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춤을 추다 - 엄마와 딸을 위한 세 가지 열쇠
파트리시아 들라애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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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일므디에서 출간한 <엄마와 춤을 추다>는 엄마와 딸을 위한 세 가지 열쇠를 담고 있으며, 모녀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우선 나는 10대의 아들과 딸을 만난 행복한 엄마임에 감사한다. 특히 12살 딸과는 친구 같은 사이를 유지하며 한 해 한 해 딸과 만들어가는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생각들을 하곤 하는데, 이 도서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만나보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딸에게 엄마의 역할이나 존재감의 변화에 대해 자연스레 느끼곤 한다. 나의 엄마에게는 딸로서, 나의 딸에게는 엄마로서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계획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자 파트리시아 들라애는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로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했고, 20여 년간 부모 자식 관계, 부부간의 관계를 다루는 인간관계 전문 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베스트셀러 작가, 라이프 코치,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관계 전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자기 자신뿐 아니라 타인과 맺는 관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는데, 특히 다른 가족보다도 더 큰 영향을 주고받는 모녀 관계에 집중하게 되었고, 모녀 관계의 특별함을 알아보기 위해 수백 명의 여성과 상담하며 수집한 수많은 사례들 속에서 그들 사이에 무엇이 필요한지 면밀하게 관찰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특별히 모녀 관계의 어려움, 행복, 기쁨, 슬픔 등을 살펴본다고 하니, 그들의 경험을 통해 공감하며 지금까지 딸과의 관계 또한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머리말을 살펴봤다. 엄마와 딸은 때론 어려운 관계지만, 함께 어려움을 이겨 내며 행복을 맛보고 또 다른 발견을 할 수 있는 관계라고 한다. 나 또한 딸과의 관계에서 아들과는 다른 딸과의 특별한 행복을 느끼곤 한다. 딸이기 때문에서 오는 편안함, 익숙함, 또 때로는 아들과는 자주 경험하지 않았던 소소한 갈등 또한 떠오른다.

각자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우정과 사랑을 키워 갈 수 있기에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사례들은 읽는 이에게 공감과 감동,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할 것 같다. 저자는 1년여 기간 동안 100여 명을 만나 엄마와 딸의 관계의 경험담을 메시지로 받아 택한 경우를 선택했고, 사람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토대로 엄마와 딸 관계가 처할 모든 상황을 다루었다. 실생활과 삶 속에서 자신이 배운 엄마와 딸에 관한 모든 것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작가의 머리말에는 그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짐작게 한다.


01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엄마와 딸

02 서로 다른 존재임을 받아들이기

02 사랑에도 과정이 필요합니다

책의 구성은 총 3파트 나누어져 있으며, 각 파트는 십여 가지가 넘은 소제목의 이야기들로 구성된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엄마와 딸을 토대로 서로 다른 존재임을 받아들이고, 사랑에 필요한 여러 과정들을 소개해 준다. 읽기도 전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주는 듯하여 기대감에 부풀기도 하고, 특히 모녀의 다양한 경험담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설레기도 한다.

01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엄마와 딸


딸은 믿음과 감정이 배어드는 스펀지와 같다고 한다. 엄마의 감정에 딸은 동요한다. 마찬가지로 엄마도 스펀지와 같아서 딸의 감정에 엄마도 영향을 받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곧 서로에게 그 정도로 중요하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 성과 관계없이 각각의 특성은 있겠지만, 아무래도 감성, 감정적인 부분에 더 민감 여성에게 서로의 감정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오감의 감정 중 되도록이면 긍정적인 감정을 딸과 공유하고, 서로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딸은 엄마라는 든든한 나무에 기대서 자라며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에 기반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서로를 동일시하고 혼동하면서 세대 차이를 느끼고 융합한다고 한다. 내용 중에 좋은 엄마와 좋은 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좋은 엄마는 비난, 다툼, 침묵, 죄책감, 불안, 두려움, 분노가 엄습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자신의 딸에게 엄마이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말하고, 좋은 딸은 소녀든, 성인 여성이든, 엄마의 장점을 인정하고 실수를 용서하며, 자신의 삶 속에 엄마의 자리를 내어 두는 딸이라고 한다. 서로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좋은 엄마인지, 좋은 딸인지 인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


