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를 가려던 계획은 두 번이나 틀어지고 말았다. 책으로 가보자고 읽었는데 활자가 지나치게 작다. 화가 날 정도로…
내용은 재밌는데 눈이 너무 피로해 읽다 말았다.
‘시모가모 납량 헌책 축제‘ 는 해마다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8월 중순, 엿새 간 다다스 숲에서 열린다. 교토에 있는 서른 개 넘는 헌책방이 축제에 참가한다. 문고본과 잡지와 아트북, 만화, 그림책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고서부터 최근의 책까지, 방대한 양의 책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원하는 책을 건지려고 부지런히 발품 파는 사람들은 마치 숲속의 보물찾기에 나선 것 같다. 수상쩍게 책 사이를 돌다 눈을 빛내며 책을 집어들고 책장을 넘기다 이윽고 조용히 흥정을 마친다. 그 과정은 한껏 여유롭고 낙낙해 보인다. 소설에 나온 문장대로 ‘사람들은 많은데 떠들썩함이없다‘. 그 풍경이 묘하게 마음에 든다. ‘납량‘ 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다.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여 서늘한 기운을 느낌.‘ 절묘하다. 숲과 책이야말로 납량에 딱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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