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망이다
제프 헨더슨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책 표지부터 시선을 확 잡아끄는 <나는 희망이다>는 그야말로 지금같은 좌절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다.

검은테 안경을 쓰고 부드럽게 웃는 셰프 제프의 모습에는 왠지 요리사로서의 일류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온, 부족한 것도 없고 거칠 것이 없이 정석대로 성공한 섬세하고 전문적인 요리사인것 같은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그래서 였을까. "Impossible is nothing"이라는 카피가 왠지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말이다. 처.음.에.는.

 

책장을 넘기자마자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빽빽히 쓰여있는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보면서 도대체 이 사람, 어떤 사람이길래 하는 궁금증이 겉잡을수 없이 커져갔다. 표지 사진에서 보이던 멋진 모습뒤에 감춰진 제프 핸더슨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 그 거대하고 감동적인 도전기를 어서 만나보고 싶었다. 재미와 감동의 수준을 적절히 맞출줄 아는 배우 윌 스미스가 영화화 하기로 한 그의 인생, 오프라 윈프리의 선택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삶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았다. 그의 인생을 읽고 나면, 왠지 이뤄놓은 것 없고 앞으로 나갈 길이 불투명하게만 보이는 내 인생에도 무언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라스베거스 일류 호텔 벨라지오에서의 면접으로 시식요리들을 준비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하니 멈출수 없는 중독 비슷한 마력의 책이었다.

 

일단은 제프의 인생 자체가 워낙 스토리가 많고 우여곡절 가득하다보니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흥미롭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가 만만찮았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상황들과 그것을 스크린 위에 그대로 옮겨놓으면 한편의 영화가 될것만 같은 현장감있는 묘사들도 내 상상력을 한껏 자극했다. 그야말로 책의 텍스트 자체가 무척 생동감 있고 사실적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가는데 있어 제프 핸더슨은 무척 솔직한 것 같았다. 나같으면, 이렇게 세상에 내 어두운 과거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공개하는게 두려웠을 것 같은데, 그는 그런 자신의 인생을 거울삼아 단 한 사람이라도 희망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런 용기를 낸 것 같았다. 그런 솔직함이 행간행간에 살아 있었고 그래서 내가 경험해본 삶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깊은 연민과 안타까움과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결국 벨라지오의 최고 주방장이 되는 장면에서는 마치 내 가족이 그런것 처럼 나또한 박수치며 축하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난 그저 빙그레 웃은게 다였지만.

 

그의 인생은 누구나가 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만큼 밑바닥 인생이었다.

돈을 위해 마약을 팔고, 그렇게 번돈을 탕진하면서 살았던 빛나는 20대.

그리고 떨어진 19년동안의 감옥생활이라는 시커먼 나락.

그렇지만, 그속에서 그의 인생이 반짝 반짝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새로운 삶에 대한 열정과 좌절할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집념, 그리고 최고가 될때까지 멈추지 않는 그의 노력.

사실,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다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 행운으로 이룬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기회가 올수 있도록 그냥 서서 기다리지 않고 부딪히고 두드리고 공부하고 준비했던 그의 삶이 필연적으로 가져다준 결과인것 같다. 정말 죽을힘을 다해 요리사의 꿈을 꾸고 공부했기 때문에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자리에 올라설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 앞에서는 인종도, 밑바닥 인생이었던 지난 과거도, 신체적인 핸디캡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세상에 어려운 일은 있어도 불가능한 일은 없다!

단지 자꾸만 불가능할거라 단정지으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혹은 조금 해보다 금방 포기해버리는 나약함과 핑계만 있을 뿐이다.

 

피곤한데 잠도 안자고 뭐하냐는 핀잔을 들으며 밤이 깊도록 읽고난 이 책 <나는 희망이다>는

책장을 다 덮은 내게 정말 "희망"이 되었다. 무언가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해주었다. 어찌되었든 지금 나의 나이와 같을때의 제프 보다는 적어도 모든 면에서 그 시작점이 훨씬더 유리하지 않은가. 그가 해냈다면, 나도 할 수 있을것이다라는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제프 핸더슨은 끊임없이 시도했지만 고작 삼일쯤, 일주일쯤, 길어봐야 보름쯤이면 흥미를 잃고 지속하지 못했던 나 스스로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는 롤모델이 되었다.

내 인생은 뭐 이런가 하고 좌절하기 직전의 누군가가 있다면 꼭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내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도전정신을 되살아나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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