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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주세요
야마시타 하루오 지음, 해뜨네 옮김, 무라카미 쓰토무 그림 / 푸른길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밝은 초록빛이 가득한 책, 그래서 보면 볼수로 기분이 싱그러워지는 책 <편지를 주세요>는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좋은 책이면서 동시에 어른들의 메마른 감성을 일깨워주는 참 따뜻하고 착한 책인것 같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그저 무신경한듯, 그러면서도 무언가를 애틋하게 원하는 듯한 표정의 개구리를 보며 첨엔 그저 피식 웃음이 났다.
책을 들고 빙긋이 웃으며 서 있는 나를 잡아 끈건 이제 세살 된 우리 아이였다.
커다란 책에 귀여운 개구리 그림이 그려진 책을 엄마가 들고 있으니 분명 자기를 위한 책이라 생각했었나보다. 가만 서있지 말고 어서 자기에게 읽어달라고 나를 잡아 끄는 거다.
그래, 그럼 엄마가 읽어줄게 하고 아이와 함께 자리를 잡고 앉아 읽기 시작했다.
이십 페이지가 안되는 짧은 이야기를 다 읽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책의 알록달록한 그림들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더 재밌으라고 구연동화처럼 읽어주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야기를 읽어주고, 장면장면을 설명해주기도 하면서 아이와 함께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아이도 초록빛 가득한 싱그러운 색깔들과 빙긋 웃음을 짓게 하는 귀여운 그림체가 마음에 들었는지
두번이고 세번이고 다시 읽어달라며 책장을 넘긴다.
아이를 재우고 다시 책을 펴 읽기 시작했다.
함께 읽을때는 그냥 이야기려니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이것참,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무화과 나뭇잎에 날마다 정성들여 쓴 개구리의 한마디 편지 "편지를 주세요."
그렇지만 개구리가 오지않는 답장을 기다리다 지쳐서
속상해 집으로 삼았던 우편함을 떠나버리고 난 후에야,
개구리가 떠나버린걸 서운해 하며 우편함을 청소하던 아이가
그 편지들이 바로 개구리가 우편함의 원래 주인인 ’아이’에게 썼던 편지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때론 답장을 기다리지 못하고 떠나버린 개구리가 아닐까,
혹은 누군가 나에게 따뜻한 편지 한장, 따뜻한 위로 한자락 바랐을 뿐인데
그것도 모르고 나만 생각하며 살았던 아이같은 모습이 아닐까 곰곰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고보니 이 둘 사이에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기만 했어도
행복한 친구로 남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와 온전히 소통하지 못한채, 그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도 알아채지도 못한채
삶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든다.
<편지를 주세요>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는 아이의 눈높이로, 그리고 어른은 그 생각의 깊이와 넓이만큼 또 나름의 눈높이로 읽고
무언가 조그마한 깨달음이라도 얻게 되는 그런 책인것 같다.
오랜만에 잊고 있었던 누군가에게 컴퓨터가 아닌, 내 손글씨로 마음을 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