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순간의 힘 - 평범한 순간을 결정적 기회로 바꾸는 경험 설계의 기술
칩 히스.댄 히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평점 :
![](http://blog.bandinlunis.com/bandi_blog/UPLOAD/user/g/p/gps5059/tmp/image_7910026721531916773389.jpg)
살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30세 이전에 밀집되어 있다는 말, 동의하고 싶지 않지만 나중에 동의를 할 것 같은 불안함이 스친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다 보면, 새로움은 점점 줄어들고 내가 강렬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말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유치원 때보다 초등학생 때. 초등학생 때보다 중학생 때. 중학생 때보다 고등학생 때. 그리고 그 모든 때보다 대학생 때 난
더 즐거웠고, 행복했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더 많았다. 20살 이후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증가한 다채로운 경험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범한 순간을 좀 더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 마음가짐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모든 순간을 특별하게 바꾸지 않았지만, 작은 변화로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꾸도록 '나'를 '주변'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이 주제를 확인했을 때 대학에서 만난 소중한 은사님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잖니?'라는 말과 함께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을 소개해주신 교수님은
경험과 순간을 더 인상적이게 남기는 전략을 참 많이 알고 계신 분이었다. 그 교수님의 들려주신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순간의 힘>을
읽었다.
결정적인 순간은 정말 '우연히' 발생하는
것일까?
<순간의 힘>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히스 형제들이 내린 결과물이다. 그 답의 시작은
"결정적 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으며, 충분히 그 순간은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 설계의 힘은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더 강렬한 인상을, 회사에서 능률을 북돋울 수 있으며,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안겨 줄 수 있는
전략으로도 부족함이 없다고 말한다. 처음 경험을 설계한다는 이야기에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저자가 말했듯, 경험이란 '운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스 형제는 막연하게, 경험과 기억을 '운'의 영역에 남겨두지 않았다. 두 사람은 결정적 순간들을 분석하여 공통적인
특징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 분석을 통해서 비슷한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하게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밝혀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이 요소들을
활용하여 스스로 경험을 특별하게 바꿀 수 있는 창조적 방법을 알려준다. '삶이란 우리가 경험하는 매 순간으로 구성되고, 결정적 순간은 그중 가장
오래 살아남아 기억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신의 삶에 더욱 많은 결정적 순간을 만들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라고 저자들은 자신감 있게 말한다.
그 자신감은 <순간의 힘>이란 책이란 책과 함께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당신이 평범한 것 이상의 무언가를
만드는 데 성공했는지를 판단하는 가장 단순한 기준은 사람들이 사진기를 꺼내고 싶어 하느냐이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면 그것은 특별한 순간이다.
우리의 본능은 특별한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이것이 바로 고양의 순간이다.
_<순간의 힘>, 79쪽
히스
형제가 경험 설계를 말하기 전에 강조하는 바는 "우리 삶과 일은 투자가 필요한 순간"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투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때도 있지만, 작은 노력을 통해 삶을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만족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순간, 고양. 불현듯 진실을 깨닫는 순간, 통찰. 내가 나이길 잘했다고 믿는 순간, 긍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순간,
교감. 4가지 경험 설계법을 통해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평범한 일상 중에 우리는 감정적으로 고조되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어 일 년에 한번 돌아오는
생일이라든가, 평생에 한번(혹은 몇 차례 더)하는 결혼과 같은 일이 있다. 이런 일을 창조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 역시 고양의 순간을
설계하는 건 쉽지 않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감각적으로 매력"을 늘리고, "위험 보상"이 있으며, 예상할 수 있는 "각본을 깨뜨릴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중에 사람들이 예상할 법한 흐름에서 벗어나라는 "각본 깨트리기"는 시도해보면 좋은 전략이다. 물론 그 깨트리는 정도를
설계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성공적이었을 때 오랫동안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이 작전을 사용하곤 했는데, 대개의
경우 너무 큰 모험으로 치달아,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나 자신을 알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은
평생이 걸리는 과정이다.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이해하기 전에 나이가 차고 집과 직장과 반려자를 얻는다. 우리는 왜 지금처럼
행동하고 반응하는가? 우리는 어떤 것들을 보지 못하고 간과하는가? 우리는 왜 특정 부류의 친구나 연인에게 매력을
느끼는가?
자기이해는 원체 더딘 과정이다.
_ <순간의 힘>, 137쪽
두
번째 통찰은 내가 책을 읽으며 마주하는 순간으로, 가장 친숙한 순간이다. 무언가를 깨닫고 그 깨달음을 통해서 변화를 얻는 것이다. 통찰은
개인마다 깨달음과 받아들이는 임계치 정도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깨달음을 받아들이는 임계치가 낮은 사람은 작은 일에도 깨달음을
쉽게 얻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깨달음을 얻는 계기가 적다고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개개인의 차이에 주목하기 보다, 개개인이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려고 하는가에 주목한다. 자기 스스로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고, 보다 다양한 상황 속에 자신을 노출할 때 통찰의 순간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비슷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문과였던 내가 최근 과학 쪽 서적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연습은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우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불안감을 잠재워준다. 선한 의도도 연습 부족일 때에는 좌절하는 법이다. _ <순간의 힘>,
214쪽
세
번째 순간은 긍지다. 열심히 노력하여 거둔 성과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순간이다. 예를 들어 졸업할 때 대표로 상을 받는 경험은 잊을 수 없는
강렬함을 안겨준다. 긍지에 대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 '타인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건 스스로에게 긍지를 불어넣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와 더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말을 제대로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 빈도와 진심을 담는 것 자체가 부족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칭찬할 때 데 인색한 면이 많다. 까다로운
기준을 들이미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기준에 충족하여 하는 칭찬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칭찬을 했을 때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어떤 기준을 이룬 성취에 대해 칭찬을 받은 말도 기억에 오래 남지만, 넌지시 내가 한 일을 칭찬해주는 사람들의 말이 기억에
오래 남았던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 긍지의 순간을 만들고 싶다면, 저자는 자신이 달성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마다 작은 '결승점'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목표를 향해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는 '용기'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당신의 문제는
무엇입니까?' 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법을 배워야 한다. _ <순간의 힘>,
262쪽
마지막은 교감이다.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순간,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았을 때,
공감 받았던 순간을 우리는 기억한다. 예를 들어 매우 힘들었을 때, 누군가 "많이 힘들지."라는 말은 그 의도보다 더 크게 개인의 마음에 강렬한
순간으로 남기 마련이다. 다른 방법에 비해 교감은 관계와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교감을 잘 할 수 있는 전략을 다룬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교감이 얼마나 중요하며, 이를 방법으로 사용했을 때 어떤 변화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고통을 함께 감내했을 때
공통의 의미를 부여했을 때 친밀감은 높아진다. 그 친밀감은 깊은 관계를 부르고 그렇게 맺은 사람들은 결정적인 순간을 함께 만들게 된다.
<순간의 힘>은 제목처럼 순간을 힘 있게 만드는 방법을 말하는 책이었다. 일상의 소소함과
평온함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그 일상 속에 강렬한 순간을 맞이하고 싶은 감정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그 강렬한 순간을 기획하고 싶어 한다. 그
순간을 기획하는 건 바람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순간의 힘>은 말한다. 전제 조건은 이것뿐이다. 당신이 그 순간을 기획할
마음의 준비와 충분한 방법을 아는 것. 그리고 방법은 자신이 알려줄 테니, 독자들은 마음만 먹으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