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통하는 기도 - 주님의 기도로 뚫리는 하늘장막
차동엽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10월
평점 :
살다가 지치고 힘들때, 혹은 마음에 담은 무엇인가를 다 쏟아놓고 싶을때, 앞이 캄캄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당황될 때, 많은 크리스천들이 그렇듯 나 또한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게 되는 것 같다. 아버지 하나님께 바로 드릴 수 있는 기도, 이것이 바로 크리스천 가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특권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기도'도 언제나 맘 잘맞는 친구와 이야기하듯 시원하게 통하는 때만 있는것은 아니다. 나도 어떨때는 내 기도가 하늘까지 막힘없이 닿는 것 같을때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때는 기도를 하면서도 왠지모를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나의 영적상태에 의해 크게 좌우되긴 하겠지만 그럴때마다 혹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듣지 않으시나?"라는 생각이 들어 시무룩해질때도 많다.
기도하는 사람이라면, 또한 기도의 위대한 능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님과 "통하는" 진짜 기도를 하고 싶은 소원이 있을 것이다. 나또한 그런 바람이 가득한 사람이었기에 <통하는 기도>라는 제목의 이 책을 결코 놓칠 수 없었던 것 같다.
2007년 최고의 베스트셀러라 해도 무방할 책 <무지개 원리>의 차동엽 작가가 말하는 통하는 기도란 무엇일까. 워낙 쉬운 말로 마음에 쏙쏙 박히는 메시지들을 전해주었던 작가인지라 왠지 기도에 관한 쉽고 명료한 해답이 이 책에 담겨있을것만 같은 기대감이 뭉실뭉실 떠올랐다.
<통하는 기도>는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 쉽게 주기도문이라고 불리는 예수님의 기도법(?)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 제대로 통하는 기도를 드릴 수 있는지 스물네가지로 세분화해 알기 쉽고 실천해보기 쉽게 풀어놓은 것이다.
사실 처음읽기 시작했을때는 내가 신앙생활하던 기반이 개신교와는 약간 다른 카톨릭에서 사용하는 기도와 영성에 관한 언어들 때문에 조금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예화를 중심으로 차분히 설명하는 작가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용어의 차이는 그리 중요한 방해물이 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단순히 어떻게 하면 통하는 기도다 라는 식으로 스킬만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말씀 한구절을 가지고, 그리스어 원문이 담고 있는 깊고 넓은 뜻을 전반부에 설명해준 것이 정말 좋았다. 자칫하면 학문적인 글로 받아들여져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텐데 "원문에 숨겨진 보물"이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아래 반페이지 남짓 정리된 부분이 눈에도 쏙들어오고, 그동안 습관처럼 줄줄 외우기만 했던 주기도문을 더 깊이있게 묵상해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따라 어떤 기도에 대해 이야기할때도 주로 간단하고 아주 적절한 예화들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예수님의 말씀이 재미있는 비유들이었던 것처럼 이 예화들도 각 기도들을 더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읽다가 가슴에 와닿는 부분들을 접어 표시하다보니 나중에 책을 거의 다 읽을 즈음에는 여기저기 접어둔 표시때문에 금방 헌책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마다 각 장에서 설명한 기도들을 직접 해볼 수 있도록 성인들인 남긴 기도문을 함께 실어준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더구나 이부분에서, 절제되고 때론 솔직한 기도문들을 읽으면서 내 기도가 얼마나 편협했는가를 되짚어볼 수 있었다. 늘 달라고 생떼만 썼던 내 기도의 모습을 하나님 앞에 반성하고 돌이키는 계기가 되었다.
성령의 감도는 찰나의 스침으로 <통하는 기도>라는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새삼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하나님과 통하는 기도를 드리고 싶다는 내 마음의 처음은 사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바라는 내용을 제발 하나님이 다 들어주시고 내가 말하는 그대로 좀 이루어 주십사하는 마음이 더 많았다.
그렇지만 이젠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하나님과 통하고 싶었던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하나님도 나와 "통하고"싶으셨던게 아닐까. 정말 친한 친구가 비밀이야기를 털어놓듯, 가장 재밌는 이야기나 가장 힘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만큼 맘이 통하는 진실한 대화를 원하신게 아닐까.
부족하지만, 이제 내가 원하는걸 구하고 그것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통하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이 내게 무엇을 말씀하시려는지 귀기울이고, 정말 하나님의 마음에 쏙 드는 자가 되어서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과 가장 친밀함을 누리는, 진짜 가치있는 대화로서의 "통하는 기도"를 드리는 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