또한 서로 표현하고 맞춰 갈 정도로 '충분히 좋은' 관계인지가 중요하고, 우리는 보호 구역에 있으면 안식처에 온 듯 편안하고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드는데, 행복한 관계에 있는 엄마와 딸은 서로를 분리하고 보호하는 이 구역을 준수한다고 한다. 서로 존중하는 사이에서는 상대에게 충격을 주거나 상처 입히지 않고, 상대를 배려하려고 조심하는데, 상대를 아프게 하지 않도록 자신의 말과 행동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엄마와 딸 사이의 거리를 존중하는 것은 세대의 질서 속에서 각자의 위치를 존중하겠다는 의미로 정신 분석가 프랑수아즈 돌토는 자녀를 '손님처럼' 대하라고 조언하면서 부모에게 존중의 지표를 제시했다고 한다.

특히 파트 1에서는 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엄마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딸에게는 사랑, 지표, 자립심이 필요하고, 엄마에게는 좋은 사람들,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02 서로 다른 존재임을 받아들이기


이 파트에서도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조언을 해주는 방식이다. 저자는 나이를 불문하고 딸은 엄마와 '진정한 만남'을 하고 개인적으로 교류하기 바란다고 말한다. 엄마와 딸이 진정한 만남을 자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는데, 엄마는 딸에게 시간을 내고, 관심을 기울이며, 딸과 대화해야 하고, 함께 하는 동안 딸을 배려하며 딸이 중심이 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다. 엄마와 딸은 단둘이 통하는 이 분위기를 사랑하기에 좋은 관계를 가지기 위한 방법이다. 이 외에도 엄마와 딸이 행복해지는 또 다른 방법은 상대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인데, 이 방법은 나도 즐겨 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소소하고 작은 이야기 속에서 피어나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만족감을 주곤 한다. 이 외에 엄마와의 갈등에 대한 사연이 많이 소개되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엄마가 노년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딸도 나이 들어가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다.

03 사랑에도 과정이 필요합니다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다룬 책들은 모두 화해하기를 권하는데, 화해는 엄마가 엄마의 역할을 해 왔고, 딸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단계를 거쳤을 때에만 가능하다 한다. 딸은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주체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하기 위해 엄마에게 맞서고, 자신을 발견하고자 엄마와 거리를 두기 때문이라 한다.

엄마의 사랑은 딸에게 힘과 원천이 되는데, 엄마에게 사랑받는 길은 어려운 여정이라 한다. 싸우고, 결정하며 그 여정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하니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엄마의 사랑을 늘 받아 온 딸은 행복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 답은 자신을 알아 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하니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만난 수많은 사례들을 소개하며 풀어나간 엄마와 딸을 위한 세 가지 열쇠는 바로 내가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누군가의 딸이자, 누군가의 엄마이기에 함께 손을 맞잡고 춤을 추며 남은 인생을 어렵지만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겸손하게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녀들과 함께 행복을 누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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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동물은 행복할까?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1
고수산나 지음 / 걸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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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동물은 행복할까?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1

출판사 | 걸음

글 | 고수산나


판사 걸음에서 출간한 <가축 동물은 행복할까?>는 고수산나 작가가 글을 썼다. 1998년 샘터사 동화상을 받고, 같은 해에 '삽살개 이야기'가 아동문예 문학상에 당선되었다고 한다. '삽살개 이야기'는 소장하고 있는 책인데, 작가의 책을 다시 한번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작가의 말을 빌리면 그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 가축들을, 사람들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묻는다. 그저 가축들로부터 조금 더 많이, 더 골고루 얻을 수 있을까만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가축들은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고 생각지도 못한 고통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가축들이 고통을 받아도 당연한 건지, 가축이 어떻게 키워지든 상관없는 것인지, 우리는 왜 이 모든 것들을 알고 고민하고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답은 바로 인간인 우리들 자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을 위한 건강한 밥상을 얻기 위해, 우리가 건강해지기 위해 가축에 대해 알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이다.

