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 부키 전문직 리포트 13
정은숙 외 22인 지음 / 부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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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중 하나는 바로 내가 좋아하는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디자이너인 나는 종종 내 손을 거쳐 탄생하는 책을 보며 희열에 젖기도 하고

깊이 고민하기도 하면서 짧지 않은 7년이라는 시간을 책과 함께 성장해 왔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곳이라

디자이너인 나도 책을 기획하는 일에 종종 참여하게 되곤 한다.

그러면서 단순히 디자인에만 관심을 갖던 내 시야는 점점 책 자체를 구성하고 만들어가는

편집자의 매력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있는 텍스트를 재구성해서 독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하게 다시 만들어낸다거나

작가의 글맛을 고스란히 살리는 카피들을 뽑아내는 능력,

작가와 소통하고 책이 만들어지는 일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핸들링하면서도

전면에는 절대 드러나지 않는,

마치 화려한 출판 기념회나 저자 싸인회가 열리는 행사장 뒤에 숨어

자신의 애씀이 고스란히 담긴 책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디자이너와는 또다른 세계,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편집자의 세계를 어느순간부터 동경하기 시작한건

드러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진짜 살아있는 책을 만들어낸다는 편집자의 자부심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부터인것 같다.

 

그러던 중 읽게 된 이 책, 제목부터가 눈에 확들어와 시선을 사로잡았다.

출판 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의 세계라니!

출판일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편집자가 되어야 하는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건지

정보가 부족한 현실에서 이런 책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를 포함한 수많은 예비 출판인들에게는 희소식이자 가이드가 되어 주는 책이라니!

반가웠고, 고마웠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 이런 책을 어떻게 만들었지 했던 책들의 편집자들의 쓴

직접 그들의 이야기,작업 뒷이야기, 책을 만들때의 마음가짐,

또 그분들이 겪었던 숱한 시행착오속에 녹아든 달콤 쌉싸름한 노하우까지

이 한권의 책으로 모두 얻을 수 있다는게

정말이지 월척을 낚은 기분, 길가다가 돈다발을 주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에는 오랜기간 편집인으로 살아오신 분의 풍성한 노하우와 겸손한 책쟁이로서의 마음가짐,

그리고 갓 출판인의 길에 들어서 오늘도 내일도 교정지의 피바다(?)와 씨름하는

초짜 편집자의 엉성하지만 열정 넘치는 분투기,

비록 대중이 알아주지 않아도 꼭 필요한 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진짜 책에 미친 뜨거운 열정,

실제적으로 큰 성공을 만들어낸 기획물들의 알토란같은 비하인드 스토리 등

한줄한줄 버릴게 하나 없는 책이다.

 

이미 편집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시한번 책 만드는 마음을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를,

초짜 편집자에게는 선배들의 늙지 않는 무한 열정을 이식받는 기회를,

출판인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출판인으로 준비해야 할 실질적인 기본기를 가르쳐주는 기회를.

그리고 그저 책이 좋아 책읽기를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에게는

그들의 손에 닿기까지 책이 어떻게 기획되는지 숨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선물해줄 것이다.

 

뒷부분에 편집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질문을 모아

실질적인 답변을 달아준 부분도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듯이 너무나 유용하고 명쾌하다.

 

너무나 유용하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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