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요가 -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시간
산토시마 가오리 지음, 최윤영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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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희생하여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즐거운 일,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겼으면 합니다.

요일별로 작은 즐거움을 쌓아나가면 짜증 나는 일도 다음 날로 끌고 가지 않고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_ 《밤의 요가》 중에


그런 날이 있다. 열심히 하려고 했던 노력이 안 좋은 결과만 부르는 날. 의욕을 한가득 가지고 했는데 의욕만큼은커녕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만 낳은 날. 그런 날이 있다. 이런 날은 그나마 낫다. 때로는 나의 의지가 아니라, 세상에 쫓기듯 빠르고 분주하게 보내는 날이 있다. 정신없이 일을 했는데도, 추가적으로 일을 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는 그란 날이 있다. 학교 공부, 회사일, 집안일 등 해야 할 일이 눈더미처럼 쌓여,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알 수 없는 그런 날 말이다. 바쁘고 열심히는 사는 건 좋은 것 같은데, 뻐근한 몸을 이끌고 이불 안에 몸을 넣고 눈을 감는데 내일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헤아리며 스르르 잠들 때 머릿속을 맴도는 씁쓸함을 느끼는 그런 밤이 있다. 머리는 잠깐 '일'에서 멀어지라고 말하지만, 내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에서 떨어지기란 쉽지 않다.


《밤의 요가》는 그런 밤에 읽기 좋은 책이다.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가볍게 날려 보내는 시간"이란 부제와 걸맞은 이 책은 '일'에 쫓기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스트레스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소개하는 책이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을 깨우는 명상. 이것이 요가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잠들기 전 이불 위에서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요가 동작은 "이런 것도 요가인가?"라는 생각을 부를 만큼 쉬운 동작이 많았다. 물론, 가끔 뻣뻣한 내 몸이 따르기 힘든 '어깨 서기' 자세 같은 동작도 있었지만. 대부분 '일'에 쫓기는 현대인에게, 따로 시간을 내서 하는 요가가 아닌 잠들기 전 몇 분 동안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책이었다. 쫓기듯 달려온 하루에 지쳐버린 자기 내면을 응시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소개한 작가의 글도 꽤 인상적인 요가 가이드북이며, 동시에 에세이 집이었다.


한편 정신적인 피로는 쓸데없는 걱정, 쉴 새 없는 생각,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데서 일어납니다. 또한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고 집에 돌아와서는 신경을 자극하는 미디어 시청으로 눈을 쉬게 할 틈이 없는 것도 정신적인 피로와 관계됩니다.
_ 《밤의 요가》 중에


몸과 마음을 돌봐야 할 때는 마음이 지쳤을 때다. 그때란 나이와는 큰 상관이 없다. 지치는 이유가 다를 뿐,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다독일 여유는 필요한 법이다. 작지만 단단하게 채워진 《밤의 요가》는 지친 사람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가 많았다. 어려서 고민이 없는 것이 아니고, 나이가 많아서 고민에 무뎌지는 것이 아니듯. 누구나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요가가 필요한 이유를 꺼내고, 가벼운 요가 동작을 소개한다. 그리고 우리 일상을 한결 여유롭게 만들 수 있는 작은 생활 습관을 소개한다.


거창한 것을 제안하지 않는다. 일에 치인 현대인에게, 요가마저 일처럼 다가가지 않도록 노력한 저자의 배려가 시작부터 전해졌다. 그저 호흡을 가다듬는 것만으로 괜찮고, 자세를 고쳐 앉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말한다. 때로는 누워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동작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내 마음의 피로를 사라지게 만들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쉬어도 피곤한 이유는,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며, 저자는 호흡, 자세, 동작 그리고 습관의 단계로 제대로 된 '쉼'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처음에는 낯설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몇 가지 실천해보았다. 굉장한 효과를 본 것은 아니지만, 심호흡만으로 나를 숨 가쁘게 만든 고민을 한결 덜어낼 수 있었다. 스트레칭 동작으로 부어있던 다리가 풀리는 듯했다.


《밤의 요가》는 요가 가이드북으로 한정하기에는 아쉬운 책이다. 요가를 말하지만, 일에 지친 나의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책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감상이나, 이야기는 덜어내고 딱 필요한 이야기만 간결하게 들어가 금방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도 감각적인 사진이 중간중간 들어 있어, 책을 읽으며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 일에 치이는 하루에 여유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해보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매일매일 하면 참 좋겠지만, 그러기란 쉽지 않다. 나는 유난히 지치는 날이 찾아올 때 쉽게 꺼내볼 수 있도록 가까이 놓아두려고 한다. 좀처럼 피로가 가시지 않을 그런 지친 날에는 《밤의 요가》를 꺼내, 호흡, 자세 그리고 요가 동작으로 내 마음을 천천히 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덥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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