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녀는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슬픔을 다스리는 거더라고. 분노도 원망도 배신감도 다 다독일 수 있는데 그 모
든 게 지나간 뒤에 남는 슬픔은 어떻게 해도 다독여지지 않더라고, 그는 그녀에게 묻고 싶다. 알면서 나한테, 내 아들한테 왜 이러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데? 그는 두렵다. 약해서, 약해빠져서 결국은 악해질 수밖에 없는 순간, 그 순간이 올까봐 두렵다. 그는 두렵다. - P137

"아주아주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추운 밤에
개를 끌어안고 잤대. 조금 추운 날엔 한 마리, 좀 더 추우면 두마리, 세 마리……. 엄청 추운 밤을 그 사람들은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불렀대. 이래도 기억 안 나?"
"개 다섯 마리의 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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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목소리를 과거의 귀가 듣고 있으며 현재에 속한 뇌가그 소리를 분석하고 있는 것 같은, 시점의 교착에 의한 혼란스러움. - P9

우리가 뒹굴던 곳이 지옥이었던 거예요. 그걸 알면서도 우린 스스로를 억지로 지옥에 묶어두고 살아온 거예요. 천국을 소망하기 위해서요. 절박하게, 뜨겁게, 결곡하게 천국을 소망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뒹구는 곳이 한사코 지옥이어야 했던 거예요.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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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를 알 수 없는 프로그램에 의해 내 운명의 레벨이 정해진것 같다. 빠르게 회전하도록 설계된 거대한 트레드밀 위에 뚱뚱한 고양이가 서 있다. 로라가 서 있다. 엄마가 서 있다. 관리자가서 있다. 그레이스 케이가 서 있다. 내가 서 있다. - P134

손님을 잊고 있었다. 바코드 리더기로 일회용 면도기와 즉석만두를 검문한다. 이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삼각김밥을, 컵라면을, 하이네켄을 검문한다. 계산을 끝낸 후 리더기를 가만히 내손목 위에 대본다. 푸른 정맥이 뭐라 소리쳤지만 리더기는 붉은눈빛만 반짝거린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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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이야기들. 시시하고 싱거운 이야기들, 시시하고 싱겁고 따분한 이야기들. 산다는 게 양파를 까는 것처럼, 거기서 거기인 이야기들이 겹겹이 포개진 것에 다름 아니라고 말하듯.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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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상황이나 외부의 힘에 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의 내면 때문에 지는 것이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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