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 중국은 싱가포르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미래를 만드는가
임계순 지음 / 김영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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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계를 읽는 방법, 중국의 전략을 이해하기에 답이 있다.

 

'중국이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창구'가 되어 세계 첨단과학기술 도시로 발전한 쑤저우공업단지, 환경, 지질, 기후, 인문 등의 요소를 결합하여 경제, 사회, 환경의 지속발전이 가능한 텐진생테도시, 세계의 첨단 기술의 창업도시, 혁신도시, 생태도시를 건설하여 지식기반경제발전의 동력이 될 광저우지식도시가 중국에 미칠 영향은 중국의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가치관 등의 변화에 한몫을 단단히 할 것임에 분명하다. _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249쪽

 

G2 시대가 열린 지 한참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G1으로 우뚝 설 날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을 내놓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중국이 떠오르는 시장이란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새롭지 않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일본어보다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많았고, 어문계열 학과에서 가장 높은 입결 성적을 가진 학과는 '중국어과'였다. 왜 그런지 의문을 던지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중국의 부상은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당면한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요한 건 중국은 어떤 나라인지 알아보는 건 당연하다. 중국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중국의 지금은 머지않아 과거가 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중국은 변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지금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젠, 중국의 미래를 읽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은 1978년 개혁 개방 정책을 선택했다. 그 이후로 40년 동안 중국은 국가의 빗장을 열기 시작했다. 국가자본주의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제정책과 정치 방침에 따라 자신만의 경제발전을 이루어나갔다. 중국의 개혁 개방은 여러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저자는 중국의 도시에 집중했다. 도시는 한 국가가 자신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단위다. 중국은 개혁 개방 이후 빠른 속도로 도시화를 추진한다. 1979년에 18%였는데, 2014년에는 52.6%로 증가했다. 그 증가 속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증가 속도와 함께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생각해야 한다. 도시화의 진행속도는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속도는 더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의 도시는 급격히 늘어났지만, 빠른 속도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다. 중국의 많은 도시들은 눈앞의 미래만을 바라보고 계발했다. "중국은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공업구조, 막대한 인구, 그리고 불균형한 지역 발전으로 인하여 도시화 추진과 경제발전, 구조조정,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 등의 문제들이 순조롭게 해결되지 못했다. 많은 개발구는 도시 기능에 부합하지 않아 '잠자는 도시'기 되거나 산업만을 위한 도시"가 되었다. 몇몇 뼈아픈 실패는 중국의 도시화 정책에 변화를 불어왔다. 좋다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을 그저 따라 하기 급급했던 중국의 정책이 달라졌다. "중국만의 특징, 경험, 교훈을 염두에 두고 미래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중국에 적합한 새로운 도시화 모델"을 세운다. 그리고 그 모델이 된 국가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의 이러한 변화와 발전은 거대 중국뿐만 아니라 서구 일부 국가들도 배우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싱가포르의 변화와 발전의 실체는 무엇이고, 이 나라를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일까?

'중국이 싱가포르에서 무엇을 배우려 하는가? 중국이 싱가포르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 결과 중국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막대한 영향력이 있는 중국의 변화를 연구하여야 우리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_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253쪽

 