매스컴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종종 접하게 되는 가축들의 고통의 모습은 순간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죄의식과 미안함을 가지게 한다. 우리가 먹는 달걀, 육류 등은 무수히 많은 가축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며, 그것을 손쉽게 얻을 수 있지만, 인간을 위해 가축들이 견뎌야 할 고통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본 도서를 통해 다시 한번 가축 동물에 대해 생각해 보고,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의 구성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인간은 왜 가축을 기르게 되었을까요?'를 시작으로 하여 7장. '나라마다 가축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까지 가축에 관련한 다양한 정보들로 구성된다. 특히 각 장에 Tip 코너가 있어 더 깊은 이해를 돕고, 심도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1장. 인간은 왜 가축을 기르게 되었을까요?

2장. 여러 가축들에 대해 알아볼까요?

3장. 가축에게서 무엇을 얻을까요?

4장. 사람들이 키우는 가축은 행복할까요?

5장. 가축을 먹는 일에 대해 고민해 보아요

6장. 가축을 키우는 일이 지구를 위협하고 있어요

7장. 나라마다 가축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1장에서는 인간이 가축을 기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두고, 어떤 동물들이 가축이 될 수 있는지, 언제부터 가축을 키웠는지, 가축이 된 동물들은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준다. 각 장의 내용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초등학생 전 학년이 읽어 내려갈 수 있고, 문어체로 이해를 돕는다. 기대하며 읽게 되는 Tip 코너에서는 가축의 정의와 흔히 볼 수 있는 가축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고, 사람들이 어떻게 늑대를 길들였는지도 알려준다. 특히 버새와 노새의 출생 배경도 흥미 있게 읽었다. 1장은 가축 이야기의 시작이다 보니, 가축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2장에서는 여러 가축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다. 특별한 지역에서만 키우는 가축들을 알려주고, 인간의 욕심 때문에 가축이 된 타조, 악어, 밍크, 사향고양이, 곰도 소개된다. 또한 농림축산부에서 곤충 중에서 새롭게 열네 가지 종을 가축으로 정했는데, 가축이 된 곤충들을 기르는 사람들은 축산업 농가로 인정되어 세금을 깎아주는 여러 혜택과 키울 수 있는 땅이 넓게 허락된다고 한다. 곤충이 친환경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고 미래 식량으로 떠오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곤충 가축 산업은 점점 더 크게 발전될 것이라고 한다. 미래의 작은 가축, 곤충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3장에서는 가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소개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것도 있지만, 생소한 것들도 있다. 소와 돼지 같은 동물의 가죽과 힘줄 등에 들어 있는 천연 단백질을 콜라겐이라 하는데, 그 콜라겐을 뜨거운 물로 처리하면 젤라틴이라고 부르는 성분이 얻어진다고 한다. 젤라틴이 사탕, 젤리, 아이스크림, 햄, 과자 등의 원료가 된다고 하니 가축의 작은 부분도 다양하게 먹을 것을 제공한다는 것이 감사하기도 하다. 가축에서 나오는 털과 가죽으로 다양한 물건을 만들고, 가축에게서 약과 치료를 위한 도구를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사람들의 생활을 돕고,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이제는 가축에서 반려동물이 되어 인간과 가족이 되는 동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4장에서는 가축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가축 동물들이 어떻게 키워지는지 종류별로 상세히 알려준다. 이 부분에서는 두려움과 슬픔, 미안함이 함께 공존하는 시간이다. 특히 동물 실험이 동물들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주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에 저자는 이제 화장품을 고를 때 동물 실험을 한 것인지 아닌지 알아보면 어떨까 제안한다. 나 또한 그 표기를 살펴보곤 한다. 인간을 위해 고통을 참는 동물들을 보며 과연 동물 실험이 꼭 필요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실험동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실험동물을 이용하는 경우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동물 실험 없이 할 수 있는 실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고, 동물 실험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면 최대한 그들의 고통을 줄여주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외에도 마음이 병들어가고, 옷 때문에 고통받고, 가축을 기르는 사람들도 고통받는 현실을 소개한다.



