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문화사 - 하늘의 신비에 도전한 사람들의 네버엔딩스토리
슈테판 카르티어 지음, 서유정 옮김 / 풀빛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시절 내 단짝 친구중 하나는 별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여고에서는 보기 드물게 천문학자를 꿈꾸는 아이였는데, 반도, 취미도 성격도 달랐지만 물리학자의 꿈을 꾸고 있던 내가 선택했던 물리 수업을 같이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금새 친해져 버린 친구였다. 관심사가 약간 다르긴 했지만 함께 과학자들의 이야기, 그들의 발견 혹은 발명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고 이야기하면서 조금쯤 특별한 시간을 나눌 수 있었던 그런 친구였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 친구를 떠올리게 된건 이책 <하늘의 문화사>를 읽으면서였다.

논술에 나올만큼 핵심적인 과학 입문서라는 카피와 함께 철학자의 하늘과 맞닿은 과학자의 하늘이라는 두줄이 내 눈길을 잡아 끌었다.

사실 처음에 제목과 서문등을 죽 훑어보면서 전형적인 과학관련, 천문학관련 서적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문구가 조금 특이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하늘의 문화사>는 그야말로 인류가 경험해온 하늘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그것이 두려움과 경외감을 기반으로 한 섬김의 형태이든,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탐구의 대상으로서의 접근이든간에 하늘을, 그리고 그 너머의 우주를 끊임없이 알아가고자 했던 인류의 흔적들이 재미있는 이야기와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과학이론들로 지루하지 않게 씌여 있었다.

관측, 정복, 측정, 시뮬레이션, 환상이라는 다섯가지 카테고리에 따라 하늘을 탐구해온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늘 간과했던 하늘의 존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하늘을 논리적인 시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별들과 그 너머의 우주에 이르기까지 집요하게 이어져온 천문학의 역사를 따라가다보면 하늘에 관한 인류의 탐구와 관심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서 온 우주의 기원에까지 이르는 철학적 사유와도 통하게 되는 것임을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의외로 '측정'이라는 카테고리안에 있는 천문학 이론들에 관한 부분이었다.

보통 과학 이론이나 발견 사실들을 읽는 걸 조금 어렵다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의외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근차근 탐구되어 밝혀진 과학이론들을 이해하기 쉬운 글로 친절히 설명하며 풀어가고 있는 덕분에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평소 과학 이론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사람이라도 쉽게, 그렇지만 핵심을 잘 정리하며 읽을 수 있는 과학 입문서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덧붙여 있는 "막간극"이라는 부분에서는 본문에서 다루던 이야기를 조금더 깊이 있게 풀어가고 있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존재해온 다양한 하늘에 대한 이해, 광활한 우주를 탐구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인류의 열망이 탄생시킨 우주론을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하게 풀어가는 이 책은 과학 이론만을 나열한 지루한 과학서의 무거움 대신 그 분야가 생경한 독자라도 책을 읽는 동안 친숙해질 수 있는 대중성을 선택함으로서 "핵심적인 과학입문서"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중간중간 삽입된 과학사의 뒷 이야기와 예화들은 읽는 재미 자체를 더해준다.

 

가볍지만은 않지만, 한번쯤은 읽어둘만한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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