중국은 많은 나라들 가운데, 자신의 미래 모델로 '싱가포르'를 선택했다. 싱가포르에서 눈앞에 보이는 도시의 구조뿐만 아니라, 그 도시가 운영되는 시스템까지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 자신만이 최고라는 중국 중심주의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일까? 중국의 선택인 싱가포르를 파헤친 <중국의 모델, 싱가포르 모델>은 “이제 중국과 중국인은 우리가 과거에 알고 있던 중국과 중국인이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의 위협을 극복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25%에 이른다. 중국의 변화는 위협일 수 있지만 동시에 기회다. 위기 속에 기회는 포진하고 있으며,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건 준비된 사람뿐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와 우리나라가 일대일로 경쟁한다고 생각한다면 승산은 별로 없을 지도 모른다. 지금의 중국이 아닌 앞으로의 중국을 바라볼 때 기회가 생긴다. 중국 내에 싱가포르같이 생활수준, 치안, 문화 수준이 뛰어난 도시가 여러 개 생긴다고 생각하면 아찔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를 또 다른 기회의 무대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은 중국의 변화를 굉장히 밀도 있게 제시했다. 그들의 목표점이 어디인지 분명히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중국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지속하며 쌓은 식견을 토대로 중국의 미래를 통찰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국가의 변화와 중국 내 도시가 체질부터 바뀌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이것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즉시하고, 그 너머에 우리에게 올 수 있는 기회가 무엇인지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중국 내에 불고 있는 싱가포르 바람을 설명한다. 지금 중국에서 포착할 수 있는 현실을 잡아낸다. 국가 단위의 맥락인 정치지도자나 국가 정책 기조와 행정적인 부분까지 중국의 지도층과 행동하는 행정가들까지, 중국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현황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과 행정가들이 싱가포르를 선택했고 이들의 선택은 여러 참고할 나라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롤모델로 삼고 있는 유형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지점이다. 둘째, 시진핑 시대에 중국 도시들이 추구하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업도시, 생태도시, 지식도시라는 타이틀로 나누어 쑤저우, 텐진, 광저우를 설명한다. 모든 도시들은 저마다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변화를 시작했다. 도시 하나하나는 기획되어 있었지만 그 기획이 실제화되는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강압적인 방식이 아님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부분은 광저우 지식도시의 경우 싱가포르와 함께 추진한 도시 계획으로 미래의 지식기반 사회에 도시가 어떤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다양한 영역에서 분석을 하여 그 세부 분석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저자께서 후속작을 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톈진 생태도시에 대한 부분은 21세기 도시 정책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개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톈진은 도시라는 그 공간을 활용하는 시민들에게는 낯선 곳으로 인식되었다고 알고 있다. 도시가 겪은 어려움이나 한계에 대한 내용이 부족한 것 역시 아쉬움이 남았다.

 

세 번째부터는 본격적으로 싱가포르에 대한 논의가 나온다. 아직 중국에는 싱가포르처럼 완벽하게 관리되어 있는 도시를 찾기 어렵다. 되어가는 과정 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중국은 싱가포르 형 도시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우리나라가 도시를 만드는 속도와 다르다. 언젠가 중국이 싱가포르를 따라잡을 수 있지만, 중국의 미래를 싱가포르로 바라보았고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저자의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저자의 시선은 엄중한 도덕적 시선보다 실용성과 현실성에 더 무게를 둔다. 예를 들어 리콴유를 두고 싱가포르를 말할 수 없지만, 리콴유의 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다. 저자의 리콴유의 해석은 그가 도시국가를 이룩할 때 국제 사회에서 어떤 맥락에 있었고, 강력한 지도자로 싱가포르를 이끌 수밖에 없었던 맥락을 말한 뒤 그의 지도자로써 리더십에 대해 논한다. 그의 분석에 있어서 아쉬운 지점이 있으나 중국의 시각을 견지하여 바라본다면, 적합한 분석이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네 번째 장을 통해 싱가포르라는 국민성을 가지는 과정에 대한 분석도 빠트리지 않는다. 리관유라는 지도자가 있었지만 그 지도자의 결정에 따르기 이전에 영국과 말레이시아 지배하 있었던 맥락에 대한 설명은 싱가포르에 대해 잘 몰랐던 나에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었다. 끝으로 싱가포르 모델의 가능성에 대한 분석은 이 책에서 가장 핵심부분이자 앞에서 중국과 싱가포르를 분석한 것에 대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종합적으로 싱가포르 정책에 대한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난양공대를 비롯한 인재 양상에 대한 부분은, <2031 카이스트 미래보고서>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중국에 대한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은 중국과 싱가포르의 현재 사회를 폭넓게 분석하고 있는 책으로 중국을 도시 단위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데 의미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의 가치는 현존하는 롤모델과 이를 모방하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지적 이해를 끌어낸다. 중국에 대해 행정적인 측면에서 넓은 이해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거대한 중국이 아닌 중국 내 도시 발전을 통해 무엇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식견은 오랜 세월 중국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현황을 절묘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다만, 책의 상당 부분이 사실 정보가 주를 이루어 이를 통해 중국과 싱가포르에 대한  이해에는 좋으나, 한 단계 더 깊이 있는 분석지점이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 아쉬움을 저자께서 후속작으로  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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