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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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작가들이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집.

 

다양한 할머니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손주에게 구연동화를 읽어주고 싶고 자식들과는 데면데면한 관계를 유지하는 삶을 살던 할머니.

엄마가 돌아가시고 손주들을 돌봐주기위해 먼 이국 땅까지 따라와준 할머니의 노년의 사랑이야기

항상 '선을 지켜'라고 주의를 주던 할머니를 만나러 요양원으로 가는 손녀

부잣집 할머니 곁에서 살다 10년만에 찾은 집에서 가정부 아줌마를 만나 겪은 어딘가 기이한 이야기

할머니,엄마,딸 3대가 떠난 템플 스테이

근미래에 계급이 나뉘어진 노인보호시설에 거주하며 적응해가는 할머니의 이야기.

 

 

할머니에 대한 다양한 추억과 슬픈 감동의 이야기일까 생각했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예상과는 달랐다. 태어나기전 돌아가신 할머니는 내 기억속에 없고 외할머니만 어렴풋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손주들을 보시고 할머니가 된 나의 엄마에게도 할머니라면 이럴것이다 하는 이미지가 있지만 서운할때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모든것을 희생하고 도와줘야만 하는것은 아닌데....

6편의 소설을 보면서 할머니들도 서운할 수 있고 외로울 수 있는 한 사람의 인간임을 마주하게 된다.

나조차도 엄마에게 내 딸의 입장에서 '할머니'라는 호칭을 많이 사용하는 요즘. 새로운 느낌으로 접할 수 있었던 소설집.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말때문에 스스로 깜짝 놀랄 필요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입 밖으로 나온 한마디 말 -당사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그런말-이 머릿속을 떠도는 그 모든 생각을 압도할 때가 있는 법이다. -

 

-가족 같아요. 어떤 면에선. -

 

- 나는 말수가 많은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명주의 표현을 빌리자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약간 쓸데없이 열정이 넘쳐서, 상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건 인정한다. 할머니는 이런 내가 걱정되었는지, 항상 말하곤 했다.

"진서야, 모든 사람 마음이 너와 똑같지 않아. 선을 지켜."-

 

-퇴화하는 것은 육체뿐이라는 사실을. 그런 생각을 할 때면 어김없이 인간이 평생 지은 죄를 벌하기 위해 신이 인간을 늙게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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