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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고티에 다비드.마리 꼬드리 지음, 이경혜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18년 12월
평점 :

책 선물을 하고 싶은데, 어떤 책을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고른 책이다. 보통 내가 읽은 소설책이나 시집, 에세이를 선물하는데. 선물하고 싶은 분과 딱 맞는 책이 좀처럼 생각나지 않아, 결국 동화책 코너에 가서 한참을 고민했다. 한창 바쁜 때라,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 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를 골랐다.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는 곰과 새의 우정 혹은 사랑 이야기다. 북쪽에 사는 곰은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면 새와 이별을 해야 한다. 추운 곳에서 새가 지낼 수 없기 때문이다. 동화는 북쪽에서 홀로 겨울을 맞이한 곰이 새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봄, 여름, 가을을 함께 보냈던 새와 이별해야 하는 곰은 편지로 자신의 일상을 전하고, 새가 얼마나 그리운지 표현한다. 글과 어울리는 예쁜 일러스트는 보는 즐거움을 키울 수 있다.
곰의 애틋한 편지가 이어지다, 결국 곰은 편지를 쓰는 것으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새를 만나기 위해 떠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다. 북쪽에 있는 곰이 따뜻한 곳에서 겨울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새가 있는 곳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이 좋았다. 기다리지 않고 움직이는 곰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다. 정적이지 않고 달라지는 풍경과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좋아하는 마음과 그리움 그리고 편지. 어쩌면 아이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이야기가 매력적인 동화책이다. 게다가 이미지가 너무 예뻐서 보는 즐거움도 크다. 나 역시 좋아하고, 고마운 분께 선물로 드리기 위해 책을 골랐다. 특히 가끔 써주셨던 편지와 글에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기에, 책 속에 곰이 쓴 편지와 마음을 빌어 내가 받은 감동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는데. 잘 전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요즘 들어, 동화가 동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만큼 예쁜 책이 많다. 어린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를 읽을지 궁금하다. 아마 나보다 더 직관적으로 감정을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또 어른은 동화에 표현된 감정과 함께 삭막하고 팍팍한 일상에서 잊고 지낸 감정들을 새록새록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곰이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만나고 싶은 새를 만나기 위해 걷는 과정을 거쳐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꽤 좋은 여운이 남는다.
아직 선물을 하기 전이지만, 선물 받은 분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곰의 편지 말고, 이젠 내 편지를 쓸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