5장에서는 가축이 우리 식탁으로 오기 위해 거쳐야 하는 도축 과정을 소개한다. 가장 좋은 도축 방법은 깨끗하고 위생적인 시설에서 가축이 고통을 느끼지 않게 죽이는 것이지만, 많은 시설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제대로 된 도축 방법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도축하는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잔인하게 느껴진다. 가축은 인간이 먹는 고기이기 전에 고통을 느끼는 생명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젠 우리는 어떤 고기를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고기를 대신할 많은 식품들을 대신함으로써 고기를 조금 덜먹는 것이 가축들과 인간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결국 가축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우는 일이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는 걸 알려준다.



6장에서는 가축을 키우는 일이 지구를 위협하고 있음을 소개한다. 가축을 기르는 일이 인간에게 도움을 주지만, 바로 우리가 먹는 식습관이 지구 온난화 문제와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된다고 한다. 수많은 소들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온실 효과를 일으키고, 이는 지구의 기온을 올려 지구 온난화 문제를 일으킨다. 마실 물 또한 오염 우려가 있고, 숲은 사라지고 사막은 늘어나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축을 통해 생겨나는 새로운 질병들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므로 이제는 인간과 가축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라고 저자는 말한다. 가축 덕분에 인구가 늘어나고, 병을 몰아내기도 하고, 산업이 발전한 사례도 소개된다.



지막 7장에서는 각 나라마다 있는 가축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종교 때문에 먹지 않는 동물들, 닭이 국가의 상징인 나라, 고양이가 신인 이집트, 토끼와 전쟁 중인 오스트레일리아, 닭이 필요했던 결혼식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세계 곳곳의 가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함께 윷놀이에 등장하는 가축들을 알게 됐다.

윷놀이에 왜 가축들이 등장하는지도 마지막 장에 소개된다.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시리즈의 첫 번째 주제인 '가축 동물은 행복할까?'에 대한 대답은 가축 동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로 서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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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래의 직업은?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10대를 위한 진로 이야기
유정숙 외 지음 / 상상아카데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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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상상아카데미에서 출간한 <내 미래의 직업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10대를 위한 진로 이야기로 각 전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6명의 젊은 과학자들이 펴낸 책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선정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전하는 "미래 직업 핵심 키워드"는 진로와 직업을 선택하고 행해 나가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의 생각과 경험들이 큰 공감대를 이루고 현시점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시간들이어서 청소년들이 거부감 없이 이해할 수 있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를 맞이하고 살아가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책의 구성은 미래 직업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각 키워드별로 소주제의 이야기들을 여섯 명의 작가들이 각각 펼쳐낸다. 사실 직업을 선택하기 전에 갖추어야 할 일들이 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든 일인데, 키워드별로 제공되는 내용들이 공감대를 이루고,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어 이해하기 쉽다. 특히 작가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들을 가감 없이 써 내려가서 청소년들에게는 부담 없이 느껴지는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에게 더 구체적이고, 더 도움이 되는 진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수많은 논의와 고민을 거쳐 미래 직업에 대한 6가지 키워드를 소개하고, 각각의 키워드에 따른 저자들의 경험과 생각, 저자들이 겪은 진로에 대한 고민과 꿈을 찾아 나아가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서 기준이 되었던 가치들을 책을 읽는 독자, 청소년들과 공유하고자 노력한 책이다.

