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세상에 왔지 - 내 인생에 주어진 단 한 가지 의무
이지현 외 지음 / 내가그린기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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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본다면 온통 꽃과 하트가 몰아칠 것 같은 이책의 정체는 아홉명의 작가가 덤덤히 꺼내놓은, 행복으로의 항해일지였다.

누군가는 대체로 잔잔했고, 또 누군가는 시작부터 풍랑을 만난 듯 휘몰아쳤다.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고 싸우고 싸워야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회적으로 성공해 보이던 이 사람들도 풍파를 만나 부서지고 짖이겨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 정도의 위기라면 자포자기 해서 키를 놓고 그대로 침몰해버릴 만도 하건만. 이 사람들은 바다 밑바닥으로 침몰해 가는 와중에도 눈을 부릎뜨고 헤엄을 쳤다.

살기위해, 누군가는 글을 썼다. 또 누군가는 그림을 그렸고, 누군가는 꿈을 꿨다. 또 누군가는 그저 매일 감사했다. 이 아홉명이나 되는 작가 중에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없었다.

그런데도 그들이 도달한 끝은 진부하기 그지 없게도 똑같았다.

그들은 '나'라는 존재를 마주했고, 자신의 샴 쌍둥이와도 같던 행복을 좌시해 넘기지 않고 움켜쥐었다. 특별함은 없었다. 그저 감사했고, 그저 사랑하며, 그들은 오직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책의 소개글을 처음 보게 된 당시, 자아성찰이 극에 다다르던 시기였다.


사소한 인간관계에 지쳤고, 그게 이어지자 우울감에 빠졌다.

그러다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나는 지금 불행한가. 행복한가. 부족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어째서 난 지금의 나를 행복하다 단언하지 못하는가.


혼자 자문하고 자문하고 자문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던 그 때.

나는 우연히 이 책을 알았다.

그리고 이책의 제목은 그동안 날 괴롭혔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세상에 왔지.


어떤 관계가 아니라, 나는 나이기에 행복하다는 것. 행복은 그리 멀지 않다는 것.


습기가 전혀 없는 포근한 이불, 비오는 날 달달 떨다 마시는 따뜻한 코코아 한잔.

하루종일 날 탈탈 털던 아이의 사랑한다는 말과 숲수업에서 수업도중 따온 꽃한송이의 배려(사진의 꽃이 바로 그 꽃이다. 내 아들보단 남의 딸이 따온 꽃이지만^^;).먹던 짬뽕에서 커다란 해물을 꺼내 내게 건네는 남편의 배려.


행복이란 이런 것이었다. 그리고 그 행복의 격려에 나는 하루를 좀 더 힘내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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