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신서경 지음, 송비 그림 / 푸른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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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신서경 글.송비 그림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이 사리지면 엄청난 자기장과 방사능을 수반한 태양풍으로 인해 지구가 멸망하게 된다고 한다.
남은 시간은 일주일.
인류가 살아남을 확률은 3%

먹방 BJ 봉구는 나름 잘 나가는 BJ다.
동창회에서 첫사랑 하니와의 재회를 꿈꾸지만 꼭 진상 한놈이 말썽이다.
방송을 켜둔채 잠이 든 봉구는 지구가 멸망한다는 소식을 다음날에야 접하게 된다. 울어도 보고 현실도 부정해보지만...

📙 -한 철학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지만 그러면 사과는 대체 언제 먹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제보다 조금 더 맛있는 사과를 먹는 거다.-

결국 봉구는 마음을 추스르고 최후의 날까지 만찬을 즐기기로 한다.
맛있는 배달음식점들은 다 문을 닫았기에 스스로 만들어 먹기로 한다. 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영상으로 기록까지 남겨둔다. 다이어트 걱정도 없어졌으니 무엇보다 맛있게 먹기로 한다. 흑백의 그림속에서 색상을 입혀 표현된 음식들은 군침돌게 만든다.
어떤 음식을 누구와 먹는가! 짧은 이야기속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한다.
그나저나 지구 멸망은 어떻게 되는걸까..
일단 먹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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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의 궤적
리베카 로언호스 지음, 황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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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세상이 '큰물' 이라는 기후 재앙으로 멸망하고 '여섯 번째 세상'이 시작되었다. 커다란 장벽으로 단절되있던 북미 대륙의 나바호 족의 땅만이 살아남은 세계. 물에 잠긴 덕에 자원들이 상당히 부족하고 커피 하나도 구하기 쉽지 않은 세상.
그런 나바호족의 땅에 정체를 알수 없는 괴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할머니와 살아가던 매기 호스키는 갑자기 들이닥친 마법사 무리에게 할머니를 잃게 되고 그순간 발현된 '클랜 파워'를 통해 자신의 목숨은 건진다. 마법사 무리를 뒤쫓던 불사신 영웅 '네이즈가니' 의 제자로 지내며 괴물 사냥꾼으로 성장한다. 스승이 갑자기 사라져버리고 홀로 은둔하듯 지내던 어느 날.
괴물에게 납치당한 소녀를 구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매기.
주로 모계와 부계로 혈통이 발현되는 '클랜 파워' 호나가하니(신속), 카하나아니(피를 갈망하는 호전성) 두 가지 능력으로 괴물을 사냥한 후 괴물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괴물 전문가 타흐 영감을 찾아간다.

타흐영감의 손자 카이를 '대치유술사'라며 소개를 받게 되고 마지못해 같이 괴물을 찾아나선다. 메인이벤트 보다 서브 이벤트가 많이 진행되는 느낌과 가는곳마다 도움을 받는 인물들이 전부 매기를 그리 달가워하지만은 않는 것.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갈팡지팡하는 매기의 성격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긴 하지만 4부작 시리즈이니만큼 도입부의 느낌이 강한것이 아닐까 싶긴 하다. '클랜 파워'의 설정도 내가 막연히 생각하던 느낌과는 좀 다른 느낌의 능력이라 아쉽긴 하지만 주어진 능력을 잘 활용하여 모험의 마무리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궁금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와 시리즈물을 좋아하는 덕에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볼 예정이다. 조금 더 성장해가는 매기의 변화될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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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러블리 와이프
서맨사 다우닝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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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차 부부의 숨겨진 비밀. 그것도 연쇄살인?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비밀을 공유하는 셈인데 .. 서늘한 스릴러와 로맨스의 줄타기 같은 조화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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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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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작가들이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집.

 

다양한 할머니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손주에게 구연동화를 읽어주고 싶고 자식들과는 데면데면한 관계를 유지하는 삶을 살던 할머니.

엄마가 돌아가시고 손주들을 돌봐주기위해 먼 이국 땅까지 따라와준 할머니의 노년의 사랑이야기

항상 '선을 지켜'라고 주의를 주던 할머니를 만나러 요양원으로 가는 손녀

부잣집 할머니 곁에서 살다 10년만에 찾은 집에서 가정부 아줌마를 만나 겪은 어딘가 기이한 이야기

할머니,엄마,딸 3대가 떠난 템플 스테이

근미래에 계급이 나뉘어진 노인보호시설에 거주하며 적응해가는 할머니의 이야기.