탐험; 미래를 탐험하며 나만의 꿈을 찾는 여행을 떠나라!

콘텐츠; 나만의 콘텐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놀이; 즐거움을 발전시켜 새로운 직업을 창조하라!

융합; 창의적인 사고로 융합을 추구하라!

스토리; 꿈을 이루는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라!

의미;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와 의미를 찾아 실현하라!

미래 직업 핵심 키워드

탐험

모든 꿈은 이어져 있다/진로는 나의 꿈을 찾아 떠나는 탐험


경험이 많아질수록 꿈과 진로를 더 잘 찾을 수 있는데,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고 이해할수록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나의 꿈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아직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 속해 있어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봉사 활동이나 지역 활동, 책, 각종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세상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진로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어렸을 적 경험을 소개하며 독자들의 공감대를 이룬다.

현재 진행형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알려준다. 미래에는 현재 직업의 80%가 사라질 것을 전망하는데, '모든 것이 연결된 보다 지능적인 사회로의 진화'로 정의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무수히 많은 선택의 결과이고, 마찬가지로 미래의 내 모습은 현재의 내가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지금 나의 열정과 노력 등이 미래의 나를 만드는 과정이 된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도전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청소년들의 꿈에서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앗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1파트, 탐험에서는 모든 꿈은 이어져 있음을 강조하며, 꿈을 구체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끝을 맺는다.

콘텐츠

미래의 힘, 콘텐츠의 힘/진로는 내 안의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


요즘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튜버는 이제 그들이 가장 선호하고 선망하는 미래의 직종이기도 하다. 일상의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어 생생한 이야기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콘텐츠에 소통을 더하였을 때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고 한다. 유튜버는 단순히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아닌 콘텐츠 제작자인 동시에 커뮤니케이터라고도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제11대 하버드 교육대학원 학장이었던 제임스 라이언은 항상 5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라고 한다.

잠깐, 뭐라고요?

이건 뭘까?

내가 적어도 ~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어떻게 도와줄까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스스로에게 던지는 다섯 가지 질문

모두 중요한 질문이지만 저자는 이 중에서도 두 번째 질문과 세 번째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질문은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라는 의미이며, 세 번째 질문은 가능성을 가지고 도전하라는 의미이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오지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우연만으로는 부족하며, 내 앞에 기회가 왔을 때 반갑게 손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나를 위한 무언가를 시도해 나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놀이

내 직업은 내가 만든다/진로는 취미를 직업으로 창조하는 과정


'휴리스틱'은 고대 그리스어로 "발견하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로 의사 결정의 지름길을 찾아 신속하게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완벽한 의사 결정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용 가능한 정보를 활용하여 실현 가능한 결정을 하려는 것이 목적인데, 휴리스틱을 훈련하는 첫 번째 방법은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이고, 휴리스틱을 나를 위한 무기로 만들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잘못된 편견을 항상 경계해야 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청소년들의 진로는 항상 모든 것이 새로울 것이고, 모든 것이 도전이 될 것이고, 크고 작은 실패도 뒤따르게 되는데 그때마다 문제를 자세히 보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된다면, 실패 앞에서 성장을 멈추게 될 것이라 말한다.

융합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진로는 내 꿈과 경험을 하나로 융합하는 것


많은 사람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일(흥미)'과 '잘하는 일(적성)' 사이에서 고민을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직업 가치관'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진로를 결정하였을 때, 내가 어떤 일을 더 만족해하고 행복해할지 확인해 보아야 하는데, 여기서 '가치관'과 '직업 가치관'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진로정보망 '커리어넷'에서는 직업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8가지 주요 가치를 소개해 준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업 가치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 가치들을 자신의 기준에 따라 중요도로 분류한 후에 '중요'로 분류한 가치를 이룰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스토리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진로는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


