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4차산업혁명, 세계를 움직이다 - 인도, 세계로 가는 지름
권기철 외 지음 / 살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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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인도의 잠재력이 무한한 나라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인도를 떠올리면, 카레, 요가, 힌두교와 같이 전통적인 인도 이미지가 선명하다. 생각해보면, 인도의 무한한 잠재력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 조명해 보는 일에 무심하지 않았나 싶다. 오랜 시간 영국의 식민지 국가로 있으면서, 영어에 친숙하고 엄청난 인구, 지정학적으로 좋은 위치라는 점을 꼽으며 브릭스(BRICS) 국가 중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품은 나라라고 단정하며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건 아닐까? 인도가 잠재력을 넘어 "4차산업혁명, 글로벌 IT 강국"의 길에 이미 들어섰다고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까. 《인도 4차산업혁명, 세계를 움직이다》는 IT 기술과 함께 달라지고 있는 인도의 오늘과 다가올 미래를 조명한 책이다. 인도의 IT 산업의 따끈따끈한 현황을 담고 있어, 실리콘밸리에서 13시간 떨어진 인도가 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인도 4차산업혁명, 세계를 움직이다》는 총 6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원의 도시이자 인도 남부의 낙후된 도시 중 하나였던 방갈로르가 IT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분석한다. 인도의 IT 교육의 역사, 세계 IT 중심지로 급성장하고 있는 방갈로르의 현재와 그 이유를 정리한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인도 시장에 소홀했던 이유이기도 한 한계점, 인도의 IT 스타트업 현황,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도 방갈로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책을 마친다. 각 구성은 다음 장과 긴밀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간중간 최근 인도에서 있었던 이슈와 변화도 함께 다루고 있어, 인도 IT 산업 현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4명의 공동 저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잠재력 있는 국가 및 지역의 마케팅을 맡은 경험이 있는 경력자로, 특히 권기철과 유성훈은 인도에 진출하는 아시아 기업을 위한 마케팅&교육 및 콘텐츠 퍼블리싱 전문 기업 K-BIZ의 대표로  이미 축적해온 인도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이 책은 인도가 전 세계 IT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인도는 지난 몇 년간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통해 IT 기술 시장에서 재도약했다. 그 결과 전 세계 거의 모든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에 들어와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기 바쁜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인도에 가지고 있는 인식은 10년, 20년 전 인도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인도의 IT 기술은 단순히 의류, 자동차, 제조업 해외 공장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도는 자국의 우수한 IT 인재를 통해, IT 기술에 있어서 선도적인 위치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물론 아직 인도의 많은 IT 기업이 세계 일류 IT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서비스 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IT 서비스 기업은 엄청난 규모의 인재(10만 명 이상)를 이용해, 독자적이 IT 기술 개발을 도모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한 인도의 관심과 그 결과물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어내고 있다.

《인도 4차산업혁명, 세계를 움직이다》는 인도의 IT 기술 발전과 전 세계 IT 기업을 모여들게 하는 허브와 같은 인도 남부 방갈로르에 주목한다. 우리에게 낯설지만 방갈로르는 제2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IT기업이 연구 개발 거점을 마련한 곳이다. "소프트웨어, 인터넷, IT 기기 분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오라클, 어도비 시스템스, HP 등이 있으며, IT 서비스, 컨설팅 분야는 IBM, 액센추어, 캡제미니 등"이 방갈로르를 찾고 있다. 놀라운 점은 단순히 연구 개발 거점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 자국의 본사를 제외하고 최대 규모의 연구 거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IBM의 경우, 인도에 고용한 직원 규모가 10만 명 이상이며, IBM 인도 지사는 미국 본사를 제외하고 작년에 글로벌 시장에서 획득한 IBM의 특허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 수치는 본사를 제외하고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산재해 있는 IBM 연구소 중에 최고의 성과이다. 이만큼 이미 세계적인 기업은 인도 방갈로르를 잠재력 이상의 가치를 발굴해 실질적인 이윤을 얻고 있다.

신흥국에서 태어난 이노베이션이 선진국 또는 글로벌로 보급되는 사례를 말하는 '리버스 이노베이션'이라고 한다. 저자는 인도 자국 내 인프라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세계적인 기술이 된 예시도 함께 소개한다. 예를 들어 인도는 서구 사회 보다 평균 심장별 발병 나이가 10~15년 정도 빠르다. 인도는 GE 헬스케어는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가격 부담이 높아 기존의 심전도계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개발한 것이 바로 MAC 400이다. 정밀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낮은 가격과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인도 환경에 더욱 적합한 기기를 개발하였다. 그 결과 "심장병을 앓는 많은 환자들이 중병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용하기 쉬운 심전도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 제품은 인도 시장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었지만, 실용적이며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발휘되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도 보편화되었다.
 
인도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IT 강국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인도에 보이는 관심은 굉장히 미미하다. 그 이유는 인도 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낙후된 제반 환경은 기업들이 진입하기에 높은 장벽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 역시 빈곤과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실정이며 인프라 구축은 생각보다 탄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 인프라 구축을 이용해 많은 글로벌 IT 기업이 인도에 진출한 것이다. 저자는 인도가 위험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위험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지 않고 스타트업에 뛰어들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곳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인도 IT 서비스 기업은 세계의 IT 기술, 업계 트렌드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IT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술 개발과 트렌드를 이끄는 중추 국가가 되기 위한 플랜들 세우고 있다. 저자는 만약 "한국 기업과 인도 IT 기업이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가지고 관계를 맺는다면, 세계적인 솔루션을 구축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서로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도 4차산업혁명, 세계를 움직이다》의 내용이 인도에 우호적이며, 낙관적인 전망을 담고 있어 인도 시장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지기에 적합한 책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인도에 대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해소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미 4차산업혁명이란 단어에 벌써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피로감을 느끼기에 우리는 아직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우리나라가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어야 할 국가 중 하나가 '인도'임을 상기시키는 책, 《인도 4차산업혁명, 세계를 움직이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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