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단어들을 촘촘히 엮은 그물을 던져 눈 앞에 불쑥 아름다운 형상을 잡아 올려 펼치는 듯…..
이 두툼한 책은 다 읽기도 전에 제본이 망가질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노래로가득찼다. 그 단어는 단단히 묶인 매듭처럼 내 관자놀이 안에서 맥박치고, 그 축축한 습기가 속눈썹 위에 맺혀 파르르 떨렸으며, 달콤한 그 냉기가 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편, 천상의 온기를 내 심장에끼얹었다.
나는 음절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그 단어를 외쳤고, 기쁨에 넘치는 눈물이 만든 빛나는 무지개로 가득찬 두 눈을 거칠게 치떴는데…아, 이런 맙소사-겨울날의 여명으로 창문이 녹색으로 물들고 있었고, 나는 무슨 단어를 외쳤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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