내가 추구하는 것에 따라서, 내가 노력하는 것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는데, 변하지 않는 것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우리가 삶을 대하는 자세라고 저자는 말한다. 미래를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부터 실천해 보는데, 실천의 가장 좋은 방법은 나의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다. 현실을 불평하거나 과거의 일에 집착하고 후회하는 사람은 오늘이 주는 경험마저 놓칠 수 있으니, 내가 의미를 두는 부분이 무엇이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잠시 멈추어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의미

내가 나아갈 길/진로는 나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


나의 이름은 곧 나 자신이며,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겨질 내 모습의 가장 근본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름 석 자로 시작하는 우리 모두의 인생, 어떻게 채워갈지는 나의 의지에 달려 있다. 또한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 바로 배움의 과정이자 목적인데, 배움에 도전하는 것은 당장의 내게 무언가를 주진 않더라도 내 삶의 방향과 질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 한다. 내 안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 내가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쏟는 것이야말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해주고픈 어른들의 조언이 아닐까 싶다.


부록으로 미래 유망 직업 18선이 소개된다. 과학 퍼포머, 빅데이터 전문가, 윤리 기술 변호사,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가, 생명정보 분석가, 로봇공학자, 사물인터넷 전문가,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환경공학자 등 아는 단어도 있지만 생소한 직업도 눈에 띈다. 특히 각 유망 직업들은 갑자기 나온 직종이 아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직업인만큼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로봇, 인공지능, IT 기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생명공학, 응용수학, 생명 의료 등 알아야 할 정보가 가득하다. 나의 진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미래 유망 직업을 미리 알아보는 시간이다. 저마다의 가치와 꿈을 찾아 고민하는 모든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아 나아가는 데 이 도서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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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밴 어린시절
W. 휴 미실다인 지음, 이석규 외 옮김 / 일므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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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일므디에서 출간한 <몸에 밴 어린 시절>은 W. 휴 미실다인이 집필한 책으로 15년간 심리학 분야 스테디셀러이다. 저자는 미국 오아이오 주립 대학교 의과 대학교수와 미국 정신 신경 의학회 전문의를 지냈고,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로서 수련을 쌓았다. 9년 동안 어린이 정신 건강 센터 책임자로 일했으며, 이곳에서 성인의 정서적인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민과 불행의 원인이 되는 내재과거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법을 다룬 장편의 도서로 제목처럼 몸에 밴 어린 시절이 성인인 우리의 삶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는지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만나본다.

사실 '내재과거아'라는 말은 처음 듣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현대를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수많은 고민과 불행의 원인이 과거에 내가 접하고 겪었던 수많은 경험과 반복적인 과정들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간호학을 전공해서 상담 쪽에 관심이 있던 터라 20여 년간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대면하면서 상대방을 대할 때 나름대로의 인간론적 관점에서 접근을 하게 되어 상대방의 입장을 포괄적인 요소에 접합시켜 이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가 된다.

책의 구성은 총 3부로 나뉜다.

제1부 내재과거아에 대한 이해와 수용

제2부 부모의 지나친 태도

제3부 당신 자신과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일

1부는 '내재과거아란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당신은 어떤 부류의 어린아이였나?'로 소제목 총 9장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2부는 부모의 지나친 태도 9가지가 현재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다루고, 마지막 3부에서는 자신에게 새로운 부모 역할을 제시해 준다.

워낙 분량이 많고, 순서에 맞춰 읽어야 하다 보니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하다가 내재과거아에 대한 궁금증으로 어렵사리 펼쳐 본 <몸에 밴 어린 시절>의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해본다.


내재과거아란 누구인가?

제1부 내재과거아에 대한 이해와 수용

이 책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당면하는 문제들, 원인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깨닫는다면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룬다. 특히 저자는 내재과거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살아가는 요령을 깊이 이해할 때, 갖가지 근심과 피로, 외로움과 내면의 공허함 등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정서적 장애를 실질적으로 규명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제시하려는 노력을 담은 책으로 책의 서두에서는 세 가지 주요 개념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발견하게 될 세 가지 주요 개념이다.

