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 아오야마 미나미⠀📘 -그래. 당장 능력을 내주지.그렇게 말하며 검은 고양이는 몇 초간 가만히 있었는데 나는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어때?"전혀 모르겠는데."⠀'나'는 중학생 시절 검은 고양이를 구해준 일이 있었다. 그 고양이는 신이었고 보답으로 시간을 되감는 능력을 받게 된다. 단, 부작용으로 돌린 시간의 5배의 수명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문제될건 없다. 전부 5분이하의 짧은 시간들만을 되돌리며 살아왔기 때문.사랑하는 미노리와 결혼생활을 시작한지 3년째 되던 어느날 미노리가 갑자기 죽음을 맞게 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자신의 능력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나'는 며칠이 지나서야 미노리의 사망 원인이 11년 전 체육시간 머리를 다친것 때문임을 알게 되고 11년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기로 결심한다. '어떤 것'을 단 하나만 과거로 가져갈 수 있기를 바라며 55년의 수명을 포기한다.⠀과거의 이야기는 미노리의 시점으로 전개되며 풋풋한 중학생들의 학창시절이 가득하다. 그리고 예상되는 이야기외에 반전 또한 기다리고 있었고 그로 인해 '나'가 미노리를 위해 한것은 단지 그녀의 목숨을 살려낸것만이 아니었다. 상대의 행복을 진정으로 바라면서 자신을 버린다는 것. 말은 쉬워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추운 계절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제격일듯한 소설이다.⠀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 안드레아 바츠⠀10년지기 단짠친구 에밀리와 크리스틴. 크리스틴이 직장때문에 호주로 떠나고 그녀들은 1년에 한 번 자신들을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선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곤 했다. ⠀-이런 일이 있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 남자가 나를 폭행했고 우리는 정당방위로 그를 죽였다.⠀에밀리가 여행지에서 만난 남자에게 폭행을 당할뻔한 순간 갑자기 나타난 크리스틴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사람을 죽이게 된다. 정당방위를 입증하지 못할거라며 크리스틴은 시체를 은닉하고 아무일도 없던듯 떠나자고 한다. 에밀리는 충격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크리스틴은 그 충격을 씻어내자며 또 새로운 여행을 제안한다. 칠레로 여행을 떠난 두 사람. 충격적인 사건이 잊혀질 무렵 만난 애런에 대해 에밀리는 크리스틴에게 말할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여행이 끝나가던 무렵 한 남자와 시간을 보내던 크리스틴의 방에서 마주한건 또 한구의 시체였다. ⠀-"요즘은 정말 놀라운 일이 없지 않니?"나는 눈을 깜박였다. 진심으로 하는 말일까? 시체가 두 구면 꽤 놀라운 일 같은데.⠀-친구가 그렇게 멀쩡해 보이는 것에 마음이 놓여야 했지만 오히려 답답했다. 그 명랑함이 당황스러웠다. 일주일 전 시체를 묻은것이 내 상상이라는 듯.⠀모든 증거를 지우고 일상으로 돌아간 두 사람. 목격자나 시체가 드러날까 조바심내는 에밀리와 다르게 크리스틴은 평온하다 못해 너무 태연하여 그 모습이 두렵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크리스틴과 거리를 둬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크리스틴은 서프라이즈를 가장하여 에밀리의 주변에 모습을 더 자주 드러내고 10년을 사귄 친구의 주변에 죽음이 드리운 것이 세 차례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린시절 단짝친구 제이미와 화재로 죽임당한 크리스틴의 부모님까지..심지에 제이미의 외모는 에밀리와 너무 닮아있기까지 했는데..크리스틴은 에밀리의 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비밀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크리스틴에게 끌려가는 에밀리의 모습에선 답답함을 누군가를 조종하는 크리스틴의 모습에선 읽는 순간순간 섬찟함을 느끼게 하는 소설.
