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큰 벚꽃나무가 한 그루 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추운 겨울 나무가지가 앙상했었는데 어제 문득 늦은 퇴근길에 고개를 들어보니 하얗게 함박꽃들이 한창이었다.
희미한 밤길 함박꽃들로 길을 밝히는 그 꽃그늘 아래에서 가만히 가만히 향기를 맡으며 눈을 감고 온 몸으로 봄을 채웠다 
***
날씨가 너무 추워서 꽃들이 피지 못할까봐 내심 걱정했었는데
어김없이 약속을 지키는 만물의 움직임..
감사하는 마음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감을밖에 

               정지용 -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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