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큰 벚꽃나무가 한 그루 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추운 겨울 나무가지가 앙상했었는데 어제 문득 늦은 퇴근길에 고개를 들어보니 하얗게 함박꽃들이 한창이었다.
희미한 밤길 함박꽃들로 길을 밝히는 그 꽃그늘 아래에서 가만히 가만히 향기를 맡으며 눈을 감고 온 몸으로 봄을 채웠다 
***
날씨가 너무 추워서 꽃들이 피지 못할까봐 내심 걱정했었는데
어김없이 약속을 지키는 만물의 움직임..
감사하는 마음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감을밖에 

               정지용 - 호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위를 씻는다

                               - 장석남 -

꽃밭 속에 넣은 바위, 보다가
호스를 대고 바위를 씻는다

씻으면 바위에서 무엇인가
나올 듯하지만 그저
바위야, 바위만 나와

흙도 다 씻기고 벌레집 다 허물어져도
그저 바위야
그래도 계속 물 뿌려 씻는다

좋아 좋아 좋아 좋아 하며 웃는
안에 무엇이 있는가봐
손바닥으로 착착 두드리며
바위를 씻는다

* 정신을 집중해보려 시집을 한 권 냅다 집어들고 출근을 한다
장석남...얼마전에 구입한 '빰에 서쪽을 빛내다' 을 만난다.
크나큰 품은 아닐지라도 일상의 소소하고 다정한 품을 지닌 오빠같
은 시인이라는 느낌이 드는 분이다..
아이들 장난감 기차같이 지하철은 지상으로 막 미끌어져 나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랑이 끝날 때

                   -프란시스 윌리암 버어딜론-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졌지만
낮은 하나뿐
하지만 밝은 세상의 빛은 사라진다
저무는 태앙과 함께

마음은 천 개의 눈을 가졌지만
가슴은 하나뿐
하지만 한평생의 빛은 사라진다
사랑이 끝날 때에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
 잠시 눈을 감고
 노을처럼 번지는 지나간 겨울의 기억들을
 애써 형태를 맞춰보려 하지만..
 ..햇살이 따뜻하다
 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