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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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가 위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사건을 꿰뚫는 것은 정말 감탄스럽다. 이 책은 그의 작품답게 한 차례 이상의 핵폭풍을 가져왔다. 태권도에 대한 철학자의 비판과 전망제시라는 화두를 가지고 책을 집필했다.

그의 태권도에 대한 약간의 경험이 범벅이 되면서 그의 주장은 묘하게도 흥미를 끌게 된다. 반론자들의 펼치는 것도 그의 이 개인적이 소박한(?)경험이 논문에 들어가 있어서 문제가 된다는 것이지만...

그러나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태권도에 대한 그의 엄청난 자료 수집 능력과 앞 뒤 짜 맞추는 능력은 아마 태권도 계의 누구보다 더 뛰어나지 싶다. 그의 무술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성찰속에서 태권도는 산산히 부서져 내린다.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전파되어 나온 것을 跆拳道의 어휘형성에 대한 추론으로 부터 태권도를 만들어 낸 사람의 주변 환경까지 찬찬히 분석해 내려가면서 전통무술이란 개념적 허구를 부셔버리는 것은 정말 통쾌했다.

더불어 다시 벽돌을 직접 쌓아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의 논지를 요약하면 과거 태권도는 일본의 가라데의 영향을 받아 세워졌다. 거기서부터 탈피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였고 그 결과 태권도는 세계 각지에서 한국 외교관보다 더 큰 외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태권도의 방향은 실전과 품세의 변증법에 의해서 재구성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최근 격투기계의 모습은 실전이란 이름아래 많이 바뀌고 있다. 가라데도 과거 끊어치기에서 이제 풀 컨택으로 바뀌고 있고, 타 무술과의 겨룸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우리 태권도가 가끔 k-1과 같은 타격형 격투기 대회에서 참가하지만 참패하는 것을 볼 때 가슴이 매우 아프지만 그래도 언젠가 우승할 날을 기대하고 싶다. 더불어 품세에 있어서도 개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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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아니스트에게 보내는 편지
장 파시나 지음, 황혜전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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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아마추어 수준도 안 된다. 정통적으로 어디서 사사받은 적도 없고, 동네에서 배운 실력으로 아직도 골방에서 신나게 피아노를 때리고 있다. 실력은 좀 그렇지만 피아노 서적은 그래도 조금 보는 편이다. 이번에 읽은 이 젊은 피아니스트에게 보내느 편지는 정말 쇼크 그 자체였다.

대학 때 읽은 음악교육이란 책이 강한 영감을 주었다면, 이 책은 그 방향을 일러주는 것이다. 피아노 칠 때 생각하지 않던 것들을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 덕분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좌절하곤 했다. 도대체 아는 것이 없어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걱정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덕분에 143쪽이라는 분량은 어느 책보다도 두껍게 느껴졌다.

책의 저자 장 파시나는 정말 훌륭한 교수다. 학생에 대한 판단력은 허준이 말하는 心醫의 경지에 올라와 있고, 그에 대한 대처도 자못 감탄스럽다. 학생이 가진 잠재능력을 120퍼센트 끌어올리면서 그들의 개성을 살리는 거의 피아니스트 양성의 천재다.

동구권에서 정통 쇼팽과 리스트 계보에 의해 사사받아서 그런 능력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끝없이 의문하고 자구하는 노력이 그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별거아닌 스타카토, 레가토, 쉼표, 음의 길이와 같은 기초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컨트롤을 익혀 야구로 치면 130km 정도지만 완벽한 제구력을 구사하는 투수에 비견될 수 있는 피아니스트를 양성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고 악보를 봤다. 머리로는 수많은 생각이 오가지만, 일단 건반을 누르기 시작하면 이미 장 파시나 교수님이 알려준 것을 반 이상 잊어버린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계속 되는한 하나씩 실천해 보고 싶은 것- 바로 이 책에 다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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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암행어사 7
윤인완 글,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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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판 암행어사를 처음 접한 것은 신문에서 였다. 일본에서 인기가 있어서, 어쩌구 저쩌구하는 내용이였다. 양경일이야, 워낙 문제 작가로 그의 작품상의 스토리 전개의 느림은 가히 경이이다.이런 상황에서 또 신간을 냈나? 싶어서 만화가게로 달려갔다. 문슈란 주인공의 이름,1권에서 이렇게 나오고 그 후에는 문수로 나온다. 멸망해버린 쥬신의 대장군이라고 나오는데, 캐릭터의 스타일을 내 머릿 속에 들어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추론하면, 겉모양은 일본 애니메이션인 '카우보이비밥'의 주인공과 비슷하다. 깡말랐지만 몸 놀림은 좋은 것이나, 총을 잘 쓴다거나 하는 것은 아! 비밥이랑 비슷하다. 그러나 다르다. 비밥의 모습은 약간 쿨하면서 다소 밝은 모습이 강한, 루팡3세의 모습에 가깝 다면, 이 문슈의 모습은 브랜던 리가 나온 '크로우'의 주인공 모습처럼 괴기스럽다. 산도라고 일컬어지는 그의 호위무사는 여자다. 암행어사의 보디 가드라고 나오는 문수의 산도는 천랑열전의 여주인공 스타일로 바비인형이 칼을 잘 놀리는 느낌이다.