 

 

할머니에 대한 다양한 추억과 슬픈 감동의 이야기일까 생각했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예상과는 달랐다. 태어나기전 돌아가신 할머니는 내 기억속에 없고 외할머니만 어렴풋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손주들을 보시고 할머니가 된 나의 엄마에게도 할머니라면 이럴것이다 하는 이미지가 있지만 서운할때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모든것을 희생하고 도와줘야만 하는것은 아닌데....

6편의 소설을 보면서 할머니들도 서운할 수 있고 외로울 수 있는 한 사람의 인간임을 마주하게 된다.

나조차도 엄마에게 내 딸의 입장에서 '할머니'라는 호칭을 많이 사용하는 요즘. 새로운 느낌으로 접할 수 있었던 소설집.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말때문에 스스로 깜짝 놀랄 필요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입 밖으로 나온 한마디 말 -당사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그런말-이 머릿속을 떠도는 그 모든 생각을 압도할 때가 있는 법이다. -

 

-가족 같아요. 어떤 면에선. -

 

- 나는 말수가 많은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명주의 표현을 빌리자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약간 쓸데없이 열정이 넘쳐서, 상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건 인정한다. 할머니는 이런 내가 걱정되었는지, 항상 말하곤 했다.

"진서야, 모든 사람 마음이 너와 똑같지 않아. 선을 지켜."-

 

-퇴화하는 것은 육체뿐이라는 사실을. 그런 생각을 할 때면 어김없이 인간이 평생 지은 죄를 벌하기 위해 신이 인간을 늙게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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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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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 유튜브 크리에이터, 세 개의 기업 대표이사,  동성애자 그리고 이제는 작가로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들을 담은 에세이를 출간한 코너 프란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들까지 수록된 이 책을 보며 다재다능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 어떤 경험을 똑같이 되살리기는 불가능하다. 특히 이렇게나 강렬한 경험이라면. 어떤 경험도 당시와 완전히 똑같은 감흥을 끌어낼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한 달 뒤, 1년 뒤 , 혹은 10년 뒤 해 질 녘에 같은 장소를 찾아가도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오늘 밤 이후 나는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흘러가는 마법 같은 순간들에 집중하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할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추억을 더 많이 만드는 일이지 그런 순간을 되살리는 게 아니다. - p.27

 

-내가 늘 애를 먹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상대하는 일이다........ 내가 첫 번째겠지 기대하면서 갔는데 웬걸, 긴 줄이 늘어서 있고 내 순번이 다섯 번째라건, 밖을 돌아다니고 싶은 날 갑자기 비가 온다건, 친구가 약속 시간이 다 되어 갑자기 약속을 취소할때. 모두 내가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생은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의 무한 반복이다. ......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하지만 이걸 아는지? 그래도 괜찮다.- p76

 

- 까놓고 말해서, 우리는 대부분 자신에게 통제력이 없다는 걸 잘 인정하지 못한다.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가정을 깔아둔 채로 노력하고 싶어 한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상황을 통제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통제력을 벗어난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자기 자신에게 현실을 일깨워주자. "이건 내 통제력을 벗어난 일이고, 괜찮아질 거야." 한마디 모두 믿을 수 있을 때까지 되뇌자. 이미 엉망이 되었다면 고칠 수 없다. 가끔은, 아니 , 대개는 인생의 변덕에 떠밀려 흘러갈 필요도 있따. 그냥 흘러가자.- p.79

 

자신이 어릴적 부터 겪은 내면의 불안, 혼란, 가치관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격려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짐에 굴복하지 않을것을 권유한다. 자신의 회고록이라고 하였지만 일기에 가까운 느낌의 글들을 담고 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누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기도 하고 자책하기도 하는 경험들이 많이 있을텐데 그럴때마다 작가는 오히려 담백하고 후련하게 대수롭지 않게 털어내고 받아들였던 이야기를 하며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하지 않고 용기를 내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며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저마다의 상황은 다르긴 하겠지만 마음먹기에 달린 인생을 조금 더 즐겁게 살아서 나쁠게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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