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내용들이 하나의 영화같이 쭉 상상되는 재미!

치우천왕기 1 - 형제
이우혁 지음 / 들녘 / 2003년 7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소설도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처럼 영화화 된다면...'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1권부터 5권까지 읽는 동안 지루할 새를 주지 않는 긴박한 즐거움.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꼭 영화 한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단지 영화보다 좋은 점이 있다면 내 맘대로 상상할수 있다는점. 주인공인 치우천과 치우비를 나만의 이상형으로 설정해 재미를 더하고 주위를 내가 원하는 배경으로 설정하기도 하며 .. 뭐 사실 이건 내용의 재미외에 모든 소설의 독특한 재미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판타지 소설도 아닌, 그렇다고 딱딱한 역사 기술서도 아닌 이 '치우천왕기'는 한번 잡으면 끝까지 꼭 읽어야 속이 시원한 그런 책이였다.

내 청소년기의 열망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책.

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지난 여름 신문의 추천도서면에 올랐던 책이다. 그 신문을 보고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았는데 제목을 보자마자 왠지 끌렸다. 그래서 서점에 가 상,하 두권을 모두 산 뒤에 읽어내려갔다.

솔직히 일본소설은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내가 읽었던 일본소설은 거의 간결하고 단순한 문체에 내용도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다 비슷한, 좋게 말하면 시간 날때마다 틈틈히 읽으면 좋은.. 나쁘게 말하면 조금 지루하고 다 거기서 거기인 그런 책들이었다. 하지만 그건 내 좁은 독서 식견에서 나온 선입견이었다.

'해변의 카프카'는 나도 모르게 책속 내용에 빠져들어가게 하는 신비함이 있다. 내용이 재미있어서 이던지, 아니면 내가 그 책속 주인공의 삶을 동경해서인지. 나는 주인공과 너무 다른 삶을 산다. 현실 안주에 급급하며 변화를 죽어도 꺼려하는, 사람들이 안된다고 못박아 놓은 편견에서 벗어나기를 너무나도 싫어하는.

주인공은 집을 나와 혼자만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사람을 만나 사랑의 감정도 느끼고 또 한편으로는 자기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두려워하고.. 그러면서 점차 혼자에 익숙해 진다. 아! 이 주인공의 피할수 없는 운명... 그건바로 아버지가 예언해준 '어머니를 범하고 누나를 범하는..' 정말 비극적인 일이다. 주인공은 이 운명을 피하려고 피하려고 애쓰지만 결국 그 운명대로 어머니와 누나를 범하고 만다. 이제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불안감은 사라진 것이다. 그 뒤로 주인공은 또 믿지못할 경험들을 한다. 그리고 결국은 스스로 제 삶을 찾아간다. 이 주인공의 가출 후 홀로 생활을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나를 억압하고 있는 이틀에서 벗어나 나도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싶게 한다. 물론 나는 그러지 못한다는 걸 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책속 주인공을 더 동경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번해엔 조금더 자유로울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천재적인 후각을 소유한 주인공

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향수... 처음 제목을 봤을때는 왠지 달콤하고 향긋한 내용의 것을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제는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였다. 내가 원래 추리소설이나 추리영화 잔인한 공포의 소재를 좋아하는 터라 '살인자' 라는 단어를 보고 얼른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살인을 소재로 하는 소설은 아니다.)

게다가 작가는 파트리크 쥐스킨트. 평소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작가였다. '좀머씨 이야기'를 지은 작가. 사실 '좀머씨 이야기'라는 책은 읽고도 작가가 무엇을 전하려 하는건지 어떤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하려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게 이 파트리크쥐스킨트의 매력인 것 같다.

이 향수에서 또한 주제가 무엇인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단지 한 천재적인 후각을 지닌 소년의 몇년간의 성장과정을 그리며 그 과정에서 그 소년이 자신에게서는 아무런 냄새가 없다는 것을 알게되며 자신을 위한 위대한 향수를 하나 계획하여 그 향수의 원료를 얻기위해 무려 20명 이상의 여성을 살해 한다.

천재적인 후각으로 '이 정도는 아무것 아니야' 라는 듯 후에 불티나게 팔리게 될 향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냈던 소년.. 그소년의 결말은... 이 글을 일고 있는 여러분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