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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후 더 뜨겁게 살아라 - 정년 후를 위한 생생 교과서
가토 히토시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경제가 어렵고 모든 나라들이 위태위태한 상황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히 어떻게 하면 뒤쳐지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하는 데 집중되는 것 같다. 의학발달로 수명은 길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도 강해지면서 더이상 나이듦은 죽음과 연결되는 생의 마지막 단계의 의미에서 벗어나,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인생의 또다른 한 단계로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
더구나 경제가 어려우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감원소식에 감봉 소식에, 줄줄이 도산하는 기업과 무너지는 가정 경제에, 평생 직장에 대한 개념은 십년도 훨씬 전에 쓰레기통에 분리수거 된지 오래이고, 나라에서 보장해준다는 노후 연금에 대해서도 미심쩍기만 하고... 이러니 젊은 사람들이라도 벌써부터 정년후엔 뭘 해야 하나를 고민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더구나 정년이란 말이 단순히 63세 이후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정년이후의 삶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건 당연한 현상인것 같다.
나 역시도 겨우 직장생활 6년차인데, 벌써부터 나중엔 뭘 먹고 살지?를 고민할 때가 있다. 열심히 일해야 할때 딴생각하는 것 같아 부끄러운 모습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이기 때문에 한켠에 치워둘수만도 없는 문제인것 같다.
25년동안 정년퇴직자 삼천 여명과 인터뷰를 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정년후 더 뜨겁게 살아라>는 정말이지 일본인 특유의 관찰력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실용적으로 씌여진 책이다. 한 장 한장에 실린 인터뷰어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아직 젊은 내게도 큰 용기를 주었고, 걱정으로 점철되었던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해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시각을 가지게 해주었다.
또 차례를 통해서도 이미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조언들 속에는 곳곳에 실용적으로 실천해볼 수 있는 사항들도 많았다. 게다가 나이 듦을 오히려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지혜로 가득했다. 그래서 정년을 더이상 우울하거나 맞이하기 힘든 단계로 은연중에 받아들이고 있었던 내 고정관념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었다.
저자는 책의 뒷부분에 한 장을 할애해서 정년후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 바로 질병과 죽음에 대해서도 상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피하고 싶은 주제이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이야기를 또한 실제 사례를 통해, 인터뷰어의 입을 통해 서술해 나가는 부분을 읽으면서 오히려 이런 부분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한 대처와 해결 방법 또한 구태의연함을 벗어나 때론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현실적이게, 때론 잔잔한 마음의 울림을 주는 위로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특히 생의 마지막에 떠올릴 이미지라는 쳅터는 나에게 잔잔한 충격을 주었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었기에 더했던 것 같다.
행복한 정년 후의 필요충분조건은, 잘 나가는 두번째 직장이나 사업도, 죽을때까지 걱정할 필요없는 막대한 양의 재산이 아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조건중 하나일 수는 있을 것이다. 때로는 정말 비중이 큰 조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년이후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관한 정신적 준비 자세와 긍정적인 태도가 우선인 것 같다. 그리고, 끝이 아니라는 믿음과 함께할 사람들과 자기 삶에 대한 애정도 앞서말한 조건들보다 중요한 덕목이란 생각이 든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 책을 통해 많이 고민해보고 정리해 보게 되었다. 아직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년"의 시기는 아니지만 언젠간 경험할 그 순간을 미리 생각해보고 대비해본 경험이 아마 진짜 그 시기가 되었을때는 몇 배의 효과를 발휘할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까. 나는 이 책이 단지 정년을 준비하거나 정년이후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책이 아닌 것같다. 나처럼 지금은 현직에서 일하고 있지만 무언가 잡을 수 없는 불안감이 있다거나 막연히 삶에 안주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게에도 꼭 필요한 자극제가 아닌가 싶다.
덧붙여 앞으로 노인 복지에 관한 일을 하는 분들도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복지는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유망해지는 분야라고 들었는데, 이 일에 비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에 나오는 인터뷰어들의 이야기를 읽고 함께 느끼고 공감하고, 또 이 책이 담고 있는 긍정적이고 실천적인 메시지들을 수용해서 전달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지금부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렇지만 의미있는 내 나이듦의 시기를 위해 준비해 가야겠다. 멋지게 나이 먹는 방법을 찾는 일, 지금부터 시작해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