내재과거아

자신에 대한 부모 역할

상호 존중

내재과거아는 말 그대로 어른이 된 지금도 우리의 삶 안에 그대로 남아서 지속되고 있는, 우리가 과거에 거쳐 온 어린이의 모습이라고 한다.

자신에 대한 부모 역할은 이미 우리는 자신의 내재과거아에게 부모로서 행위하고 있는데, 이러한 태도에 대한 내재과거아의 반응이 때로는 우리가 부딪히는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상호 존중은 우리가 자신의 내재과거아나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라고 한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오하이오주 콜롬버스시에 개설된 어린이 정신 건강 센터에서 저자는 수많은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도와야 한다는 과제에 당면해 이 개념들을 정립시켰다고 한다.

완벽주의

제2부 부모의 지나친 태도

2장에서는 부모의 지나친 태도 9가지를 다루고, 이 태도가 현재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다룬다.

부모의 지나친 태도는 완벽주의, 강압, 유약, 방임, 건강 염려증, 응징, 방치, 거부, 성적 자극이다.

이 중 완벽주의 부분을 살펴봤다. 특히 완벽주의자인 화학자, 윌라드와 그의 부인 케이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관계를 어느 면에서는 시간 낭비와 같다고 여긴 윌라드와 사소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로 풍요로운 가정을 이루고 싶은 강한 욕구를 지닌 케이를 보고 현실 세계에서도 다르지 않은 많은 부부를 보게 된다. 완벽주의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고 한다. 말 그대로 '가정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 부분의 마지막에는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내재과거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알려준다. 우리가 이런 노력을 기울이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제3부에서 논의된다.

자신에게 새로운 부모 역할 하기

제3부 당신 자신과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일

이 책은 내재과거아와 어른인 우리 사이의 투쟁을 억제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고, 이것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내적인 만족함과 충족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가장 보편적이고 병적인 영역을 기술하는 가운데, 우리의 내재과거아를 새롭게 인도하기 위해 싸우게 될지도 모르는 특정한 영역을 보여 주려고 했고, 또한 병적인 태도가 어떻게 전달되고 분석되고 변화되는지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시달렸던 병적인 태도를 확인한다면 자신에게 새로운 부모 역할을 하면서 지향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지침도 제시해 준다.

책의 말미에는 내재과거아의 다루기 힘든 감정들이 어떻게 생겨났고 지금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고,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내재과거아에게 정중하고 상냥한 부모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점차 과거의 왜곡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쉽게 성취되지는 않지만, 새로운 불안감과 이질감을 참고 견뎌야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일 것이다. 우리 자신을 위해 새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법을,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법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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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독깨비 (책콩 어린이) 67
이혜령 지음, 이영환 그림 / 책과콩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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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과콩나무에서 출간한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는

책과콩나무의 어린이문학 시리즈인

독깨비 67번째 도서이다.

본 도서는 작가 이혜령의 단편집으로

총 5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분량이 길지 않고

내용도 비교적 어렵지 않아 초등학생 3학년 이상이면

충분히 읽어내려 갈 수 있는 내용이다.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이영환 작가가 그렸다.

5,6학년 국어에 교과연계되는 작품이어서

학업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서정적이고 은은한 배경의 그림 또한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한다.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내 이름은 환타

거짓말

일요일 오후 5시 그림자가

타이밍

이혜령 단편집


한 작가가 다양한 주제로 써 내려간 다섯 가지 이야기는

각각 다른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책의 마지막 장, 지은이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을 위로하던 글들이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다섯 편의 단편 동화는 작가가 처음 품었던 이야기들로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면서 작가 자신의 마음을 보듬고

자신을 위로하던 글들이, 읽는 우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접했던 기사, 떠올린 어린 시절의 한 장면,

어린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의 글 등에서

동화의 기본 소재를 얻었다고 한다.

