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읽어가며 당신의 머릿속을 맴돌던 이 책에 대한 분류 범주는 책의 마지막 부분을 달려 읽어가며 달라지게 될 것이다.

처음에 이 책을 과학전문 기자가 쓴 물고기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니 물고기의 계통이나 의외의 것들에 관한 내용이구나 하고.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해 쓰면서 기자 자신의 이야기를 날줄로 엮어간 내용이다. 조던의 활동이나 업적이 아닌 인간 조던에 관해 조사하고 객관적 기록들을 이어가면서 그가 독살 당한 제인 스탠퍼드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결국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열성적으로 우생학을 지지하고 과학적 권위를 이용하여 옹호했다.
저자는 그 원흉으로 ‘그 스스로 상당히 자랑스러워 했던 “낙천성의 방패”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것은 다 옳은 것이라고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말한다.
“긍정적 착각은 견제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그 착각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는 사악한 힘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한 심리학자들의 말이 옳았음을 인정하고 있다.

다윈이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고 세상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는 데는 무한한 방식이 존재한다고 했는데 조던은 믿지 않고 사다리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놓지 않고 죽을 때까지 밀어 붙였다.

이렇게 끝이났나? 아니다.
제목처럼.

내려오는 길은 어쩐지 더 짧게 느껴졌다. 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한 나의 괴상한 애착과, 그가 내게 살아가는 방법을, 내가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내 인생을 되돌려놓을 방법을 가르쳐줄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관해 골똘히 생각했다. 그에게는 내가 존경할 만한 많은 면들이 있었다. 그의 냉소. "숨어 있는 보잘것없는" 꽃들에 대한 그의 몰두. 내 아버지의 쇠솔로 된 밀대 빗자루를 연상시키는 그의 우스꽝스러운 팔자수염. 그의 강철 같은 근성.
그 어떤 불운이 자기 앞에 닥쳐와도 주저앉기를 거부하던 그 투지넘치는 결연함.
하지만 그 정도로 자기 확신을 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굳은살이 단단히 박히고 그 어떤 방해물에도 끄떡도 하지 않게 되면, 결국에는 한 여자의 목숨까지 끊어버릴 수 있게, 아니면최소한 그 죽음의 진실을 기꺼이 은폐할 수 있게 되는 것인가?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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