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무언가 낭만적인 느낌의 <바다로 가는 택시>는 잘나가는 대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꽤 괜찮은 삶을 살다가 돌연 때려치우고는 감자농사며 돼지똥거름장사. 밥장사를 하면서 전국을 유랑하던 중 결국 통영에서 택시기사로 6년이 넘는 세월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의 소소한 이야기들다. 앞길이 보장된 안전한 삶을 버리고 역마살 낀 것마냥, 남들 보기엔 그냥 맘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 같은 인생이지만 하루하루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주어진 소소한 행복들에 감사해하며 사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은 내 이야기 같아 슬몃 웃음도 나고 어떤 부분에선 찡하니 마음 한켠이 울려오기도 했다. 택시 기사로 살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니 저자처럼 택시 운전을 하시는 우리 시아버지의 얼굴도 겹쳐 떠올랐다. 하루 10시간을 넘게 꼬박 택시에 앉아 계셔야 해서 직업병인 허리병을 달고 사시는 아버님이 떠올라 군데군데 드리워진 저자의 넋두리가 왠지 남일 같지 않다. 유명한 저자도 아니고, 뭔가 특이하고 센세이션널한 스토리가 있는것도 아니지만 이 소박한 한권의 책이 인상적인 것은 아마도 자신의 삶, 부요하지도, 남들에게 높임받지도 않는 그냥 평범한 우리네 소시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것에 더해, 그런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삶이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군말없이 자신을 응원해주는 못생긴 그녀(아내)와 토끼같은 자녀와 팔순의 나이지만 여전히 건강하게 자신과 함께 살고 계신 부모님이 계시기에 그로 인해 행복하고 그 행복들로 인해 자신의 삶이 의미있다고 고백한 저자의 모습에 내 삶이 투영되어 공감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 같다. <바다로 가는 택시>를 읽으면서 얻은 또 하나의 재미는 바로 택시에 타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저자의 시각으로 풀어낸 사람들의 모습이, 그 감상들이 위트가 가득한 모습으로, 혹은 애절한 사연과 함께 내 마음에 전해지는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온다. 아내에게 내줄 봉투가 얄팍해 왠지 두 어깨가 축 쳐지는 날이라도 담배한대 피워물고 운치있는 자판기 커피 한잔에 시름을 훅 날려버릴 줄 아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 조급하게 살면서 감사보다는 불평을 더 앞세우는 나도 지금부터라도 닮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드러낼것 없지만, 자랑하기도 뭣한 평범한 삶이지만 주신 삶을 만족하며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감사할줄 알고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삶, <바다로 가는 택시>에게서 나는 오늘도 진정으로 풍성한 삶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