만의 노력만을 가지고 문제나 환경을 해결할 수도 없고, 주변 사람들의 변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과거가 짙은 그늘을 드리우지 않도록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자.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시련이나 성공을 타인의 것과 비교하지 말자. 사람마다 성공과 시련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고,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생각도 다 다르다.



이 당부는 책의 핵심 중 하나다. 나를 바꾸겠다고 용기를 내며, 자신의 삶에 변화를 이끌어낸 슈퍼노멀의 이야기에는 비슷한 듯 다른 가르침이 담겨 있었다. 그들의 삶이 힘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이를 딛고 일어서는 방법은 생각보다 명쾌했다.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고 과거와 비교하며 힘들어하던 나를 뒤로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그렇다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정말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무엇일까.



기회가 날 때마다 자기 자신과 삶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자.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힘겨운 싸움을 펼치는 건 아니지만 이제 우리 모두가 잘 알다시피 아주 많은 사람이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책의 마지막 두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장은 다음과 같은 전제가 놓여 있었다. 이미 『슈퍼노멀』을 읽으며 삶이 바뀐 순간을 알아보려고 노력한 독자라면, 이미 슈퍼노멀이다. 그러므로 서로가 서로에게 슈퍼노멀이 되어보자. 이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슈퍼맨이나 원더우먼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작지만 삶의 자리에서 확실한 변화를 이끌어낸 슈퍼노멀이 더 많아진 세상이 더 아름다울 테니까. "자신과 자신의 삶을 지금보다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아가 이 세상에는 자신들을 이해할 만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좋겠다."라는 저자의 바람이 진짜 이루어지길 바란 책이었다. 『슈퍼노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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