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갓생에 굴하지 않는 자기 존중 에세이
김보 지음 / 북라이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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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의견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1. 어른이라는 자리는 쉽지 않다. 특히 40대에 들어서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더 이상 초보자 티를 내선 안되는 사회인의 일원으로서 각종 다양한 책임을 지고 갈등 상황을 조율해야 하는 역할이 생기며, 예전처럼 자유롭게 하고 싶은대로 사는 게 참 어려워졌다. 이것이 '으른'인가 싶다.

2. 이 책의 저자는 본인 소개에 따르면 역마살에 성인 ADHD에 쉽게 싫증을 느끼는 성격이고, 삼성전마 마케팅팀에서 일했고 당분간은 의령에서 소시지를 팔 생각이라고 하는 소위 '역마살'이 가득 낀 삶을 살고 있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듯 저자의 인생 스토리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부러움이었다. 나 역시 역마살이라면 뒤지지 않는 사람인데 가정이 생기며 우선순위에서 자유는 책임의 뒤로 한참 밀려버렸다.

3. 책은 읽기도 쉽고 재밌다. 저자는 작가이자 그림도 그리는데 책 분량 중 그림이 차지하는 부분이 꽤 많다. 저자의 유머러스함에 그림까지 약방의 감초처럼 있으니 하루면 후루룩 읽을 수 있다.

4. 이 책은 '게으름'이라는 단어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비판한다. 게으름은 인간의 못난 구석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으름이란 무엇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용기'라는 구절은 게으름의 시각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아닐 수 없다. 하루하루 책임과 부담에 찌들어 스스로를 너무 적게 돌보고 있는 현대인에게 한번쯤 꼭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단지 게으름에 대한 냉소적인 옹호가 아니라 게으름이 인간 본성과 맞닿아 있음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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