한 작품이라도 독자의 마음을 두드리고자 하는

작가의 애틋한 마음이 전해진다.

그중에서도 애틋하게 나의 마음을 울린

두 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유난히 키가 작아서 마음의 부침을 겪던 아들을 보면서

쓰게 됐다는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는

표지의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립 구도의 두 친구를 만날 수 있다.

1인칭 주어 시점으로 주인공 재현이와

그를 괴롭히는 친구 기태의 이야기이다.

기태는 재현이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다.

하지만 재현이는 기태의 놀림과 괴롭힘에도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

기태에 대한 재현이의 반응이 위축되어 보이지 않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기태가 좋지만은 않지만,

기태가 지혁이에게 당하는 모습에서는

기태 또한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자신을 공격하려는 지혁이를 막아

서로 싸움을 한 뒤 재현이 곁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기태의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글의 시작 부분에서 우려했던 괴롭힘의 부분은

글의 말미에서는 두 친구의 깊어진 우정을 짐작게 한다.

기태의 우는 모습을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재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기태와 키도 비슷하고 운동도 잘하는 지혁이가

기태를 묵사발 내기를 바랐던 재현이었지만

친구들이 기태의 신발을 꺼내 야구를 하고,

운동장 바닥에 흙먼지를 되짚어 쓴 채

뒹구는 신발 한 짝이 꼭 기태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겁도 없이 지혁이에게 달려드는 모습에서는

기태를 생각하는 재현이의 마음이 느껴진다.

작가는 누군가의 고통과 상처에 서로가 좀 더 마음을

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이 이야기는

섬세한 자기표현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등장인물들의 공감대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나는 우는 모습을 바라봐 주는 거 말고

달리할 일이 없다.

녀석이 흐느끼면서 뭐라고 말을 한다...

아마도 미안하단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이미 그 말을 들은 것 같다.

그냥 등을 토닥토닥 쳐 줬다.

다 알아들었다는 뜻으로.

복도에서 그녀석을 만났다/ P.21


거짓말

<거짓말>은 장마철에 이사했던 어린 시절 한 장면을

떠올리며 작가가 처음 쓴 동화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5편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아련한 글이었다.

빗줄기가 쏟아지는 어느 날

관우의 이삿날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친구들은 미국으로 가는 줄 알지만

사실 아빠와 떨어져 살고 있는 관우는

엄마와 함께 낡고 초라한 한옥집으로 이사를 한다.

5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좋아한 여진이에게

빌린 책 한 권은 앞으로 다시 만나게 될

연결고리가 될 것임을 짐작하게 된다.

현재의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관우의 심경 표현은 솔직하고 담담하다.

지긋지긋한 장마를 관우가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엄마 맘대로 하는 이사도, 엄마랑 아빠가

헤어지는 것도 관우가 어쩔 수 없다 한다.

당분간 장마는 계속될 것이고,

지겹던 장마도 끝날 날이 올 거라 생각하며

관우는 엄마도 본인도 그때까지 그냥

실컷 흘려보내면 된다 한다.

슬픔과 외로움이 느껴지지만

또 한편으로는 차분함과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초등학생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은

어른이 공감하기에도 충분하고,

힘듦과 슬픔 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의 빛

또한 발견할 수 있다.

당장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처지를 풀어내고

글의 말미에는 쏟아지는 빗소리에

지겹던 장마가 그 해 언젠가는 멈추듯이

그 슬픔 또한 멈추리라는 믿음으로

독자 또한 바라게 된다.


빗소리 때문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당분간 장마는 계속될 거다.

그리고 지겹던 장마도 끝날 날이 올 거다.

그때까지 그냥 실컷 흘려보내면 된다.

거짓말/P.60


아이들은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었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단단해진 아이들을 만나며

각각 이 아이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들을

보듬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 주변의 아이들, 모든 아이들의

삶을 응원하는 어른으로서

그 소중한 감정들을 이해하고 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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