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감성 콜라보 에디션)
최대호 지음, 낭만배군 사진 / 넥서스BOOKS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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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이다. 온전한 가을보다, 온전한 겨울보다, 이 시기가 가장 쓸쓸한 느낌이 많이 드는 것 같다. 이런 쓸쓸함을 달래는 여러 방법 중 오늘은 이 방법을 택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천천히 에세이 읽기! 에세이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요즘에는 마음이 허해서 따뜻한 에세이를 찾아 읽어보기로 했다.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베스트셀러 <읽어보시집>으로 인기있는 최대호 시인이 지은 책이다. 책 제목이 이미 익숙하신 분들도 있을 수 있겠다. 올해 3월에 같은 제목의 책이 나왔었기 때문이다. 이번달에 출간한 책이 이전의 책과 다른 점은 SNS 인기 사진작가 낭만배군과 콜라보를 했다는 점이다. 최대호 시인의 글 만으로도 감성이 가득한데, 여기에 낭만배군 사진작가의 사진까지 더해지니 감성이 넘치는 에세이가 되어버렸다.



그냥 가볍게 읽을 책을 찾아 에세이를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도 그저 가볍게만 생각하지 않게 되고 따뜻함을 한가득 가져갈 수 있는 감성 에세이다. 일상에 지친 분들이 이 에세이를 읽는다면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걱정하고 있는 부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서 콕 찝어서 위로를 해주는지. 최대호 시인의 많은 글에 공감이 갔는데, 그 중 가장 힘이 된 글 3개를 소개해드릴까 한다.



'괜찮은 척' 글은 읽으면서 약간 울컥했던 글이다. 살면서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을테니, 누구라도 이 글을 읽으면 찡한 느낌이 들 것 같다. 나는 제일 표현하기 힘든 게 '힘듧'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힘든 것도 아닌데', '계속 힘들다고 말하면 듣는 사람도 지치겠지'라는 생각에 자꾸만 마음 속에 쌓아두게 되는 것. 나는 '이러다가 마음에 병 나겠다' 싶을 만큼 힘듦이 쌓이면, 슬픈 영화를 일부러 찾아 보면서 마음껏 운다.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결 나아지는 나만의 방법이다. '괜찮은 척' 글은 최대호 시인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나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이 글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최대호 시인의 '아프지 말기' 글은 인간관계에 대한 글로써, 내가 평소에 인간관계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비슷해서 공감이 많이 간 글이다. 대학 생활을 할 때만 해도 나는 넓은 인맥이 있는 활발한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했었다. '나도 성격을 좀 바꿔야 하나' 고민까지 할 정도로. 하지만 넓은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성격을 바꾸는 건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지금까지 항상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 사람들에게 집중하는데 더 시간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호 시인은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면 된다'고 말한다. 나도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도 시간은 부족하기에.



남 부럽지 않게 살 게 아니라

나 부끄럽지 않게 살면 된다. -p87


너무 멋진 말이다. 그저 입버릇처럼 '남 부럽지 않게 살자'고 말하곤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 말은 '나'를 중심에 둔 말이 아니라 '남'을 중심에 둔 말이었다. 남을 중심에 두면 행복하고 만족할 일도 불행하고 불만족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의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으며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남에게 피해줄 일이 아니라면 이제는 남보다 나에게 집중하며 '나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고 다시 다짐해본다. 나 부끄러운 짓을 많이 하면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오게 될지 모르니.



위로를 해주는 에세이들을 읽어보면 가끔 '좀 오글거린다'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고, 최대호 시인이 하는 말에 가만히 집중을 하게 만드는 에세이다. 평소에 내가 계속 해왔던, 지금까지도 계속 하고 있는 생각과 고민에 대해서 상담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그 고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만 마음앓이하고 있다면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를 읽어보세요. 최대호 시인의 글로 한 번 위로받고, 낭만배군 사진작가의 사진으로 두 번 치유가 될 거예요.



남 부럽지 않게 살 게 아니라
나 부끄럽지 않게 살면 된다.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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