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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 - 정답 없는 문제조차 정답을 제시해야 하는 당신을 위한
조셉 L. 바다라코 지음, 최지영 옮김 / 김영사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모든 일이 흑과 백. 나쁜 일과 좋은 일. 그른 일과 옳은 일로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모든 일을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어떤 조직, 팀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더더욱 구별이 어렵다.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의 저자 조셉 바다라코는 ‘흑과 백,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불확실한 문제’를 가리켜 회색 지대 문제라고
지칭하였다. 그리고 이 문제를 “조직 관리자에게 업무상 최대의 난제”라고 말하며, 이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업무 능력 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자신을 시험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왜 회색 지대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울까? 한눈에 그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문제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해결방안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재로 섬유 공장이 다 타버린 공장주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자신의 상사의 지인인 사원이 업무 성과가 매우 부족할 때 중간 관리자로써 인사고과를 어떻게 주어야 할까. 직관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이런 문제들은 보통 다양한 이해관계와 주변 상황과 얽혀 있다. 한 가지 판단 기준 만을 가지고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저자는
이 점에 주목했다.
다양한 층위의 다른 상황과 얽혀 있는 회색 지대 문제
그러므로 저자는 그 해결
방안으로 하나의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프로세스가 있다는 것은 문제에 얽힌 다양한 층위를 분석한다는 의미이며, 분석을
통해 가장 적합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책 제목이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의 5가지 방법은 5단계라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물론 직관적인 판단보다 늦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과를 두고 보면 이 과정이 결코 느린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저자는 즉각적으로
판단을 내리기보다 천천히 해결할 것을 권한다.
회색 지대 문제는 왜
프로세스를 필요로 할까?
저자는 프로세스를 따라야 하는 두 가지 이유를
말한다. 첫째는 우리는 회색 지대 문제를 직관적으로 해결할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저자는 다양한 연구, 설문 자료를 통해 “우리는 문제를
정면 돌파하고자 하지만 자신의 지식이나 판단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입증한다. 즉, 주관적 판단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판단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확률이 높다. “회색 지대 문제는 한 명의 개인의 뛰어난 영감을 발휘해서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회색 지대 문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결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결해야 하고 그 과정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인의 도덕성보다 프로세스의 도덕성이 최고의 도덕성이라고 평가하는 알렉산더 빅켈의 말처럼,
프로세스는 개인의 비합리적인 결정을 막아주기 때문에 필요하다.
저자는 회색 지대 문제를
해결을 위한 다섯 단계를 다섯 가지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소개한다. 질문을 통해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보고, 이를 통해 실수나 실패를 할
가능성을 줄여준다.
“최종 결과는
무엇인가?”
“나의 핵심 의무는 무엇인가?”
“현실 세계에서 실효성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내가
감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고위 관리자, 중간관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리자들이 실무에서 겪을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의 설명을 따라가면 “복잡한 난제와 만났을 때 최종 결과, 기본 의무, 현실 세계, 공동체 가치 및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중심으로 결정”을 할 수 있는 명징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저자가 제시한 다섯 가지 프로세스 가운데 몇몇 질문은 회색 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결정 외에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에 두고 있어도 좋은 요소들이 많다. "나의 핵심 의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인간이라는 존재 의미와 닿아 있다.
인본주의적 주제와 닿아 있는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기본 의무가 존재한다. 칸트의 "내 마음을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별이 빛나는 내 머리 위의 하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 안의 도덕률이다."라는 말속의 도덕률.
기본적 기본 의무를 기억하는 것은 개인이 자신의 삶을 살아갈 때 마음에 두어야 할 메시지다. 실제로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인간의 의무가 우리의
삶과 조직의 모습을 형성하고 우리 사고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만, 이를 마음에 두는 것은 어렵다. 인간의 기본 의무를 다하지 않는, 저버리고자
하는 유혹한다면, 저자는 자신의 입장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바라보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그 시선 속에서 가장 싫은 것이 무엇인지 보고
다른 관점을 수용할 것을 권한다.
"사회나 조직에서 자신의 지위 덕분에
인간의 기본 의무에서 면제된다고 생각하지 말라. 자신의 이해관계, 경험, 판단, 세상을 보는 관점에 매몰되지 말라.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자기 본위의 감옥에서 탈출하라. 자신이 직접 당하는 당사자가 된다면 기분이 어떻지, 그 상황에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할지를 스스로,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열심히 상상해보라."
뻔하지만 생각의 환기로 한숨 돌릴
여유를 가질 때, 하내 안의 도덕률을 들여다볼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 당연해 보이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안에 의사 결정을 할 때 고려
사안 중 두 번째 단계로 저자가 이를 넣어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처음에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을 때, 실용 서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의사결정 솔루션을 제안하는 실용 서적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회색 지대 문제라는 옳은 것과 옳은 것이 충돌하는 사안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고대 철학자, 근대 철학자 그리고 현대의 사회 심리학 연구 결과 때때로 소설 속 인물들까지 모두 등장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을
알려준다. 그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이 과학적 방법 외에 철학적 깊이를 더한 책으로, 읽다 보면 다섯 단계의 생각의 층위가 쌓이는 걸 느낄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운명을 강에 비유했다. 삶과 일은 상대적으로 고요하고 긴 물결과 같지만 때로는 무섭고 위험한 소용돌이를 만난다." 그때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독서이고, 책이
표면적으로 제시한 것 이상을 담고 있는 책을 양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옳은 것과 옳은 것을 두고 고민하는 문제 외에 내 삶에서 어떤 것을
결정을 해야 하는지, 내가 어떤 삶을 사는 것이 바람직 한지에 대한 통찰까지 담고 있는 책이다.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관점은
지름길을 택하여 여의치 않으면 가장 가까운 출구를 대충 찾기보다",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과 함께 확실한 지름길을 걸어가길
추천한다.
행운은 용감한 자의 편이다.
-마키아벨리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을 읽기로 마음먹는다면, 행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