기타 문수가 악을 멸할 때 쓰는 마패는 팬텀솔져를 불러오는 데 이들의 얼굴이 가히 한국적이다. 안동 하회탈을 연상시키고, 다른 암행어사의 팬텀솔져는 각시탈을 그린 것 같으니... 무지하게 한국적인 것을 찾아 골라서 쓰고 있다. 적의 이름도 가히 놀랍다. 원효, 아지태(궁예의 부하였던..그) 원술등등, 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다 변해버렸다. 이름만 빌려준 셈이다. 별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작가의 자유겠지. 예전에 진짜 사나이의 박산하씨가 썼던 방법은 좀 웃겼지만. 이번에 쓰는 방법은 전혀....다른 효과를 내고 있다. 마치 영웅문을 원작으로 한 왕가위감독의 '동사서독'같다고 해야하나 스토리 전개도 현재까지는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적을 응징할 때도 간단하게 처리한다. 베르세르크처럼 무지막지하지도 않고, 헌터x헌터처럼, 웃기게 섬뜩하지도 않다. 백화처럼 빠르게 후딱 해치워버리고 있다. 작가가 노선을 바꿀지 어쩔 지 몰라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빌려서 보건 사서 보건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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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18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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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도인을 좋아한다. 진실한 무도인을 걷는 사람은 정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시까와 에이지상이 지은 미야모도 무사시도 그냥 사버렸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책을 읽고 느낀 흥분감은 머리속에 잔상이 남아 오래 기억남았었다. 내 피를 타고 도는 그 짜릿함...

어느 날 서점에서 슬램덩크를 보고, 난 이 짜릿함을 다시 느끼는 것 같았다. 배가본드를 보기전의 준비운동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배가본드를 봤다. 경천동지였다. 하늘도 놀라고 땅도 놀랐다. 이런 만화책이 있었단 말인가? 완벽한 인물묘사와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호홉은 책보다는 박진감이 넘쳐났다. 소설이 연인이 편지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에 비유를 한다면 만화책은 연인이 옆에 그냥 같이 있어주는 것과 같았다.

말로 못하는 그런 땀방울이 손에 배어났고, 만화 책을 놀 수 없었다. 그동안 만화가들은 나를 교묘한 트릭- 스토리라인의 궁금성을 유발하여 나를 이끌어들였다. 그러나 이노우에상은 필력 하나만으로도 나를 압박한다. 미야모도 무사시의 스토리 라인을 다 알고 있었지만 이 단행본이 한 권 한 권 나올 때의 설레임은 언제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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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용 신짱 36
요시토 우수이 지음, 하주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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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는 못말려의 일본 이름 크레용 신짱이다. 짱구 시리즈가 처음 나올 때는 황당해서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미용실에서 끝까지 의자에다 본드 붙이고 다봤다.

리바이벌된 라이센스 버젼은 별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설정이 일본식으로 바뀌어서 생소하다는 것이다. 예전에 캡틴 날개가 캡틴 츠바사로 바뀔 때의 이질감과 같다. 한날개를 쯔바사로 읽어야 하니. 그런 일본식 표기만 익숙해지면 즐기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

다만 무지하게 지속되는 만화책의 분량은 가끔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곤 한다.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가 되어야지 이런 만화는 재미가 반감되고 만다. 아이들에게도 부담없이 보여줄 수 있지만 그의 인성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한다. 칼라풀한 표지가 돋보인다. 그러나 종이질은 예전 버젼이 더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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