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심리학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김영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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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설마 당할까." "그 사람이 나를 속일까."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믿고, 쉽게 속아 넘어간다. 사기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고, 누구나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사기다. 이미 당했을지도 모르고, 언제 당할지 모르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이 담긴 책, 《속임수의 심리학》이다. 전 재산을 날리고, 사람을 잃는 것만 사기일까. 《속임수의 심리학》을 보면 나도 사기를 당할 뻔했다는 사실에 흠칫 놀란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크고 작은 사기가 넘쳐나고 있으며, 사회적 제도에 기대어 속임수를 피하기에 속임수는 나날이 새롭고 정교해지고 있다. 보이스 피싱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고, 사회적 공론화가 되어야 사기 수법이 널리 퍼져, 그 대응책이 나오니. 안일한 마음으로 있다가는 나도 속임수의 표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속임수를 피해 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나를 속이려는 마수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 

현재 검찰청 수사과장으로 재직하며 각종 형사 사건을 처리해온 25년 차 베테랑 검찰 수사관인 김영헌 씨가 파헤친 '속임수'의 비밀과 우리 삶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말한다. "속지 않으려면 생각이 아닌 객관적인 '사실'에, 주관적인 느낌이 아닌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속임수는 객관적인 사실을 보지 못하게 하며, 주관적이 생각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라고. 이렇게 정리한 문장으로만 보면, 굉장히 평범한 이야기인 듯싶지만. 사례와 함께 차근차근 읽다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합리적 판단보다 주관적 생각에 따라 쉽게 결정하고 판단을 내린다는 걸 알 수 있다. 

"사건과 사건, 현상과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습관, 좁게 보고 구체적으로 따지는 습관을 기른다면 이야기의 진위 여부를 쉽게 가려낼 수 있다." _ 《속임수의 심리학》 182쪽

과연 우리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가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저자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집어낸다. 속임수에 걸려들지 않도록 말이다. 사기의 첫 번째 심리는 사람의 욕심과 관련되어 있다. 쉽게 많이 돈을 벌고 싶은 마음,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마음, 공짜를 기대하는 마음, 나에게만 행운이 반복해서 올 것이라는 믿음이 사기로 가는 지름길이다. "욕심에 눈이 어두워 사기꾼의 미끼에 반응을 보이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지만, 내 마음이 욕심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큰 대가를 지불하고 교훈을 얻는다. 저자는 끊임없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실제 사례를 통해 사기의 마수에 걸리지 않도록 마음을 지키는 법을 알려준다. "왜 나에게 이 행운이 올까?"라는 당연한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 답을 내릴 수 없다면 그건 속임수다. 
 
욕심만큼이나 사람을 잘 속게 만드는 두 번째 사기의 심리는 불안이다. "사람은 불안할 때 출처가 불분명하고 그럴싸한 이야기에 쉽게 귀를 기울인다."  또 불안은 "다른 사람을 쉽게 조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불안은 다른 사람들 말에 이리저리 자신의 마음을 옮기게 만든다. 예를 들어 미신이지만, 뜻이 안 좋거나 화를 부르는 이름이라는 이야기에 개명을 하거나,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라는 이야기에 투자를 하는 등의 일은 결국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속임수다. 누구 하나 믿기 힘들고 불안한 감정이 사회 전체에 감돌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조차 강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기꾼은 접근한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 만큼 자신의 말에 쉽게 속을 거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속임수에 당하지 않으려면 쉽게 불안해하지도,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도 말아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마음이다.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도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뭘 했는지,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에 둔감해야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욕심을 없애야 한다. 욕심이 많아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기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_ 《속임수의 심리학》 174-175

하지만 이런 자세를 갖추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말한다. "결정을 미루라고." 조바심에 져서 당장 무언가를 하기보다, 결정 자체를 미루는 것이 좋다고 말이다. 빨리 결정하도록 마음을 부추기더라도, 조바심 내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저자 말처럼, "건강상의 문제가 아니고서야 일상에서 급하게 결정해야 할 상황은 거의 없으며, 안정된 상태에서 결정해야 실수가 더 적기 때문"이다. 빨리 입금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조바심을 내서 입금하지 말고 결정을 미루고, 황급하게 투자해야 할 상황에서도 한숨 돌리는 여유가 결국 속임수의 마수를 빗겨나가게 만드는 작은 팁이다.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면 속임수를 의심해보고, 한숨 돌리듯 여유 있게 결정을 미룰 때 우리는 속지 않을 수 있다. 

거짓말은 참말에 비해 죄책감, 발각에 대한 두려움, 속이는 즐거움을 낳는다고 설명했다. 상대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죄책감과 발각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두 가지 감정을 증폭시켜야 한다. _ 《속임수의 심리학》 282


 

《속임수의 심리학》에서 저자는 당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속이는 사람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얻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 속임수를 피하는 법에서 점점 속임수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피해 가는 방법까지 읽고 나면 "어떤 속임수가 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 마음조차 경계할 것을 저자는 말한다. 덧붙여, 이 책을 이제 막 성인이 된 대학생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대학에 갓 입학하면 만나는 이상한 종교 단체의 사람을 피해 가도록, 학교의 이름을 내걸며 반 강매하는 어학 강의나 컴퓨터 자격증 프로그램 수강 전단지에 현혹되지 않도록 말이다. 가족과 부모님의 울타리 속에서 지킴을 받는데 익숙해 나를 지키는 법이 서투른 사람들이 꼭  《속임수의 심리학》을 읽었으면 좋겠다. 완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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