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두고 두고 보게 될거 같습니다. 불교철학을 계속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공(空)과 연기법을 어떻게 정의내리고 설명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이 책에는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충분히 이해할만한 공과 연기의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세계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요? 세계의 진짜 모습을 실상이라고 부릅니다. 세계의 진짜 모습을 다시 질문하면 '실상이란 과연 무엇이냐'가 되겠습니다. 실상이란 무엇일까요? 모든 것은 본래 자성이 없이 존재한다는 것이 세상의 진실, 즉 실상입니다. 본질을 존재의 근거로 삼지 않는 것이죠. 본질은 없습니다. 그저 다양한 계기들이 잠시 얽혀져 존재할 뿐입니다. 다양한 계기들이 얽혀져서 현현하면 그것이 생겨나는 것이고 풀리면 죽는다는 것 혹은 소멸한다는 것이죠. " 이 대목에서 소름이 돋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머리속에서 맴돌기만 할 뿐 그 정확한 의미을 잡을 수 없었던 반야심경의 핵심 내용이 머리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반야심경과 불교철학의 진수를 간결하게 설명해낸 좋은 책입니다.이 게시글은 쌤앤파커스의 도서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