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혼식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야마모토 후미오의 작품은 읽을때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녀의 작품을 많이 접해보진 못했지만, 짧막한 단편들을 솜씨있게 구성해내는 그녀의 솜씨는 늘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그녀가 선택하는 주제들은, 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들, 무심히 지나쳐버릴수도 있는 평범한 상황들이지만 그 속에서 민감하게 변화하는 인간의 감정을 소설이라는 형식안에 담아내는 예민하고 날카로운 그녀만의 재주는 탁월하고 독특한 느낌이다.

 

<지혼식>은 결혼 혹은 이혼에 관한 이야기들 여덟 편을 담고 있다.

햇수로 결혼 4년차, 오래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이도 하나 있고, 신랑도 나도 바쁜 일상속에 시간 개념이 없어진지 오래인것 같은, 그래서 가끔은 멍하니 내가 뭘하는건가 생각하기도 하는 그런 평범한 결혼 생활, 바로 지금의 내 모습이다.

그래서일까, 조금 무거운 듯 느껴지는 <지혼식>의 이야기들을 나는 꽤 집중해서, 오랫동안 생각하며 읽어내려갔다.

충분히 공감가는 상황들, 그 속에서 미묘하게 전개되는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동안 나도 내 스스로의 위치, 내가 속해있는 우리 가정, 그리고 결혼생활을 다시금 곰곰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유쾌하게, 후다닥 읽어내려갈 수 있는 글들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 한권의 책을 통해 나는 다시한번 내가 누리는 평범하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결혼의 소중함에 대해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야마모토 후미오가 풀어가는 이야기들은 한편한편 내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도게좌를 할만큼 아내를 사랑해서 결국 결혼에 골인하지만, 그 사랑하는 아내와 미묘한 벽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고민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아가씨라 불리며 귀하게 여겨지는 것 같지만, 부모간의 정략적인 결혼약속아래 자상한 남편의 외도를 알고도 모르는 척 할 수 밖에 없는 한 여자의 이야기,
겉보기에는 너무나 이상적인 부부지만, 드러나지 않은 위태함에 위기를 맞이하는 부부를 여동생의 시각으로 그려낸 이야기,

그리고 가장 재밌게 읽었던, 유명 스타를 사랑하는 아내를 보며 외도를 탓하지도 못한채 속만 끙끙 앓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 등

<지혼식>의 이야기들은 생각하며 읽을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었다.

 

단지 소설의 이야기로만 남겨지지 않고,

다 읽고난 다음에 오히려 문득문득 생각나는 <지혼식>의 이야기들은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혹은 앞으로 겪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들을

작가 특유의 유연함으로 풀어가는 그녀만의 저력때문에 더 빛을 발하는것이 아닐까.

 

결혼생활에 지치거나 반복되는 삶이 구태의연하게 느껴질때마다 꺼내 읽으면 내 삶이, 내게 주어진 가정과 가족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한번더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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