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하나 그림책 도서관 45
알랭 알버그 글, 부루스 잉그만 그림, 손미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나에게 일어난 변화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어린이를 위한 책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 읽을 책만 들여다보던 때와는 달리 시선을 어린이 책으로 돌리고 나니 어찌나 많은 책들이 날 유혹하는지, 예쁜 그림에 감동적인 스토리에, 내 아이에게 꼭 가르쳐 주고 싶은 교훈들이 책들마다 그득하다.

그래서인지 정말 좋은 책, 내 아이에게 읽혔을때 흥미를 가지고 아이가 볼 수 있는 책을 고르는 일이 더욱 쉽지 않은 것 같다.

<연필하나>는 주니어김영사라는 출판사의 이름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에 걸맞는 흥미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연필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커다란 상상력으로 버무려놓으니

어른인 내가 읽으면서도 시종 빙그레 웃음 지으면 볼만큼 흥미로웠다.

사소한 소재를 재밌는 이야기로 탈바꿈시키는 작가의 묘한 재주,

그리고 그 이야기를 실감나고도 익살스럽게 표현해주는 일러스트,

글씨가 많지 않고 책이 시원스럽게 커서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도 충분히 읽어주거나

가지고 놀수 있을만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지만 이제 막 어린이 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책장을 한장한장 넘겨가며 읽어주었다.

사실 일러스트의 스타일도 독특하고 색깔도 알록달록 화려한 편이 아니라

아이가 관심을 가질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런 생각은 기우일뿐이었다.

평소 책상에 올라가기 좋아하는 녀석인지라 늘 보고 만지던 게 연필이어서 그런지

연필 그림이 나오자 반색을 하더니 뭐라고 책속 그림들과 이야기를 하고 나에게 질문을 하기도 하고(물론 제대로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넘겼다가 뒤로 넘겼다가 여하튼 나보다 더 재밌게 책을 그야말로 가지고 논다.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 이전의 어린아이들에게 책이 줄 수있는 가장 큰 유익은

다른 무엇도 아닌 책을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왜냐하면 그런 과정들이 쌓이고 쌓여 책이라는 매체를 가까이 느끼고

늘 즐거움을 주는 대상으로 기억하게 되면 자라서도 책 읽으라는 잔소리를 하기 전에

벌써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가 책이라고 말하는 아이가 될테니 말이다.

 

어른인 내가 느끼는 재미와는 또다른

내 아이가 좋아하고 한참을 이리폈다 저리폈다 하며 재밌게 보는 책,

내가 이 책 <연필하나>에 높은 점수를 주는 가장 큰 이유이다.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함께 날짜지난 커다란 달력을 펼쳐놓고

뒷면에 연필로 이것저것 함께 그려보며 시간을 보냈다.

지우개로 지우기도 하고 다시 동그라미도 그려보면서 나도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

아까 읽어준 책 생각이 났는지

아이는 그림 그리면서도 자꾸 뭐라고 뭐라고 내게 이야기를 한다.

 

내 아이의 머리속에 <연필 하나>의 주인공들 하나하나가 아마 같이 신나게 놀수 있는

친구가 되어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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