⠀⠀당신, 지금 그대로 좋다 - 서미태⠀에세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예쁜 말들을 모아두고 난 이런데 넌 아니면 말고...같은 느낌도 있었고 어딘가 잘 몰입이 되지 않기도 했다. 몇 년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사소한 일, 사소한 마음의 감정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가 '그래, 내 마음이 이런거 였구나' 하고 신기해하며 공감했던적이 있다. 이래서 에세이를 읽는구나 느꼈지만 그뒤로 접할기회가 많이 없었다.⠀오랫만에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에세이를 한 권 만났다. 1부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2부는 어떤 상황이나 사람들간의3부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나를 돌아본다는 것. 나에겐 참 어려웠던 일이다. 누군가가 나를 판단해서 이야기해주는 것에 귀기울이게 된다. 아내가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이있다. '배려심 많은 개인주의자'라고... 처음엔 그말에 발끈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맞다는걸 새삼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나'라는 존재를 외면할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시간이 필요할듯하다. 이 책을 며칠간 조금씩 읽으며 작가의 따듯한 생각과 글을 통해 포근한 마음들을 누리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이 책 그대로 좋았다! -더 사랑하면 이해가 필요없고 덜 사랑하면 이해를 할 수 없고-⠀ -드물게 설렘은 사랑이 되는데, 애석하게도 사람은 설렘만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건 이런저런 미사여구가 아니라, 꾸준히 무언가를 해나가며 기다리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내가 당신 곁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신이 당신이기 때문이다. 그뿐이며, 그것이면 충분히 설명될 거라 믿는다. 당신은 나를 잘 아니까. 나도 당신을 잘 아니까. 우리는 우리를 잘 아니까. - P19
⠀⠀흑뢰성 - 요네자와 호노부⠀일본 전국시대, 1578년 전국시대의 패권을 눈앞에 둔 '오다 노부나가'의 무장 '아라키 무라시게'는 셋쓰 지방을 일임받아 '아라키 셋쓰노카미 무라시게' 가 되어 아리오카성에서 '오다 노부나가'에게 반기를 들고 수성전에 돌입한다. ⠀⠀무라시게에게 승산이 없음을 알리고 항복을 권유하기 위해 오다의 사자 '구로다 간베에'가 찾아오고 무라시게가 간베에를 지하 감옥에 가두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찌하여 그런 짓을. 사자는 돌려보내는 것이 규칙, 돌려보낼 수 없다면 베어 버리는 것도 무사의 규칙이거늘. 세상의 이치에 어긋나는 짓을 하시면.... 인과가 돌아올 겁니다."⠀저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 안에서는 기괴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성 안에선 신불의 벌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퍼지고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민심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 사람은 성. 장졸이 대장의 기량을 의심하는 성은 아무리 해자가 깊어도 쉬이 무너진다. 그런 성에서는 병사들이 밤마다 달아나고, 장수는 적의 감언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병사들의 사기를 회복하고 괴이한 사건의 진상을 해결하기 위해 '무라시게'는 감옥에 갇힌 '간베에'를 찾아가 지혜를 요청한다. 간베에는 이야기만 듣고도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지만 무라시게에게는 수수께끼 같은 힌트를 던질 뿐이다.⠀긴박한 전투, 적과의 대치, 지원군인 모리의 군대가 오고 있는지! 무라시게가 인질들을 죽이지 않고 살려두는 이유는 무엇인지? 기괴하게 벌어진 사건들의 진상은 무엇일지 궁금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기습과 긴박감이 넘치는 전쟁묘사나무라시게와 간베에가 주고 받는 문답대결 그리고 미스터리한 사건의 발생과 해결까지도 볼거리가 가득한 장르소설의 재미를 끝없이 보여준다. 거기에 실제 역사를 토대로 작가의 상상력이 쌓아올린 역사소설로서의 재미까지!초반진입장벽이 좀 높게 느껴지는건 낯선 지명과 세력, 수많은 인물들 덕분이지만 어느샌가 무라시게와 간베에 그리고 사건에 집중하다보니 멋진 역사미스터리 소설 한 편을 만족스럽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소시민 시리즈, 고전부 시리즈, 베루프 시리즈 등 이미 작가의 팬이었기에 무려 9관왕을 수상한 이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서평단을 기회로 좀 더 빨리 읽어볼 수 있어서 감사할따름! #흑뢰성 #요네자와호노부 #역사미스터리소설 #역사소설 #리드비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