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의 즐거운 인생
줄리아 차일드.알렉스 프루돔 지음, 허지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만일 책표지를 보고 선택했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새책소개를 읽고 찾게 되었다)  내용과는 좀 맞지 않는 듯 해서이다. 형식은 91세의 미국인 프랑스요리사 줄리아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구술을 조카가 자서전적으로 썼지만 단지 " 줄리아의 즐거운 인생"이란 제목으로는 줄리아 차일드가 가지는 위상과 매력을 알릴 수 없었다는 느낌이다.  

연예인이든 정치가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외국의 요리사라고는 제이미 올리버 정도나 아는 나에게 줄리아 차일드란 이름은 낯이 설었는데 책을 읽어가며 정말 유명한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거물급 요리사의 요리사 입문기라고나 할까? 좌충우돌 파리의 르꼬르동 블루에서 수업을 받는 187cm의 미국여인이 얼마만큼 큰 열정을 가지고 요리에 뛰어드는지, 그리고 자신의 꿈을 어떻게 이루어가는지 곁들여지는 실수담들은 읽는 사람을 미소짓게 만든다. 그녀가 말년에 썼기에 더 진솔하게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자서전형식을 띠고 있기에 초반부는 약간 늘어지지만 그녀가 십년 가까이 공저자와의 자매와 같은 애증을 공유하며 요리책(프랑스 요리의 대가가 되는법1,2)을 쓸 때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작하는 열정은 정말 본받고 싶은 것이었다. 그렇게 공들인 요리책이라면 한권 가지고 싶어지지 않는가!

책 중간에 나오는 프랑스 요리와 조리법, 각종 식재료와 식당들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요리에 대한 것 이외에도 끝부분에 나오는 인생에 대한 그녀의 얘기들은 농밀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만이 가지는 광휘가 아닐까? 

오래 살았던 프로방스의 집 라피춘을 떠나며 조카와 나누는 대화  

"이렇게 여기서 함께 지내는 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아파요." 

"네 말이 맞아, 하지만 라피춘에서 쌓은 멋진 추억들은 언제까지나 내게 남아 있을텐데, 뭐." 

"이모는 이 집이 그리워지지 않을 것 같으세요?" 

"나는 말이다, 한가지 일이 끝나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 

메릴스트립 주연의 영화 "줄리 & 줄리아"가 개봉된다니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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